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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여인 쓰러뜨린 ‘뇌졸중’, 3시간내 병원 가야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3-04-09 11:00:56
  • 수정 2013-04-10 23:5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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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비, 어지러움 등 나타나면 빨리 병원 찾아야 … 생활습관만 개선해도 75% 예방

허약감, 저림, 어지러움이 나타나 뇌졸중이 의심될 때에는 3시간 내로 병원에 가는 게 좋다.

최근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와 무한도전 달력 작업으로 유명한 사진작가 보리(이보경)가 뇌출혈로 사망했다. 우리나라 60세 이상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는 뇌출혈과 뇌혈관이 터진 뇌경색으로 분류된다. 가을에서 겨울로, 겨울에서 봄으로 변하는 환절기에는 일교차가 심해 혈관의 수축 이완이 원활해지지 않으면서 더욱 쉽게 발생한다.

뇌졸중이 발생하면 한쪽 얼굴과 팔·다리에 허약감, 저림, (편)마비, 어지러움 등이 갑자기 나타난다. 말이 어눌해지거나 남의 말이 잘 안 들릴 때도 있다. 눈이 안 보이거나 사물이 두개로 보여 몸에 균형을 잡기가 어려워지기도 한다.

뇌졸중을 치료하려면 이같은 위험신호가 왔을 때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일단 증세가 시작되면 1분, 1초가 환자의 생명이나 예후와 직결된다. 적어도 2~3시간안에 뇌혈관질환을 다루는 신경과나 신경외과 전문의가 있는 병원에 도착해야 생명을 구하고 뇌졸중으로 인한 장애도 피할 수 있다. 뇌졸중이 의심될 때에는 아무것도 먹이지 말고 옮길 때 목이 뒤로 꺾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간혹 마비나 어지러움증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가 금방 사라질 때가 있는데 이를 ‘일과성 뇌허혈 발작’이라고 한다. 이는 뇌에 일시적으로 혈액공급이 중단된 상태를 말하며 뇌졸중의 전조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반복적인 허혈발작을 일으키는 사람 3명 중 1명은 뇌졸중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커지므로 병원 찾는 게 바람직하다.
김정화 서울시북부병원 신경과장은 “초기 뇌허혈 발작을 일으킨 경우라면 항혈소판제인 아스피린이나 항응고제인인 와파린 등의 약물을 사용해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다”며 “증상이 나타났을 때 집에서 방치하지 말고 최대한 빨리 전문의의 상담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뇌출혈은 뇌속 혈관이 터져 발생하는 ‘뇌실질내 출혈’과 뇌를 싸고 있는 막과 뇌 사이에 출혈이 일어나는 ‘지주막하 출혈’로 나뉜다. 뇌실질내 출혈은 보통 고혈압 환자에서 발생하며, 지주막하 출혈은 동맥과 정맥의 형태가 기형인 환자에서 많이 발생한다. 뇌출혈의 경우 출혈량이 많을 때에는 수술로 뇌 안에 고인 핏덩이를 없애야 하며, 수술없이 가는 주사바늘을 이용해 핏덩이를 제거할 수도 있다. 지주막하 출혈의 경우에는 대부분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이는 선천적 기형이 있는 혈관에서 재출혈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뇌경색은 자그마한 피딱지(혈전)가 혈관에 점점 쌓이는 등 혈관이 점점 좁아지며 막히는 ‘동맥경화성 뇌경색’과 큰 혈전 덩어리(색전)가 혈액을 타고 지나다 좁아진 뇌의 혈관을 일시에 막아서 생기는 ‘뇌색전’으로 나뉜다.
뇌경색의 치료를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막힌 혈관을 뚫어야 한다. 보통 혈전용해제를 이용해 뇌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이나 색전을 녹인다. 혈관을 막고 있는 부위를 확인한 후 직접 동맥 내로 주사하기도 한다. 혈전용해제 치료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증상 발현 후 적어도 3시간 내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컴퓨터단층촬영(CT)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적어도 2시간 내에는 병원에 도착해야 한다.

최근 뇌졸중이 늘어나는 이유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등 만성질환의 증가와 관련 있다. 고혈압을 앓고 있는 경우 뇌졸중의 발생 위험이 2~5배 이상 높아진다. 고혈압은 뇌졸중을 야기하는 방아쇠 역할을 하기 때문에 평소 적정체중을 유지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면서 혈압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음주와 흡연도 뇌졸중 발생위험을 2배 이상 높이므로 삼가야 한다. 이렇게 생활습관만 개선해도 뇌졸중의 75%를 예방할 수 있다. 하루 30분 이상의 적절한 운동은 뇌졸중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가족력이 있을 때에는 발병 확률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허지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우리병원의 조사에 따르면 발병 후 3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하는 뇌경색 환자는 약 20%정도에 불과하다”며 “동맥 내로 혈전용해제를 투여하는 경우는 조금 시간의 여유가 있어서 발병 후 6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해도 효과를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런 치료를 한다고 모든 환자에서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고, 경우에 따라 출혈의 위험이 있지만 치료받은 10명 중 3명 정도는 거의 후유증을 남기지 않을 정도로 회복될 수 있다고 허 교수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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