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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통증, 통증 신호 교란하는 ‘페인 스크램블러’로 잡는다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3-05-31 09:30:08
  • 수정 2013-06-03 18: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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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침습적’ 방법이 장점 … 약물치료 부작용·수술 부담감·미흡한 물리치료의 단점 보완

손준석 연세사랑병원 척추센터 원장이 허리통증 환자를 진찰하고 있다.

자세 불량 등으로 현대인들의 척추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실제로 한국인 10명 중 8명은 한 번 이상 허리통증을 겪는다고 알려져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척추질환 중 하나인 ‘추간판탈출증(디스크)’ 진료 환자수는 2006년 136만4895명에서 2010년 160만9926명으로 18% 가까이 증가했다.

허리통증을 줄이기 위한 치료방법으로는 약물치료 및 저주파치료 등이 있다. 하지만 치료효과의 지속시간이 짧을 뿐만 아니라 체내 신호체계에 악영향을 줄 소지가 있다. 약물치료는 내성이 생기거나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

일부 허리통증 환자들은 정확한 지식이 없는데다가 허리통증으로 아프긴 하지만 수술까지는 필요하지 않은 경우, 수술 후에도 허리에 통증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 약물치료에 대한 거부감이나 부작용이 있는 경우 등 애매한 조건에 놓이게 되면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사례가 흔하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병원장 고용곤)이 최근 도입한 ‘페인 스크램블러’는 이같은 애매한 상황에 놓인 환자들의 고통을 해결해줄 수 있는 통증치료기다. 이 치료기를 허리통증 부위 주변 피부에 부착하면 인위적으로 만든 무통증 신호가 비침습적인 전기자극으로 뇌에 전달된다. 즉 통증 신호와 무통증 신호를 섞어 뇌에 전송함으로써 뇌가 전혀 다른 신호로 인식하게 유도하고 그 결과 통증을 잊게 한다는 것이 페인 스크램블러 치료의 주요 원리다.
 
페인 스크램블러로 5~10회 가량(1회당 30~60분) 연속 치료하면 통증 감소 효과가 나타난다. 척추 뿐만 아니라 만성 신경병성 통증, 다루기 쉽지 않은 암성 통증에도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이밖에 수술 후 통증, 경부통, 요통, 좌골신경통, 방사통,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외상 후 급성 통증 등 모든 근골격계 통증에도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
 
박재현 연세사랑병원 척추센터 소장은 “페인 스크램블러 도입으로 효율적인 척추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이후 상황에 따라 엉치 및 골반 통증 치료로 확대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페인 스크램블러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공식 인증을 획득했다. 2008년 유럽 CE 인증에 이어 2009년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2011년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최종 승인을 얻었다. 같은 해 미국의사협회(AMA)의 ‘CPT code III(신의료기술 코드)’를 획득했으며 미국 의학 관련 저널에 여러 차례 관련 논문이 게재되기도 했다.
 
페인 스크램블러의 치료 성과는 해외 임상시험을 통해서도 입증됐다. 미국 하버드메디컬스쿨과 마이애미대 통증센터 등에서 이 기기의 통증치료 효과를 인정한 바 있다. 미국 국가지정 암센터인 ‘매시(Massey) 센터’에서는 지난해 6월 암성 통증 환자 16명 중 15명이 평균 59%의 통증 감소 효과를 보였다는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손준석 연세사랑병원 척추센터 원장은 “페인 스크램블러는 만성, 난치성 허리통증 뿐만 아니라 목·어깨 등 적용 범위가 다양하다”며 “그동안 시행해 왔던 물리치료와는 차원이 다른 통증 치료법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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