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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팩 붙이고 반신욕하면 피부 좋아질까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3-10-17 15:37:15
  • 수정 2013-10-29 11: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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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히려 모공·노폐물 배출 막아 … 때타올로 얼굴 밀면 ‘피부보호막’ 손상

사우나를 통한 뷰티법이 공유되고 있지만, 무조건 좋다는 말에 따라하지 말고 올바른 정보를 터득한 뒤 사우나를 즐겨야 한다.

갑자기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찜질방·사우나 등 ‘따끈따끈하게 몸을 지질 수 있는 곳’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 이 가운데 사우나는 계절과 관계없이 아줌마들의 사교의 장으로 애용된다. 수다를 떨면서 땀을 쫙 빼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은 물론 노폐물이 빠져나와 다이어트·피부관리에 탁월하다며 하나의 미용법으로 여기는 것이다. 단순히 반신욕 등 땀만 빼는 게 아니라 목적에 맞는 다양한 ‘민간 뷰티비법’이 꾸준히 생겨나는 추세다.

사우나에서 흘리는 땀, 다이어트에 효과적?

‘땀을 내는 게 다이어트에 도움된다’고 생각해 일부러 사우나에 가서 실컷 땀을 빼려는 사람이 많다. 땀을 많이 흘리면 왠지 체지방이 잘 연소된 것 같은 느낌에서다. 하지만 같은 땀이더라도 운동으로 흘리는 땀과 온도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땀은 조금 다르다.

운동을 하면 몸에 저장돼 있던 탄수화물·지방이 연소되는 과정에서 열이 나고 체온이 오른다. 이 때 몸은 올라간 체온을 낮추기 위해 땀을 내보내지만, 단순히 체온변화에 의해 흘리는 땀은 마그네슘·칼륨 등 우리 몸에 필요한 전해질과 함께 단지 수분만 빠져나갈 뿐 탄수화물과 지방이 연소되는 것은 아니다. 즉 단순히 땀을 많이 흘린다고 해서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반신욕하며 마시는 ‘감식초’가 디톡스 효과 높인다고?

뜨거운 탕에 들어가면서 감식초 등 초(醋)음료를 즐기는 사람도 눈에 띈다. 땀을 빼며 초음료를 마시면 디톡스 효과가 배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초음료는 과실을 원료로 발효시킨 것으로 제품에 따라 식초 0.5~3.5%에 벌꿀, 올리고당, 과당, 식이섬유 등을 첨가해 맛을 낸 음료다.

피로회복·다이어트·항산화 효과가 있어 건강 및 미용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선호한다. 하지만 식초 특유의 신맛을 감추기 위해 올리고당·과당뿐만 아니라 인공감미료 등 여러 성분이 첨가돼 열량이 높아지고 원재료의 기능이 손상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식초음료의 열량은 100㎖당 40~50㎉다.

김범택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감식초 등 초음료 산성으로 위산분비가 잘 되지 않아 소화불량을 겪는 사람에게 펩신이라는 효소가 작용할 수 있도록 도와 소화흡수를 수월하게 한다”며 “항산화성분이 많이 함유돼 몸에 흡수되면 항산화·노화방지 측면에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식초 자체가 가진 성분들 때문에 항산화 효과가 있는 것이지 사우나하면서 초음료를 마신다고 해서 디톡스 효과가 배가되는 것은 아니다”며 “언제 마시든 효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음료는 하루 식후 한잔 정도가 무난한데, 너무 많이 마시면 속이 쓰리는 등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사우나 중 마시면 증발된 수분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굳이 식초를 마시는 것보다 물을 마시는 게 좋다”고 말했다.

