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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춘곤증과 잦은 술자리, ‘봄나물’ 로 이겨내자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3-04-24 12:08:32
  • 수정 2013-04-28 15: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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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래·씀바귀·두릅 등 비타민·무기질 풍부 … 냉이·쑥·미나리·취나물 숙취해소 탁월

냉이는 쌉쌀하면서도 향긋한 맛이 일품이며 숙취해소 효과가 뛰어나다.

‘날 것을 그대로 먹는다’는 어원을 지닌 나물은 봄철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제철 음식이다. 봄나물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신진대사를 활성화시키며 춘곤증 해소, 피로회복, 소화기질환 예방, 숙취해소 등의 효과가 뛰어나다.
나른하고 입맛이 없으며 잠이 쏟아지는, 이른바 ‘봄을 탄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에겐 봄나물이 제격이다. 남아있는 아세트알데히드를 몸 밖으로 내보내므로 술깨는 데도 효과가 좋다. 가격이 저렴하고 쉽게 구할 수 있어 유용하다. 다가온 봄을 맞아 김달래 한의원 원장(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와 전용준 다사랑중앙병원장의 도움말로 봄나물의 종류와 효능에 대해 알아본다.

달래는 다섯가지 매운 맛을 가진 채소라는 뜻으로 오신채(五辛菜)라 불린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고 말초혈관을 확장시켜 혈관을 튼튼하게 해준다. 나이가 들면 혈관에 변성이 나타나는데 이를 방지하며 세포와 세포 사이를 이어주는 결합조직도 강화시킨다.
이 나물은 비타민 섭취를 위해 생으로 먹는 게 가장 좋다. 그러나 알리인·알리신 성분이 많아 피부와 위점막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예민한 사람은 되도록 날 것으로 먹지 말아야 한다. 위궤양이나 위염이 있는 사람이 달래를 익히지 않고 먹으면 가스가 많아지고 복통이나 설사가 발생할 수 있다.

씀바귀는 쓴맛이 난다해 붙여진 이름이다. 옛말에 ‘이른 봄 씀바귀를 먹으면 그 해 여름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했을 정도로 성질이 차가워 오장의 나쁜 기운과 열기를 없애주고 마음을 안정시키며 피부를 깨끗하게 해준다. 쓴맛을 내는 성분은 위를 건강하게 하고, 입맛을 돌게하는 효과가 있다. 이 나물은 폭식으로 급성 복통이나 위염을 호소하는 성장기 어린이에게도 좋다. 또 깊은 수면을 가능케 해 피로회복에 효과적이고 잠을 줄여줘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수험생이나 샐러리맨에게 유익하다.

두릅은 특유의 향취와 아삭거림으로 애호가들이 가장 즐겨 먹는 나물이다. 나무두릅과 땅두릅(멧두릅)으로 나뉘며 살짝 데쳐 먹으면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맛과 향이 비슷하다. 나무두릅의 줄기껍질을 총목 혹은 총목피라고 부르는데 풍습으로 인한 허리·대퇴부 통증, 과다한 노동으로 인한 허리근육통 등에 효과적이다. 또 총목피는 혈당을 감소시켜 당뇨병 환자에게 유용하다. 오랜 당뇨병으로 피부감각이 둔해질 경우 이를 완화시키나 한번에 20g이상 먹으면 독성으로 인해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나무두릅은 4월 하순쯤 나오며 크기가 작다. 땅두릅은 ‘독활(獨活)’로도 불리는데 바람이 불어도 잘 흔들리지 않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식감이 부드러운 나무두릅에 비해 땅두릅은 약간 질기고 냄새가 강하다. 이 때문에 전자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으나 약성은 땅두릅이 더 좋다.
땅두릅은 다른 채소보다 식이섬유가 많아 배변작용에 효과적이며, 소화액 분비를 촉진시켜 장내세균을 활성화한다. 이를 통해 이상발효를 억제하기 때문에 만성적인 소화불량 및 복통 치료에 사용된다. 땅두릅과 그 뿌리에는 소염·진통 작용을 하는 성분도 함유돼 관절과 근육을 튼튼하게 만든다.

