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남성 5명 중 1명은 탈모 증상을 호소할만큼 탈모 인구가 급증하면서 관련 속설도 난무한다. 발모에 도움된다는 특정 음식부터 중국산 발모제까지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각종 치료법이 넘쳐난다.
기원전(BC) 30∼40년경, 클레오파트라가 애인인 카이사르의 대머리 치료를 위해 희한한 약을 개발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옛날에도 대머리는 환영받지 못했던 모양이다. 월계관도 카이사르가 자신의 대머리를 감추기 위해 고안한 것이라는 설이 있다.
현대에도 남성형 탈모증 환자들은 갖은 비법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치료는 오히려 탈모를 촉진시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탈모에 관한 속설과 검증된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머리를 감으면 머리카락이 빠진다?
머리를 감는 동안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당연하다. 어차피 수명이 다해 머리카락이 떨어져 나가는 것으로 하루에 60~70개 빠지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탈모환자 가운데 머리를 감으면 탈모가 촉진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머리를 자주 감지 않으면 오히려 두피가 더러워지고 기름이 많이 생겨 탈모가 촉진될 수 있다. 탈모가 진행되는 사람은 두피를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 보통 하루에 한 번 정도 샴푸를 사용해 머리를 감는 것이 좋으며, 두피를 잘 말리는 것도 중요하다.
블랙푸드는 탈모치료에 효과적이다?
아니다. 검은콩, 검은깨 등 검은색 음식을 먹으면 머리카락 생성에 도움을 준다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이러 음식들이 검은 색이기 때문에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콩 또는 깨 속에는 항산화물질, 필수지방산, 지용성비타민 등이 포함돼 머리카락과 두피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왕소금으로 문지르면 발모에 좋다?
한때 여성들 사이에 피부와 다이어트에 좋다는 ‘왕소금 마사지’가 유행했다. 왕소금에 함유된 미네랄 성분이 모발에 좋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왕소금을 직접 두피에 문지른다고 해서 미네랄이 모발에 흡수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입자가 거칠고 날카로운 왕소금을 두피에 대고 문지르면 두피만 상처를 입고 발모효과는 떨어진다. 뿐만 아니라 모세혈관을 손상시킴으로써 발모가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뚱뚱할수록 탈모 위험성이 높다?
스트레스 못지않은 만병의 근원인 비만이 탈모를 초래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비만지수와 탈모 진행은 비례하지 않는다. 오히려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해 모발 성장에 필요한 단백질과 비타민 공급이 충분하지 않아 탈모가 유발 또는 악화될 수 있다.
두피를 두드리면 머리카락이 난다?
두피를 두드리면 ‘두피가 자극받아 모근이 활성화되고, 탈모가 멈추고 머리카락이 튼튼해진다’는 믿음 때문에 브러쉬질을 하는 사람이 많다.
혈액순환이 원활하면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브러쉬로 두피를 두드리면 모세혈관이 상처를 입거나 파괴돼 모근에 영양이 원활히 공급하지 못해 탈모가 촉진될 수 있다. 끝이 둥근 브러쉬라 하더라도 피부 속 다양한 조직과 모낭세포가 파괴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또 두피를 자꾸 두드리면 충격으로부터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방어벽을 두르듯 두피가 점점 두꺼워진다. 이럴 경우 솜털이 잘나지 않고 피부 호흡도 어려워져 간신히 난 솜털조차 자라지 못한다. 두피를 끊임없이 두드리면 탈모증이 촉진될 뿐만 아니라 머리카락 성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므로 삼가야 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엔 가급적 빨리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탈모의 진행속도는 개인차가 있지만 방치해두면 점점 악화돼 빨라지므로 혼자 고민하며 민간요법 등에 의존하기보다는 초기에 전문의와의 상담 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탈모환자 사이에 관심을 끄는 치료법으로는 ‘모낭주위주사’, ‘헤어셀 S2’, ‘두피스케일링’, ‘조혈모세포(PRP)’ 등이 있다.
‘모낭주위주사’는 두피의 혈액순환 촉진 및 모발 성장에 도움이 되는 영양물질을 탈모 부위 주위에 직접 주사하는 방법이다. 모발의 성장을 촉진시키고 퇴행을 늦춰 탈모치료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어느 부위, 어느 피부층에 주사하는지, 어떤 약물을 사용하는 지에 따라 시술결과가 달라지며 주로 초·중기 환자의 주된 치료로 사용한다. 진행된 환자에게도 보조적 치료로 적용할 수 있다.
‘헤어셀 S2’는 두피 주위에 전자기장을 형성, 모낭세포를 활성화시켜 세포분열을 촉진시키고 모낭 주위의 혈류를 증가시킨다. 탈모치료 97.6%, 증모율 66.1%를 기록해 주목받고 있다.
탈모에 두피 염증이 동반될 경우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두피스케일링은 죽은 각질, 피지 덩어리, 먼지 등 노폐물을 제거해 두피를 청결하게 한다. 이어 바르는 항염증 약물로 염증을 호전시킨다. 염증이 심할 경우 먹는 약, 샴푸 등을 추가 치료할 수 있다.
새로운 성장인자 농축물질인 APC+를 이용한 ‘스마트프렙(Smart PReP2) APC+’ 즉 ‘조혈모세포(PRP) 치료’는 환자의 혈액에서 혈소판을 추출해 탈모 부위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모근과 모발재생을 빠르게 촉진시킨다. 자신의 혈액 성분을 사용하기 때문에 부작용 우려가 없다.
그러나 이미 탈모가 많이 진행된 상태라면 ‘자가모발이식술’을 시행한다. 반영구적인 효과로 선호도가 높다. 최대한 자연스러움을 살리기 위해 한 가닥씩 옮겨 심는 단일모이식술로 시술한다. 모낭에 손상을 주면 생착률이 떨어지므로 빠른 시간에 정밀하게 시술해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자가모발이식술은 제한된 수의 모발을 효과적으로 이식해 숱이 많아 보이게 하고, 모발의 방향 등을 고려해 자연스러움을 연출하는 게 중요한 만큼 심미안과 시술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에게 받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