얼굴, 때타올로 벅벅 밀면 피부보호막도 안녕히…

요즘엔 날씨가 건조해지면서 각질이 늘어나 고민하는 사람도 많다. 이 때 얼굴에 늘어난 각질과 블랙헤드를 제거하겠다고 때수건으로 박박 미는 경우가 간혹 있다.
임이석 신사테마피부과 원장은 “이럴 경우 묵은 각질은 제거될 수 있지만 피부 보호막도 함께 벗겨지면서 피부가 예민해지고 손상될 수 있다”며 “또 때수건으로 피부에 계속 자극을 주면 자칫 얼굴의 모세혈관이 파괴될 수 있어 각질로 고민한다면 자극이 적은 얼굴 전용 스크럽제를 사용해 각질을 제거하고, 모공에 때가 끼지 않도록 평소 정기적으로 관리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반신욕하면서 붙이는 시트팩, 모공막아 피지만 쌓이네

여자 사우나에서는 얼굴이나 전신에 ‘팩’을 하는 사람을 적잖이 볼 수 있다. 사우나의 더운 습기는 모공을 열고 각질을 부풀려 아주 작은 자극에도 각질이 쉽게 떨어지도록 만든다. 이럴 경우 목욕을 한 다음 잠시 얇게 슬라이스한 오이 등을 붙였다 떼는 정도는 피부를 진정시키고 촉촉하게 유지해 주기 때문에 권할 만하다.

다만 아예 팩이나 시트팩·마스크팩을 붙이고 탕이나 사우나에 들어가면 벌어진 모공 사이로 영양이 공급되는 게 아니다. 오히려 모공이 자연스럽게 열리고 노폐물이 배출되는 것을 막고 땀과 피지가 다시 쌓이게 만든다. 특별히 영양분이 더 잘 흡수되는 것도 아니다. 목욕 후 바르는 베이비오일도 피부에 영양을 주는 게 아니라 목욕 후 피부건조를 막는 유막을 생성해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동안 원한다면 오히려 피부온도 낮춰야

‘동안(童顔)’이 되고 싶다면 지나친 사우나는 피하는 게 상책이다. 사우나에서 막 나와 뽀얀 피부가 된 것처럼 느껴지지만, 이는 일시적일 뿐이다. 오히려 피부 온도를 낮추는 게 도움이 된다.

정상 체온이 36.5도일 때 피부온도는 5~6도 정도 낮은 31도 정도가 정상온도라고 알려져 있다. 피부온도가 올라갈수록 피부탄력도 떨어지고 모공도 확장되며, 피지분비량도 증가된다. 또 얼굴 피부의 온도가 올라가 자극을 받게 되면 피부의 콜라겐 분해요소가 증가해서 탄력을 잃게 된다. 아울러 모세혈관 확장이 가속화되면 안면홍조증이 더욱 악화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사우나, 유산소운동과 유사한 효과 내지만 그래도 ‘운동만한 게 없다’

김범택 교수는 “사우나는 분명 잘 이용하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며 “우리 몸은 적응력이 떨어져 자율신경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큰 스트레스를 한번에 받았을 경우 신체가 적응하지 못해 심장발작·중풍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우나에서 온·냉탕 입욕을 반복하게 되면 약한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주게 돼 몸이 스트레스에 강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특히 노인들은 혈관이 딱딱하고 신축성이 떨어져 적절한 온탕 입욕은 이를 풀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36~40도로 약간 따뜻하게 느껴지는 온도는 심신을 안정시키고 뭉친 근육을 풀어준다. 근육경련이나 신경통이 있다면 40~42도 정도의 온도가 적합하다. 그 이상 뜨거운 온도에서 목욕하면 혈액순환을 오히려 방해해 피로를 유발한다. 입욕 후 마무리는 20도 정도의 시원한 물로 샤워해 탄력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한다.

그는 “땀을 흘리면 기분이 상쾌해지고 통증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며 “가장 좋은 땀흘리는 방법은 운동이지만, 사우나도 유산소운동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열이 가해지면서 심장박동수 및 혈압이 상승해 운동할 때 같은 신체현상을 내는 것이다.

김 교수는 “사우나는 움직임이 어려움에도 운동이 필요한 사람에게 특히 추천된다”며 “개인이 무리하지 말고 감당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입욕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다만 “사우나보다 혈액순환에 더 좋은 게 유산소운동이고, 피부가 장시간 높은 온도에 노출되면 노화가 빨리 올 수 있다”며 “사우나에 대한 지나친 환상을 버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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