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렬 교수팀, 4260명 조사 … 소변 중 코티닌 많을수록 대퇴골두 등 골밀도↓
김형렬(왼쪽)·명준표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폐경 후 여성이 흡연할 경우 골밀도는 더욱 크게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형렬(교신저자)·명준표(제1저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팀은 2008~2009년 동안 20세 이상 폐경 전후 여성 4260명을 조사한 결과, 폐경 후 흡연여성의 소변 중 코티닌(니코틴의 대사물질)이 많을수록 대퇴골두, 대퇴골, 요추의 골밀도가 낮았다고 24일 발표했다. 소변 중 코티닌의 농도가 높다는 건 흡연량이 많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소변검사를 통해 흡연량을 계산한 후 골밀도와 코티닌의 용량 반응관계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폐경 후 흡연여성의 대퇴골두, 대퇴골, 요추 각각의 골밀도와 소변중 코티닌 간의 회귀계수(변량 상호간의 관계를 표현하는 회귀방정식)는 -0.006, -0006, -0008로 확인됐다. 그동안 흡연과 골밀도의 상관관계는 논란이 돼 왔으나 이번 연구로 흡연이 폐경후 여성의 뼈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김미란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국내 여성의 폐경 연령은 49세 전후이며, 갱년기 여성은 난소에서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 분비가 감소돼 골밀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골다공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며 “폐경 이후 골다공증 예방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렬 교수는 “골밀도 감소를 예방하는 여성호르몬이 유지되는 폐경 전 여성과 달리 폐경 후 여성은 흡연할 경우 골밀도가 급격히 낮아지기 때문에 금연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 여성 흡연자 설문조사 민감도(설문에 답한 내용과 실제 상황이 일치하는 정도)는 50%로, 소변검사를 통해 확인한 흡연률과 크게 차이났다. 이는 유교사상이 남아있는 국내 상황에서 여성 흡연에 대한 부정적 시각으로 인해 흡연사실을 숨기거나 흡연량을 속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연구는 ‘국제골다공증학회지(Osteoporos International)’ 4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