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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안티에이징 ‘보톡스’ … 맞아도 효과 덜한 특이체질 있다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3-12-30 17:16:52
  • 수정 2014-01-03 14:5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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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천성, 남용으로 항체 생기면 효과 못봐 … 1% 불과, A형톡신에 항체 생기면 B형으로 대체

신속한 보톡스 효과를 노려 성급하게 보톡스주사를 맞았다가는 부종, 안검하수, 멍, 무표정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여성에게 연말연시 모임은 즐거운 만큼 부담도 가는 행사로 여겨진다. 누구나 ‘지난해보다 나은 올해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전전긍긍한다. 이에 따라 연말모임을 앞두고 쇼핑은 물론 다이어트, 피부관리 등에 적극 나서면서 탈바꿈에 노력한다. 그러다보니 티 안나게, 칼 안대고 예뻐지는 ‘쁘띠성형’에 관심이 쏠리게 된다. 시술 후 즉각적인 효과가 난다고 알려져 많은 사람들을 혹하게 만든다. 가볍게 주사 한방만 맞으면 예뻐질 수 있다는 ‘주사의 유혹’에 흔들리기 마련이다.

그 중 가장 선호되는 게 보톡스다. 미용 목적의 보톡스는 1987년 캐나다 밴쿠버의 안과의사인 진 캐루더스(Jean Carruthers) 박사가 안검경련 환자들을 치료하던 중, 환자의 눈가에 주름이 사라지는 희한한 부작용(?)을 발견하게 되면서 시작됐다.
진 박사는 남편인 피부과 의사 앨러스테어 캐루더스(Alastair Carruthers)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앨러스테어는 병원의 안내원에게 보톡스를 주사해 주름을 효과적으로 없애는 데 성공했다. 이와 비슷한 시기 뉴욕 신경학연구소의 미첼 브린과 그의 동료 앤드루 블리처도 보톡스가 가진 주름제거 효과를 발견했다.
 
1990년대 보톡스의 주름 제거 효과는 피부과 및 성형외과 의사들에게 널리 알려지면서 미국 전역에서 ‘보톡스 붐’이 일어났고, 200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미용 목적의 주름치료제로 보톡스의 안전성을 승인했다.

보톡스는 나아가 2005년부터 서서히 피부를 타이트하게 당겨주는 효과로 얼굴도 작게 해주는 시술로도 용도가 넓어졌다. 피부 진피층에 주사하는 ‘더마톡신’ 시술은 진피층에 주입된 미약한 독소가 피부를 움츠리게 하는 성향을 이용한 것이다.
아울러 보톡스의 근육위축 효과는 사각턱, 종아리, 승모근(어깨)에도 적용돼 얼굴윤곽개선, 날씬한 종아리 만들기, 부드러운 어깨선 연출에도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100% 만능주사’로 여겨지는 보톡스도 사람과 상황에 따라 효과가 없을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효과를 보기는커녕 얼굴 표정만 어색해질 수 있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므로 섣부른 시술은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

예뻐지려고 ‘일단 맞고 보자’는 여성이 많지만 여럿 앞에 나서는 모임이 한두달 남은 게 아니라면 차라리 피하는 게 낫다. 차라리 그 시간에 피부관리에 들어가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대다수가 보톡스 시술 직후 눈으로 확연히 드러나나는 빠른 미용 개선효과를 원한다. 하지만 보톡스는 시술 후 최소 한달 정도가 지나야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한다. 사람에 따라 약간의 일시적인 멍이나 부기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사항을 고려한 후 시술받는 게 좋다. 특히 시술한 지 1주가 지나기 전의 음주나 흡연은 보톡스 효과 및 유지기능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연말 여고동창모임을 앞둔 양 모씨(35)는 지난해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에게 여전히 예뻐보이려고 피부를 탱탱하게 당겨준다는 스킨보톡스(더마톡신) 시술을 급하게 받았다가 오히려 표정이 어색하고 경직된 듯 보여 친구들에게 웃음거리가 된 적이 있다.
설상가상으로 친구들의 놀림에 속이 상해 술까지 많이 마셔 보톡스 주사 자국이 붉게 부어오르기까지 해 아직까지도 구설에 오르고 있다.

간혹 급하게 맞은 보톡스로 인해 부작용을 발생시켜 곤란해지는 경우도 생긴다. 대표적인 부작용이 무표정, 무거운 느낌, 멍과 붉은 기 등이다. 보톡스 시술은 주사 때문에 약간의 바늘 자국과 붉은 기가 남을 수 있고 눈 주변의 혈관을 건드려 멍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5~10일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져 너무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
무표정과 주사 부위에 묵직해져 보이는 둔중감이 드는 것은 지나치게 무리해서 보톡스를 받은 경우다. 예뻐지려고 보톡스 투여량이 많은 게 주된 원인이다. 결국 과욕을 부리면 ‘예뻐졌구나’하는 얘기는 못듣고 ‘보톡스 좀 맞았구나’하는 반응이 돌아오기 십상이다.

