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임실패율 콘돔 12%, 피임약 1~2% … 정관수술, 성욕·정액 감소와 무관
박상욱 부천 제니스비뇨기과 원장
최근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고 사회활동이 많아지면서 자녀계획도 좀더 확실하게 하려는 경향이 많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더 안전하고 확실한 피임법을 찾는 여성들이 남편에게 정관수술을 권유하는 추세다. 정관수술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남성피임법으로 미국에서만 매년 50만명의 남성이 이 방법으로 피임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2년 사이 시술 건수가 30%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정관수술은 정자의 통로인 정관의 일부를 막아 정자의 체외배출을 차단한다. 여성의 피임약 복용이나 다른 수술보다 부작용이 거의 없다. 피임 성공률도 가장 높으므로 현존하는 피임 방법 중 가장 확실하다 할 수 있다.
가장 흔히 사용하는 피임기구인 콘돔을 사용하는 경우 임신율은 12%나 된다. 의외로 피임 실패율이 높다. 여성 경구피임약의 경우 1년 동안 사용했을 때 피임 실패율은 1∼2%로 낮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번거로운 단점이 있다. 장기간 복용 시 여성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정관수술을 받으면 성감이 떨어지거나 정액이 감소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가 많다. 하지만 정관수술은 단지 정관만 차단하기 때문에 사정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정액에서 정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5%미만이기 때문에 정액의 양에도 변화가 없다. 성욕도 고환에서 만들어지는 남성호르몬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정관수술로 성욕이 줄어든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다고 봐도 무관하다.
정관수술에 대해 막연히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수술은 국소마취 하에 10분 정도면 간단하게 끝난다. 수술 중에는 통증이 없고 수술 후 약간 불편한 정도로 통증이 남지만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수술 후 일주일 정도만 지나면 성관계나 정상생활 모두가 가능해진다.
박상욱 제니스비뇨기과 원장은 “정관수술은 단순히 자신의 가임 능력을 제한하는 게 아니라 여성의 건강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며 “여성이 먹는 약이나 기구로 피임을 하면 생리주기가 불규칙적으로 변하는 등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하므로 자녀를 더 가질 계획이 없다면 정관수술을 고려해볼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