전용준 병원장은 유난히 술자리가 많은 봄철에 숙취해소에 좋은 봄나물로 냉이, 쑥, 취나물, 미나리 등을 추천했다. 그는 “봄이 되면 우리 몸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며 비타민 소모량이 늘어나는데, 비타민이 부족한 상태에서 알코올을 흡수하면 해독기능이 떨어진다”며 “비타민B군과 마그네슘을 다량 함유한 봄나물을 섭취해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냉이는 어린 순과 뿌리를 모두 먹을 수 있으며 쌉쌀하면서도 향긋한 맛이 일품이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비타민 A와 C, 칼슘, 철분, 무기질 등이 풍부해 건강에 좋다. 냉이에 든 비타민 B1과 콜린 성분은 음주 후 숙취해소에 효과적이다. 또 차갑지도,너무 따뜻하지도 않은 성질을 지니고 있어 소화기관이 약한 사람에게 좋다. 소화기관을 강화시키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해 몸이 붓고 나른한 사람에게 좋으며 어린이의 식욕부진이나 코피 흘림, 노인 무기력증 등이나 병후 허약에도 효과적이다.
이 나물은 잎과 뿌리가 거칠어 날 것으로 먹기보단 익혀 먹는 게 좋다. 열이 가해지면 조직이 부드러워지고 맛도 구수하게 변한다. 국내 어디서나 손쉽게 채취할 수 있어 가계에 부담을 주지 않는 효자반찬이다. 냉이를 고를 때에는 뿌리가 굵고 줄기가 작으며, 잎이 짙은 녹색을 띄고 향이 진한 게 좋다. 냉이 고유의 맛과 향을 살리기 위해서는 끊는 물에 살짝 넣은 후 빨리 건져내야 한다.

쑥은 간기능을 활성화시키는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해 숙취해소에 좋다. 단백질, 각종 비타민, 무기질 등도 풍부해 신진대사를 돕는다. 따뜻한 성질을 지녀 몸이 찬 사람이나 생리통·생리불순·불임으로 고생하는 여성에게 매우 좋다. 특히 오래된 자궁출혈, 자연유산 등 부인병을 낫게 한다. 간 기능을 활성화시켜 피로해소, 체력증진에도 효과적이다. 쑥을 장기간 섭취하면 추위에 강해지고 소화기관이 튼튼해진다. 따스한 성질이 몸에 차 나타나는 복통과 설사를 그치게 하기 때문이다. 동아제약이 쑥을 원료로 ‘스티렌’이라는 위염치료제를 만들어 지난해 808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은 쑥의 효과를 입증한다. 또 쑥은 체내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혈액순환을 돕는다.
그러나 이 나물을 지나치게 많이 먹거나 술 안주로 삼는 것은 좋지 않다. 쑥에는 신경을 마비시키는 환각성의 독이 있기 때문에 먹기 전 삶아서 물에 하룻밤 정도 우려내는 게 좋다. 말리거나 데쳐서 냉동 보관하면 1년 내내 먹을 수 있다.

취나물은 예로부터 식용으로 사랑받아왔으며 따뜻한 성질을 지녀 혈액순환을 촉진시킨다. 당분, 단백질, 칼슘, 인, 철분, 니아신, 비타민A·B1·B2, 무기질 등이 풍부해 원기를 회복시켜 준다. 또 알칼리성 식품으로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몸속 염분을 배출해준다. 이밖에 칼륨, 아미노산, 비타민C, 메티오닌 등이 함유돼 간의 알코올 분해를 도와 숙취 해소에 좋다. 혈액 속 지방을 낮춰주는 역할도 한다.
취나물의 종류는 크게 이파리가 넓고 원형에 가까운 곰취류와 잎사귀가 잘고 길쭉한 편에 속하는 개미취류로 나눌 수 있다. 곰취는 고기에 쌈을 해먹는 용도로 대형마트에서 많이 팔리는 반면 개미취는 데쳐서 나물무침이나 된장국에 넣는 재료로 재래시장에서 주로 거래된다. 외관과 식감은 곰취가 좋으나 약성은 개미취가 다소 나은 편이다.

미나리는 각종 비타민, 섬유질, 무기질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이다. 몸에 쌓인 독소를 해독하고 노폐물을 제거해 숙취해소 및 피로회복에 효과적이다. 비타민과 각종 미네랄이 알코올 분해대사를 도와 과음으로 손상되는 간을 보호해주며 숙취로 인한 두통, 속쓰림, 구토 등을 해소한다. .
미나리를 고를 땐 굵기가 일정하고 잎이 깨끗한 것이 좋다. 뿌리에도 영양분이 많아 다듬은 후 먹으면 효과적이며 살짝 데치거나 물에 장시간 담가두면 특유의 떫은 맛이 사라진다.

생으로 먹는 나물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많고, 향기가 좋다. 반면 데쳐서 먹는 나물은 질감이 거칠거나 식이섬유가 많다. 김달래 원장은 “1분 내로 살짝 데친 후 즉시 먹으면 영양소가 약간 손실되는 대신 질산염이 반으로 줄어들고 암발생도 억제된다”며 “생으로 먹을 때보다 많은 양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더 풍부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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