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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물 한 잔에 이가 시려도 괜찮을까
  • 정종우 인턴 기자
  • 등록 2014-07-09 13:31:12
  • 수정 2014-07-12 21:3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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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시적 현상 아니면 상아질 지각과민증(시린이) 의심해봐야 … 방심하다 치아신경까지 손상

시린이 증상이 계속되면 방치하지 말고 병원에서 진료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회사원 안진우 씨(42)는 얼마 전 운동을 마치고 시원한 음료를 마시다 왼쪽 턱을 감싸 쥐었다. 왼쪽 어금니 부위가 찌릿 찌릿 쑤셨기 때문이다. 이런 증상은 찬 음료나 빙과류를 자주 먹는 여름이면 유독 심해졌다. 단순히 찬 음료 때문이려니 생각해 검사를 미루다가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증상이 심해지자 다음날 치과를 찾았다. 치과에서 상아질 지각과민증이란 다소 생소한 이름의 질환을 진단받았다.

올해는 무더위가 잦을 것이란 기상청의 예보처럼 지난 5월에는 기상 관측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무더위는 찬 음료와 음식을 자주 찾게 해 시린이 증상을 자극할 환경적 요인을 만든다.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시린이의 원인이 되는 상아질 지각과민증에 대해 환자들이 많이 궁금해하고 있다.

상아질 지각과민증은 충치나 잘못된 양치질에 의해 상아질이 일부 마모돼 그 속의 치수가 찬물이나 찬 음식, 신 음료나 단 음식, 심지어 겨울철 찬 공기에 의해 노출됨으로써 자극과 통증을 느끼는 질환이다. 치아는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법랑질(enamel), 그 내측인 상아질(dentin), 상아질에 감싸져 있는 치수(pulp)로 이뤄져 있다. 혈관과 신경을 가진 살아있는 조직이기에 찬 음료나 음식을 먹을 때 이가 약간 시린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찬물을 마신 후에도 시린 증상이 지속되거나 통증을 동반하면 더 이상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뜨거운 음식에 통증을 보이기도 한다. 뜨거운 음식에 통증을 느낄 경우, 상아질 지각과민증이 심해져 치아의 신경이 되돌릴 수 없는 경우로 신경치료를 해야 한다.

시린이의 원인은 구강위생 불량 및 노화 등 이유가 많지만 잘못된 양치습관도 큰 이유가 된다. 강한 힘으로 치아를 문질러 닦으면 약한 힘으로 닦을 때보다 치아가 더 깨끗할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오히려 강한 힘으로 장시간 양치를 하면 치아의 뿌리를 덮고 있는 잇몸이 상해 법랑질이 닳아 없어지고, 내부의 상아질까지 노출될 수 있다. 좌우 방향으로만 하는 양치질은 치아의 마모를 부추겨 치아 안쪽의 치수를 겉으로 노출시켜 상아질 지각과민증을 악화시킨다. 양치는 잇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적당한 힘을 줘, 위아래 방향으로 닦는 것이 좋다.

단단한 치아라도 장시간 반복해 산도가 높은 음료에 노출되면 부식이 된다. 탄산음료는 대부분 ph5 이하로 산도가 높아 레진과 같은 치아수복물도 용해시켜 수명을 단축시킨다. 탄산음료는 마시면 바로 양치질을 하는 것보다 물로 가볍게 행구고, 시간이 지나 산성 성분이 가신 후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다. 입안에 머금고 있는 행동은 하지 않고 빨대를 이용해 음료를 마셔 치아에 음료가 직접 닿지 않게 하는 것도 보호하는 방법이다.

시린이 치료는 치아가 패이거나 상아질이 노출된 정도에 따라 다른 처방을 내릴 수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는 지각과민을 둔화시킬 시린이 치약을 최소 3주 이상 사용하거나 약제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치아 뿌리 부분을 레진으로 매워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치아의 마모가 심해 안쪽 신경이 노출 된 경우에는 신경치료를 시행한 후 보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원인 및 증상이 다양하듯이 치료법도 많아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통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장지현 강동경희대치과병원 치과보존과 교수는 “시린이 증상을 가진 환자들은 차가운 음료나 음식을 자주 먹는 여름철에 나타나는 일시적 증상으로 오인한다”며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병원을 찾아 초기에 검진을 받을 것은 권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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