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HT 모낭 위축시키고 모발 성장 막아 … 지루성 피부염 동반되면 ‘두피 스케일링’
임이석 신사테마피부과 원장
‘제2의 얼굴’로도 불리는 모발은 독특한 개성과 성적 매력까지 표현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누구나 거울을 볼 때마다 머리모양을 체크한다. 헤어스타일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로 탈모가 발생하면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탈모는 보통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기지만 요즘엔 20~30대 젊은 층과 여성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탈모가 발생하는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원인, 노화, 남성호르몬의 자극, 스트레스, 영양부족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유전성 탈모는 남성호르몬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남성호르몬(안드로겐)인 테스토스테론에서 파생되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ihydrotestosterone, DHT)이 모낭을 위축시키고 머리카락의 성장을 막아 두피탈모가 진행된다. 반면 아이러니하게도 이 호르몬은 머리카락은 빠지게 만들면서 뺨, 턱, 가슴, 생식기주변, 팔다리 등 다른 신체 부위의 체모 성장은 촉진시킨다.
약물을 장기 복용하는 경우에도 탈모가 나타날 수 있다. 동맥경화증치료제, 고혈압치료제, 관절염에 쓰이는 항염제, 위산분비억제제 등은 탈모를 유발하기도 한다. 여성의 경우 임신하거나 갱년기를 맞아 호르몬치료를 받은 후에 머리카락이 빠지기도 한다. 남성호르몬을 활성화시키는 약물복용, 빈혈도 여성 탈모의 원인이 된다.
탈모는 다양한 유형으로 나타난다. 우선 남성형 탈모는 이마에 기름기가 많고 지루성 피부염이 동반된 남성에게 많이 나타난다. 성인 남성 5명 중 1명은 남성형 탈모증이다. 대개 두상의 옆이나 앞에서부터 머리가 빠지거나, 정수리 부분부터 바깥쪽으로 벗겨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때로는 두 가지가 동시에 나타나기도 한다. 벗겨지는 부위의 모근이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도록 유전적으로 프로그램이 돼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심한 대머리라 하더라도 옆머리와 뒷머리는 빠지지 않고 남아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원형탈모증의 경우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자가면역질환으로 추정된다. 성별 구분 없이 모든 인종에서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 젊은 연령대에 작고 둥근 반점 형태로 탈모가 시작돼 점차 반점의 수나 크기가 증가하는 게 특징이다.
탈모는 주로 머리카락에서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지만 심하면 수염과 눈썹에서도 발생한다. 눈썹·수염 탈모 환자의 경우 20~30대가 60%를 차지하기 때문에 대학입시와 사회생활로 인한 스트레스가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여성 탈모증은 남성에 비해 비교적 늦게 발생한다. 여성에게도 소량의 안드로겐이 존재하기 때문에 여성의 7~10% 정도 생기는 것으로 보고된다. 처음엔 가늘고 약한 털이 나오다가 조금씩 없어지고 솜털만 계속 자란다. 주로 가르마를 중심으로 속 머리가 없어지는 형태를 보인다. 어린 아이에게 탈모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소아탈모는 주로 5세 미만에 발생하는데 동전 크기로 시작해 점차 확산되며 재발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처럼 탈모는 원인과 유형 등에 개인차가 있지만 방치해두면 더 악화되므로 탈모로 고민한다면 전문의와의 상담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최근 탈모환자들 사이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치료법으로는 ‘모낭주위주사’, ‘헤어셀 S2’, ‘두피 스케일링’, ‘조혈모세포(PRP)’등이 있다.
‘모낭주위주사’는 두피의 혈액순환 촉진 및 모발 성장에 도움이 되는 영양물질을 탈모가 일어난 부위 주위에 직접 주사하는 방법이다. 결과적으로 모발의 성장을 촉진시키고 퇴행을 늦춰 탈모치료 효과를 보인다. 어느 부위, 어느 피부층에 주사하는지, 어떤 약물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시술결과가 달라진다. 주로 초·중기 환자의 주된 치료로 사용하고 진행된 환자에게도 보조적 치료법으로 사용된다.
사람의 두피는 얼굴과 마찬가지로 많은 피지선이 존재한다. 안면에 여드름 등 지루성피부염이 생기듯 두피도 많은 염증에 노출돼 있다. 염증이 심해지면 모낭 및 모발 영양 상태가 악화돼 머리가 푸석푸석해지고 가늘어 질 수 있다. 탈모 환자에게 두피 염증이 동반될 경우 증상이 더 악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두피 스케일링’은 죽은 각질, 피지 덩어리, 먼지 등 노폐물을 제거해 두피를 청결하게 하고 바르는 항염증약물로 염증을 호전시킨다. 염증이 심할 경우엔 먹는 약, 샴푸 등 추가 치료가 필요하다.
새로운 성장인자 농축물질인 APC+를 이용한 ‘스마트프렙(Smart PReP2) APC+’치료, 즉 조혈모세포(PRP)치료는 자가 혈소판을 추출해 탈모 부위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채취한 혈액에서 성장인자를 자극해 조직을 재생하는 혈소판만 따로 분리해 두피에 주사하면 모낭에 직접 작용해 모근 및 모발 재생을 빠르게 촉진시킨다. 자신의 혈액을 사용하기 때문에 알레르기나 감염 등 부작용을 염려할 필요가 없고 탈모 초기에 시행하는 게 좋다.
하지만 이미 탈모가 심하게 진행됐다면 ‘자가모발이식술’이 추천된다. 이 시술은 탈모가 생기지 않은 머리 뒷부분에서 머리카락을 포함한 머리 피부를 떼어 탈모가 진행 중인 부위에 심는 방법으로 반영구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자연스러움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한 가닥씩 옮겨 심는 단일모이식술이 적합하다. 모낭에 손상을 주면 생착률이 떨어지므로 빠른 시간에 정밀하게 시술해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자가모발이식술은 제한된 수의 모발을 효과적으로 이식해 숱이 많아 보이도록 하고, 모발의 방향 등을 고려해 자연스러움을 연출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심미안과 시술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에게 받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