- 콜라겐 생성세포 자극해 피부 보습·재활 도와 … 천연지방산 7~17%, 식물 성분 중 함유량 최다
시어버터의 보습력은 식물 중 가장 뛰어나 아토피, 여드름, 건선, 발진, 튼살 등 치료에 도움된다.
친환경이 하나의 사회적 트렌드가 되면서 우리 몸에 직접적으로 닿는 화장품 분야에서도 천연성분을 이용한 제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아프리카에서 ‘마법의 나무’로 불리는 카리테나무에서 추출한 식물성 오일인 ‘시어버터(Shea Butter)’가 뛰어난 효능으로 주목받고 있다.
카리테나무는 토양, 기후 등에 따라 달리 적응하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이에 성분도 약간 다르지만 상처재생력과 수분공급효능은 대부분 열매에서 나온다. 뛰어난 보습력으로 메마르고 거친 사하라사막에서 아프리카 여인들이 수백년 동안 ‘꿀피부’를 지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옛 문헌에 따르면 클레오파트라도 이용했다고 한다.
시어버터는 크게 정제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뉜다. 정제 시어버터는 대부분의 화장품 회사들이 취급하며 헥살 계열의 화학약품인 벤젠, 페논 등에 의해 추출된다.
비정제 시어버터는 화학적인 방법이 가미되지 않고, 만드는 과정이 매우 복잡하다. 아프리카 현지에서 약 3~5㎏의 시어버터를 만드려면 2~3일이 걸린다. 열매를 돌맹이로 일일이 분쇄해 물과 함께 7~8시간 끓여야 약간의 버터가 나오는데 이를 지속적으로 반복해야 한다. 약간의 노란색을 띄며 고유의 냄새가 난다. 특유의 향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어 다른 향을 첨가해 사용하기도 한다.
국내에선 유명 브랜드의 핸드크림의 원료로 알려져 큰 관심을 받았다. 손은 신체 부위 중 얼굴 다음으로 노출 빈도가 높아 쉽게 건조해진다. 시어버터는 콜라겐 생성세포를 자극해 피부 재활을 도우며 윤택을 줘 건강을 손을 가꾸는 데 효과적이다.
일반적인 보습용 원료는 천연지방산을 약 0.2~1% 함유하고 있다. 가장 많이 들어있다는 아보카도유가 2~4%, 맥아유가 3.5~4.7%인 데 비해 시어버터는 이보다 훨씬 높은 7~17%에 이른다. 묵직하고 오래가는 보습력으로 핸드크림 외에 건성피부용 크림, 아이크림, 모이스처라이저 등의 재료가 된다. 아프리카에서 매년 60만t 정도 수출되며 이는 10년전에 비해 2배 많은 수치다. 아프리카 여성들의 소득 증대도 이끌어 에티오피아, 세네갈, 가나 등에서 약 1600만명이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글로벌시어연합은 “시어버터 산업은 세계 빈곤국의 생명선으로 평가받는다”고 말할 정도다. 특히 가나 북쪽에서는 시어버터가 지역 경제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시어버터는 자외선 차단 기능도 갖고 있다. 일반적인 자외선차단제보다 효과는 적지만 자외선차단지수(Sun Protection Factor. SPF) 6 정도의 차단효과를 발휘한다. SPF 1당 15분의 차단 효과가 있는데 시어버터는 1시간 30분 정도 막아준다.
이 때문에 아토피피부염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아토피는 자외선에 의해 피부가 노화돼 악화된다. 가려움도 완화시켜주며 무의식적으로 긁어 각질화되는 피부를 부드러워지게 돌려준다. 화학성분으로 이뤄진 자외선 방지 크림은 피부에 자극적이어서 아토피 환자에겐 추천되지 않지만 천연성분인 시어버터는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여드름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향균 성분을 가져 박테리아로 인한 여드름 증상 악화를 막아주고 염증을 진정시켜준다. 건선(마른버짐), 발진, 튼살 등 치료에도 도움된다. 남성들의 면도 후 피부자극을 줄이는 데도 좋다.
함유된 성분 중 하나인 파이토스테롤(Phytosterol)은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막는다. 파이토(Phyto)란 말이 식물을 의미하는 헬라어로, 파이토스테롤은 주로 식물을 통해 섭취할 수 있다. 파이토스테롤은 내분비계 호르몬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 콜레스테롤 수치 저하뿐만 아니라 항염, 면역조절 등의 효과를 유도해 인체가 최적의 기능을 수행하도록 돕는다.
헤어제품에도 쓰인다. 머리카락도 피부와 마찬가지로 날씨, 자외선 등에 의해 손상된다.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갈라지고 푸석푸석해진다. 시어버터는 두피에 수분을 공급하고 광택을 나게 해주며 모공을 막고 있는 이물질 등을 녹여 탈모를 예방하는 데에도 좋다. 머리카락에 시어버터는 골고루 발라준 다음 따뜻한 수건으로 15~30분 감싸주면 그 효과를 느낄 수 있다.
맛도 뛰어나 카카오버터의 대용으로 사용된다. 초콜릿이나 쿠키에 넣으면 상온에서 잘 녹지 않아 보존하기 편해진다. 마가린 대용품이나 식용 기름으로 쓰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