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철 청이한의원 원장

면역력이 약해지기 쉬운 요즘 날씨엔 메니에르병 환자는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건강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메니에르병은 어지럼증을 비롯해 이명(귀울림), 난청, 이폐감 등을 동반하는 난치성 청각질환이다. 프랑스 의사 메니에르(Meniere)가 1861년 처음 발견하면서 이같은 병명을 얻었다.

국내서 메니에르병 환자는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환자가 2009년 7만1978명에서 2010년 7만6259명, 2011년 8만6667명, 2012년 11만1051명으로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성별로는 남성보다 여성이 2~3배 많았다.

메니에르증후군의 가장 큰 특징은 ‘어지럼증’이다. 한번 발병하면 구토감을 느낄 정도로 극심한 현기증, 발작을 일으킬 정도로 심각하다. 응급실로 후송되는 것은 예사고 수분 손실이 심하면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수액을 보충하거나 평형기능과 관련된 약물을 처방받으면 어느 정도 어지럼증이 진정된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어지럼증 이후 이폐감(귀먹먹함)이 이어지면서 이명·난청으로 악화될 수 있어서다. 메니에르병은 병력 기간이 길수록 청력손상 위험이 큰 질환에 속한다.

이 질환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환자의 세반고리관 림프액 흡수장애로 내이 압력이 상승하면서 나타난다. 원인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긴 어렵고 보통 대증요법으로 베타히스틴(betahistine)이나 이뇨제 등을 처방한다. 간혹 내림프낭감압술(endolymphatic sac decompression) 같은 수술을 활용하기도 한다.

이들 치료법은 급성기 현기증에서 일정 부분을 완화하는 데 그치는 정도다. 병의 진행을 어느 정도까지 막을 수 있는지, 청력을 보존할 수 있는지 등의 여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이같은 한계 때문에 메니에르병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려면 청각기관에 대한 해부학적 관점보다 ‘내이의 근본적인 장애요인’을 찾아 해결하는 통합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들은 림프액의 흡수장애를 ‘인체 기능의 문제’로 본다.

유종철 청이한의원 원장은 “메니에르병이 유발되는 것은 ‘스트레스’와 관련성이 높다”며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교감신경을 항진시켜 자율신경의 조화를 깨뜨리고, 혈액·림프액 생리순환 및 대사기능에 장애를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인체불균형이 체온불균형, 장기이상, 혈액순환장애 등 건강 전반을 악화시키면서 감각신경이 밀집한 청각기관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따라서 메니에르병은 청각기관에 대한 집중적인 치료뿐만 아니라 환자의 내과적, 면역기능적 치료에 대한 필요성이 크다”며 “전신건강을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한의학에서는 이같은 관점에서 봤을 때 메니에르병 환자가 면역치료를 받으면 좋은 치료 예후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의학의 침구치료는 ‘보사법’을 적용해 약화된 기능은 강화하고 과잉된 기운은 낮춰 인체 대사기능과 생리순환을 정상화시킨다. 한약치료를 병용하면 오장육부의 고유기능에 따라 기능이 조화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 이들 면역치료는 기혈순환을 촉진하고 전신기능을 높여 메니에르증후군 등 다양한 난치성 질환에 치료효과를 개선하고 재발 빈도를 낮춰준다.

면역치료만 받았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라 생활습관도 개선해야 한다. 유종철 원장은 “메니에르환자는 면역 기능이 약화되면 증상이 재발할 수 있어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식생활 및 생활습관을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스트레스와 과로를 피하고, 혈액순환을 떨어뜨리는 염분(나트륨) 섭취량을 하루 1g 정도로 줄이는 게 관건”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