안검하수가 유발되는 경우도 있다. 안검하수는 정면을 볼 때 윗 눈꺼풀이 비정상적으로 처져 있는 상태를 말한다. 주로 미간주름 치료를 목적으로 눈썹 위쪽에 맞은 보톡스가 윗 눈꺼풀로 퍼져 눈꺼풀을 들어 올리는 근육이 마비되고 이로 인해 눈꺼풀을 완전하게 뜰 수 없어 초래된다.

근육이 마비되면서 불안전한 림프순환이 문제가 돼 부종이 생길 수도 있다. 이는 거꾸로 피부를 탱탱하게 만들기도 해 미용상 장점으로 부각되기도 한다. 다행히 보톡스 부작용은 영구적으로 지속되는 게 아니라 일시적이다.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원상 복귀된다.

보톡스는 항노화에 탁월한 1세대 안티에이징 시술이지만 안타깝게도 효과를 보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여대생 이 모씨(25)는 각진 자신의 턱이 맘에 들지 않았다. 경락마사지 등 이런저런 시도 끝에 최후의 수단으로 병원 시술을 택했다. ‘사각턱의 원인이 근육’이라는 의사의 다행스러운(?) 말에 보톡스 시술을 받았다.

효과가 절정에 이르러야 할 한달째에도 전혀 변화가 없었다. 의사를 다시 찾았더니 ‘리터치’를 해보자며 다시 주사를 맞았다. 마찬가지로 효과가 없었다. 그 이후로도 몇차례 사각턱 보톡스 시술을 받았지만 의사조차 ‘효과 없음’을 인정할 정도였다. 이 씨는 “나는 아무래도 보톡스 등 약물을 흡수하는 체질인가 보다”라며 낙담했다.

드물게 보툴리눔톡신에 대한 항체가 형성돼 보톡스를 맞아도 큰 효과를 볼 수 없는 경우가 있다. 현재로서는 보톡스 시술을 받은 환자의 약 1%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구일 모델로피부과 대표원장은 “이 씨 같은 경우 보툴리눔톡신에 대한 항체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실제 ‘보톡스가 받지 않는 체질’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톡스치료를 시작한 이후 다른 병원에서 보톡스를 맞았는데 효과가 없던 사람, 처음 병원을 찾은 사람 중 항체를 가진 사람 등 약 16명의 환자를 만났다”고 말했다. 모델로피부과는 2002년 개원 이래 2009년 보톡스 시술 1만례를 달성한 바 있다.

서 원장은 “항체는 대개 유전적인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항체가 있는 사람은 대부분 항체를 갖고 태어난 경우”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나친 보톡스 시술 남용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보톡스는 대개 나노그램(ng) 수준의 미량을 주사해 항체형성이 잘 되지 않는데, 너무 자주 많은 양을 주사하면 항체가 형성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일주일에 한번씩 피부에 주사하는 ‘스킨보톡스’나 ‘더모톡신’은 자칫 항체를 형성시킬 우려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보톡스를 맞았는데 이상하게 효과가 없는 것 같다면 항체가 있음을 의심해보고, 항체 유무를 판별하는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검사는 혈액검사와 임상검사 두가지로 나뉜다. 혈액검사가 가장 정확하지만 번거로운 게 단점이다. 국내의 경우 보톡스 제조사 ‘메디톡스’에서 항체 유무를 판별한다.
임상검사는 무난하게 항체 유무를 파악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마의 절반 한쪽에 보톡스를 주사한 뒤 변화를 살펴봐서 주름이 펴지는 등 변화가 생기면 다른 부위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구일 원장은 “만약 항체가 있더라도 너무 낙담할 필요는 없다”며 “국내서 사용되는 보톡스 약품은 대개 ‘A형 보툴리눔톡신’을 사용하므로 ‘B형 보툴리눔톡신’을 이용해 시술받으면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툴리눔톡신 A·B형은 유전적 유사성에서 40% 이상 차이가 나므로 시도해볼만 하다”며 “B형 보툴리눔 톡신의 대표적인 상품이 ‘마이아블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안타깝게도 B형 보툴리눔톡신에 대한 항체까지 형성된 환자도 나타날 수 있으나 그동안의 임상 결과 항체가 형성된 16명의 환자 중 A·B형 모두에 항체가 있었던 사람은 단 한사람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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