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침습적·비수술적 치료로 통증과민도 감소시키고 혈관 재형성 도와
성창훈 연세사랑병원 원장이 어깨통증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충남 공주에 거주하는 주부 정모 씨(59)는 오래 전부터 왼쪽 어깨에 지속적인 통증을 느꼈다. 그 때마다 정 씨는 “조금만 참으면 낫겠지”하는 생각에 뜨거운 수건으로 찜질하며 참고 넘겼다. 그러나 어깨 통증은 날로 심해져 집 근처 정형외과에서 물리치료와 주사치료 약처방을 받고도 차도가 없었다. 결국 서울의 전문병원을 찾아 자기공명영상(MRI)으로 확인한 결과 ‘회전근개 파열’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어깨 힘줄이 파열돼 통증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이후 전문의의 소견에 따라 비수술 치료법인 체외충격파(ESWT) 시술과 주사치료를 함께 받았다. 정 씨는 치료를 받은 후 통증이 많이 사라졌다며 만족해했다.
매년 3월 마지막 목요일은 대한견주관절학회가 2011년에 제정한 ‘어깨 관절의 날’이다. 100세 장수시대를 내다보는 시점에서 급증하는 어깨질환 환자 증가세에 경각심을 일깨워주자는 취지로 제정된 기념일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06~2011년 어깨 통증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06년 137만명이었던 환자가 2011년에는 210만명으로 연평균 8.9% 증가했다. 이 가운데 35%는 오십견(어깨 유착성 피막염) 환자였으며 19%는 회전근개 파열(어깨힘줄 파열, 근육둘레띠증후군)로 집계됐다. 특히 2011년도 기준 연령대별 진료 인원은 50대가 전체 진료 환자 중 30.7%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60대(22.7%), 70대 이상(18.8%), 40대(17.9%) 순이었다.
이처럼 고령층을 중심으로 어깨질환 환자가 급증하는 것은 50대 이후 레저·스포츠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웨이트트레이닝, 테니스, 골프, 스쿼시, 수상스키 등 어깨를 많이 써야 하는 스포츠가 인기를 얻음으로써 관련 질환 역시 덩달아 증가한 것이다.
회전근개 파열, 오십견 등 어깨질환들은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인간의 어깨는 관절 및 주변의 인대·근육·활액낭·신경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들 구조물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통증이 나타나게 된다. 퇴행으로 인한 관절염, 인대 및 근육의 파열, 활액낭의 염증과 팽창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환자들은 이런 요인들에 의한 어깨통증을 간과해 질환을 방치하고 있다. 회전근개 파열의 경우 매우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지만 때때로 완화되기도 해 환자 입장에서는 가볍게 생각하기 쉽다. 오십견은 1~2년이 경과되면 자연 치유될 수 있지만 임시변통으로 치료해도 통증과 운동장애가 오래 남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성창훈 연세사랑병원 원장은 “어깨질환을 장시간 방치하면 매우 심각한 상태로 발전하는데 회전근개 파열의 경우 파열된 힘줄이 안으로 말려들어가 지방으로 변성될 뿐 아니라 힘줄 안쪽에서 또 다시 파열될 수 있어 봉합 자체가 불가능해 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어깨통증 질환은 조기진단만 하면 비수술적 치료가 충분히 가능하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고에너지 충격파로 자유신경세포를 과자극함으로써 통증에 대한 신경 민감도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통증 부위의 혈관 재형성을 돕는다. 또 마그네틱 파장(파형)을 하나의 초점으로 맞춰 시술함에 따라 정확한 병변 부위만을 선택적으로 치료하는 게 가능하다.
체외충격파 치료가 도입되기 전에는 많은 어깨통증 환자들이 불필요하게 수술을 선택해야 했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최근 회전근개 파열, 오십견 외에 석회화건염 등에도 적용되고 있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힘줄, 인대 등 연부조직을 대상으로 치료할 경우 입원이 불필요하며 바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복해서 시술받아도 안전하다. 환자 1명 당 1주일 간격으로 3~4회 가량 시술받으면 된다. 시술시간은 회당 20~30분이다. 다만 치료 후 한 달 정도는 어깨 부위에 무리하게 힘을 가하지 않는 게 좋다.
성 원장은 “체외충격파 치료는 물리치료 및 약물치료 등을 3개월 이상 시행해도 호전되지 않는 만성 통증환자들이 시도해 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며 “최근 고령층 중심으로 어깨통증 환자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어 비침습적, 비수술적 방법인 체외충격파 치료가 환자들이 느끼기에 부담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