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이 가능성 높은 암부위만 절제 … 확대절제술보다 생존율 8.8%p↑, 생존기간 6개월 연장
김선회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김선회·장진영·강미주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팀은 표준 림프절·신경절제술 후 항암·방사선치료가 확대 림프절·신경절제술보다 췌장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7일 발표했다.
연구팀이 2006~2010년 국내 7개 병원에서 췌십이지장절제술을 앞둔 췌장암 환자 169명을 표준 림프절·신경절제술군 83명(비교군)과 확대 림프절·신경절제술군 86명(대조군)으로 구분하고 수술 2년 후 생존율을 비교한 결과 비교군은 44.5%, 대조군은 35.7%로 나타났다.
무(無)진행 2년 생존율은 비교군은 25.2%, 대조군은 19%였다. 즉 확대 림프절절제술이 기존 표준수술법보다 암 환자의 생존율을 증가시킨다는 근거는 없었으며, 오히려 수술 후 합병증의 발생률이 더 높았다.
또 비교군 중 수술 후 항암화학·방사선치료를 받은 환자의 생존기간은 20.8개월로 그렇지 않은 환자의 14개월보다 6개월 가량 길었다. 2년 생존율의 경우 항암화학·방사선치료군은 50.7%, 그렇지 않은 군은 25%로 두 배 이상 차이났다.
췌십이지장절제술은 복부수술 중 가장 큰 수술로 췌장, 십이지장, 담도를 함께 절제한다. 이 중 표준 림프절절제술은 췌장 주위의 림프절 중 암 전이 가능성이 높은 특정 림프절만을 절제하는 게 특징이다. 확대 림프절절제술은 표준 림프절절제술보다 림프절 절제 범위가 넓고, 주변 신경조직까지 제거한다.
췌장암은 국내 암 발생률 9위, 암 사망률 5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5년 생존율이 7.8%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나쁘다. 완치를 위해서는 수술적 절제가 필요하지만 수술법에 대해서는 학계에서 논란이 많았다. 표준화된 수술 절제 범위가 없다보니 병원이나 의사에 따라 치료성적과 합병증 발생률이 크게 차이났다.
췌장암세포는 췌장 주변의 림프절과 신경을 통해 전이된다. 이 때문에 일부 의사는 췌장 주위 림프절과 신경까지 절제했지만 이런 경우 난치성 설사나 영양실조 등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췌장암은 또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표준 림프절절제술만으로 확대 림프절절제와 같은 수준의 췌장암 치료성적을 얻을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현 시점에서 췌장암에 대한 가장 적절한 치료법은 표준 림프절절제술 후 적극적인 항암·방사선치료”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췌장학회 등 국내외 학회에서 발표됐으며, 외과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외과학연보(Annals of Surgery)’ 최근호에 게재됐다.
서울대병원 외과는 1961년 국내 최초로 췌십이지장절제술을 시행하고 지난해 3000례를 돌파하는 등 단일기관으로는 세계 5위권에 드는 수술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 병원의 췌장암수술 직후 장기생존율은 0.3%로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1.6%보다 낮다. 담도암수술 완치율은 존스홉킨스대보다 1.5~2배 더 우수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