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새 9배 증가, 여성환자 상실감·부담 완화 … 서울아산병원, 86% 자가조직재건술 시행
이택종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
최근 유방재건술이 유방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주요 치료법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유방절제 및 재건수술을 함께 받는 여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택종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팀은 1994~2013년 유방절제와 즉시재건술을 함께 받은 2800여명의 임상적 특징을 분석한 결과 유방암으로 가슴을 잃은 여성의 약 40%가 즉시재건술을 받았으며, 재건 후 5년 생존율은 9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보통 유방암은 암이 더이상 전이되지 못하게 유방절제술로 유방을 잘라내고, 유방 전체를 제거해야 할 때에는 유방재건술을 실시한다. 유방 재건은 시기에 따라 유방전절제술 등 유방암치료 후 시행하는 지연재건술과 유방절제술과 함께 시행하는 즉시재건술로 나뉜다. 연구팀에 따르면 즉시재건술 시행률은 1994년 4.1%에서 36.8%로 20년새 9배 가량 증가했다.
이 수술을 받은 유방암 환자의 재건 후 생존율은 90% 이상으로, 이는 유방전절제술만을 받은 환자의 생존율과 거의 비슷한 수치다. 이택종 교수는 유방재건술 증가의 원인으로 유방암 환자의 증가 및 생존율 향상,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욕구, 유방내분비외과와 성형외과의 유기적 협조, 유방재건술 발전 등을 꼽았다. 그는 “최근 환자들의 요구 수준이 매우 높아져 병의 치유뿐만 아니라 발병 전 정상적인 모습을 다시 갖기를 원할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수술은 환자의 하복부나 등에서 떼어낸 조직을 이용하는 방법과 생리식염수 및 실리콘이 들어있는 보형물을 삽입하는 방법으로 나뉜다. 이 교수팀은 전체 수술 중 86%를 자가조직재건술로 시행 중이며, 이 중 대부분에서 복부조직을 사용한다. 자가조직을 이식하면 인공보형물을 삽입할 때보다 자연스럽고 상당히 큰 유방을 재건할 수 있다. 빠른 회복을 원하거나 가슴크기가 적당한 경우에는 보형물을 삽입한다. 최근 보형물의 재질과 모양이 개선돼 이 방법도 자주 사용된다.
즉시재건술은 유방 절제로 인한 여성의 상실감과 심리적 충격을 줄이고 두 번 수술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덜어준다는 게 장점이다. 또 제왕절개수술 등으로 아랫배에 상처가 있더라도 대부분 수술을 받을 수 있고, 수술 후 임신 및 분만도 가능하다. 이 교수는 “즉시 유방재건술을 받을 경우 암 재발시 발견이 늦거나 생존율이 낮아진다고 우려하는 환자가 있는데, 연구결과 생존율에는 차이가 없어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보됐다”고 말했다.
안세현 서울아산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팀이 시행 중인 피부보존 유방절제술도 유방재건술 증가의 주요인이다. 이 수술은 유방조직을 덮고 있는 피부를 살리면서 유방조직과 유두·유륜을 제거한다. 질환 정도에 따라 유두·유륜을 보존할 수 있어 미용효과와 환자만족도가 높다. 2010년 이 수술을 받은 1107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823명이 4.21점(5점 만점)으로 응답해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교수는 “유방암클리닉의 유기적 협조로 최상의 수술결과를 도출하고 환자만족도도 높일 수 있었다”며 “유방절제 후 겪는 환자의 상실감과 우울증을 완화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유방재건술은 유방암 치료의 필수 요소로 정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