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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심폐기 관상동맥우회술, 無심폐기수술보다 장기생존율 높아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4-05-26 18:57:50
  • 수정 2014-05-26 20: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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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술 10년 후 생존율 6.2%p 더 높아 … 수술 1년 후부터 차이 벌어져, 맞춤형 수술 필요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왼쪽 두번째)가 관상동맥우회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심장이 정지된 상태에서 인공심폐기를 사용하는 기존 관상동맥우회술(CABG)의 수술 후 장기생존율이 최근 자주 시행되는 무심폐기 관상동맥우회술보다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주석중·김준범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팀은 1989~2012년 서울아산병원에서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은 환자 5203명을 평균 6.4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인공심폐기를 사용한 수술(On-pump CABG)이 인공심폐기를 사용하지 않은 수술(Off-pump CABG, OPCABG)보다 장기생존율이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또 10년간 장기적으로 지켜보았을 때 인공심폐기 사용군의 생존율은 6.2% 더 높았다.

이는 OPCABG만이 관상동맥우회술에 대한 최상의 수술법으로 평가되면서 널리 시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경종을 울리는 연구결과다. 즉 획일적 수술법에서 탈피해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형 관상동맥우회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연구대상자를 인공심폐기를 사용한 환자군 2870명과 그렇지 않은 환자군 2333명으로 구분하고 수술 후 1년, 5년, 10년의 장기 생존율을 관찰했다. 인공심폐기 사용 환자군의 기간별 생존율은 대조군보다 각각 0.6%p, 4.2%p, 6.2%p 더 높았다.
관상동맥우회술 후 30일과 1년 시점에서는 두 군간 생존율이 거의 비슷했다. 그러나 1년 후부터 OPCABG의 생존율이 떨어지면서 차이가 점차 벌어졌다.

관상동맥우회수술은 심장근육에 혈액과 산소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협착 및 폐쇄가 생겼을 때 환자의 다리·팔·내흉동맥 등을 떼어 붙여 혈액이 지나가는 우회경로를 만들어준다.
심장은 수축과 이완이 반복되므로 미세혈관을 연결하는 관상동맥우회수술을 실시할 때에는 심장을 정지시킨 상태에서 인공심폐기를 통해 혈액을 몸 밖으로 순환시킨 후 혈관을 이식·봉합해야 했다.
그러나 인공심폐기를 사용하면 혈액이 심폐기의 튜브를 지나면서 전신에 염증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심한 경우 출혈로 인한 수혈 요구량 증가, 폐기능 저하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뇌신경학적 합병증의 위험이 높아진다.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1995년 무심폐기 관상동맥우회수술이 도입됐다. 최근에는 ‘안정기(stabilizer)’라는 기구를 심장 표면을 흡착, 수술 부위의 움직임만 국소적으로 제어한 채 혈관을 연결하는 OPCAB수술이 도입됐다.
의료진으로부터 최상의 수술법으로 여겨지며 자주 시행되고 있지만 장기치료 성적이 기존 인공심폐기 사용 관상동맥우회술보다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또 국내에서는 인공심폐기 사용 여부에 따른 관상동맥우회술의 장기생존율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었으며, 이를 계기로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은 대규모 환자군을 이용한 추적 관찰을 시작했다.

주 교수는 “이번 연구로 한 가지 수술법만을 고수하지 않고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맞춤형 관상동맥우회수술을 시행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했다”며 “이를 통해 과학적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에선 인공심폐기를 이용한 수술법이 사망 위험을 장기적으로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무심폐기 관상동맥우회술도 합병증 없이 우수한 임상성적을 보이므로 수술법을 신중하게 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심장학회지(Journal of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JACC)’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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