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조 ‘유방암 환자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모임’(유진애) 회장

10년 전 유방암 진단을 받아 한 쪽 가슴을 절제한 주부 정 모씨(52)는 완치는 됐지만 사라진 한 쪽 가슴 때문에 공중목욕탕도 가지 못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큰 상실감에 빠져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최근에는 우울증, 대인기피증 증세까지 나타나고 있다.
유방절제술은 이처럼 여성성에 상처를 주고 몸의 불균형으로 인한 척추통증 등을 야기하면서 크고 작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때문에 유방절제술을 받은 많은 여성들이 가슴 복원을 위한 재건술을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적잖은 비용으로 인해 이들은 또 한 번 시름에 빠질 수밖에 없다. 유방재건술이 치료가 아닌 미용 목적으로 분류돼 수술비만 1000만원이 훌쩍 넘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해 실손보험에 가입한 여성이 유방암에 걸릴 경우 ‘유방 재건술 비용 전액을 보험사가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하지만 조정위의 이같은 결정이 아직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보장률이 30~40% 선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보험사와 환자 사이의 협상 줄다리기 여하에 따라 보장률이 널뛰기처럼 늘고 주는 실정이다.

유방암 절제수술 환자의 심신재활을 돕는 의사 모임인 유진애(乳眞愛)의 강태조 회장(유진성형외과 원장)은 “재건술을 한 환자들과 상담을 해보면 대부분 40% 정도의 실비를 보장받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금감원이 유방재건술을 미용이 아닌 치료로 본 판단은 옳았지만 현실 반영은 미흡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진애는 ‘유방암 환자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모임’으로 성형외과, 정신과 등 유방암 환자에 관심이 많은 전문의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봉사단체다. 무료 유방재건수술 캠페인 등을 펼치고 있다.

보험금을 더 많이 보장받기 위해서는 치료가 불가피함을 환자가 입증해야 하는데 전문의학지식 부족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06년 기준으로 매년 인구 10만명당 46.8명이 새로 유방암에 걸리고, 매년 1만명 이상이 유방암 수술을 받지만 이 가운데 16% 정도만이 재건수술을 받고 있다.

일반인이 보험사들에 문의해 봐도 실손형 보험에서 유방 재건은 보장 범위를 벗어난다고 원칙처럼 설명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금감원 결정이 있어도 사례별로 심사를 통해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금감원 금융분쟁조정위의 지난해 결정이 무색한 대목이다.
강태조 회장은 “비용 문제로 유방재건술을 포기하는 사례가 여전히 많다”며 “환자와 가족들이 겪는 고통이 해결될 수 있도록 빠른 조치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유방암 절제후 재건술은 크게 보형물 삽입과 자가지방이식으로 나뉜다. 보형물 삽입은 드라마틱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남아 있는 한쪽 정상 유방과 모양이나 촉감이 다를 수 있는 한계가 있다. 자가지방이식은 환자 자신의 복부나 허벅지, 엉덩이로부터 지방을 채취해 옮겨 심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너무 말라 지방이 부족한 경우는 시행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