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부 전문약국 육성해 모발·피부·손발톱용 피부질환 OTC 집중 판매 전략
김영곤 갈더마코리아 OTC사업부 전무가 4일 기자간담회에서 ‘세타필’,‘엘-크라넬’,‘로세릴 네일라카’ 등 자사의 대표적 일반의약품인 3각 편대를 앞세워 국내 피부과질환 OTC 시장을 확장해나가겠다는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갈더마코리아(대표 박흥범)는 피부과 등 병의원 위주로 진행돼온 자사 제품의 마케팅 전략을 대폭 수정해 약국시장을 적극 공략키로 했다. 이를 위해 회사조직을 일반의약품(OTC), 전문의약품(Rx), 에스테틱(A&C, Aesthetic & Corrective) 사업부로 재편하고 이달부터 새롭게 탄생한 OTC사업부가 약국 비즈니스를 시작한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이는 이달부터 517개 의약품이 일반약 전문약 동시분류약으로 재분류되는 제도 변경에 따라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손발톱무좀(조갑진균증) 치료제인 ‘로세릴 네일라카’가 기존 전문약에서 일반약으로 전환됨에 따라 이를 계기로 다른 일반약 및 화장품까지 크게 OTC 제품군으로 포함시켜 대대적인 약국 경유, 소비자 직접 대상 마케팅을 전개함으로써 시장 파이를 단숨에 늘리겠다는 포석이다. 하지만 새 시장을 개척하려다가 기존의 탄탄한 피부과 및 병의원 처방시장까지 놓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 게 사실이다.
갈더마코리아는 우선 ‘세타필’ 등 화장품을 코스트코, 올리브영, GS마켓, 온라인마켓에서만 판매하던 방식을 바꿔 약국으로 대거 공급할 방침이다. 약국을 대상으로 ‘갈더마 아카데미’를 열어 장기적으로 3000개 약국을 유통망으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세타필은 건조하거나 민감한 피부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데 적합한 스킨케어 브랜드로 다양한 품목을 갖고 있으며 영유아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는 ‘아토피에도 특효’라고 소문이 날 정도로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이 회사 김영곤 OTC사업부 전무는 “호주 독일 등 세계 여러나라에서 늘어나는 의료보험 재정을 감당하지 못해 부작용이 거의 없는 전문약(ETC)을 OTC로 전환하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이런 추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로세릴과 세타필, 엘-크라넬 등 3가지 품목을 중심으로 일반약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세타필은 비록 화장품이지만 의약품 못지 않은 효과를 발휘하는데 이를 널리지 못했지만 앞으로 마케팅 전략에 변화를 줘 화장품류의 제품의 장점도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로세릴(성분명 아모롤핀염산, Amorolfine HCI)은 크게 크림 형태와 매니큐어처럼 바르는 네일라카가 있다. 네일라카는 손발톱에 무좀균이 침입했을 때 해당부위를 줄로 갈아내고 발라준다. 1주에 1~2회, 주로 저녁에 바르면 효모(yeast)·진균(moulds)·피부사상균(dermatophyted·백선균) 등 무좀을 일으키는 3가지 원인균에 강력한 항균효과를 발휘한다. 손톱이 자라나오는 손톱뿌리 부분(matrix)만 심각하게 무좀 원인균에 감염되지 않았다면 로세릴 네일라카만으로 충분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경구용 항진균제 투여가 불가피하다고 갈더마 관계자는 설명했다. 지난해 국내서 연간 5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의약품 재분류 후에도 의사 처방이 가능해 당분간 병의원 매출도 상당기간 유지될 전망이다.
또 이번에 OTC사업부에 편입된 ‘엘-크라넬’(성분명 알파트라디올, Alfatradiol)은 바르는 여성형 탈모 국소 치료제다. 주성분이 여성호르몬의 일종으로 고농도 남성호르몬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의 농도를 저하시켜 털을 자라게 하는 모낭세포의 증식을 촉진하고 탈모를 방지한다. 여성들이 나이가 들면 남성호르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목소리와 성격이 남성화되고 탈모가 촉진되는데 DHT를 낮춤으로써 탈모 치료를 돕는 역할을 한다.
이밖에 여드름치료제 ‘벤작’(성분명 벤조일퍼옥사이드 2.5%, Benzoyl peroxide)도 올 3월 의약품 재분류 이전 항생제 성분의 여드름 치료 일반약이었던 ‘크레오신-티’(한독약품, 클린다마이신), ‘예그린액’(동성제약, 에리스로마이신), ‘스티마이신’(스티펠, 성분 stiemycin), ‘이맥스연고’(메르츠, 테트라사이클린) 등이 재분류로 대거 전문약으로 전환됨에 따라 틈새시장을 엿볼 수 있게 됐다.
갈더마는 약국 영업 활성화를 위해 이미 20여개 OTC 도매상과 제휴를 맺고 약국시장에 신속하게 해당 제품들을 공급할 계획을 세웠다. 도매 영업사원 교육을 마쳐 갈더마의 피부관리 노하우를 약국에 이식시켜 피부 전문 약국 개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영곤 전무는 “전세계적으로 피부과 질환자들은 약60%가 자가치료에 의존하고 나머지 30%는 약국, 10%는 의사를 찾아가는 상황”이라며 “60%의 피부과 환자들이 전세계에서 가장 좋은 제품을 쉽게 만날 수 있도록 빠른 시간 내 갈더마 중심의 피부 전문 약국을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비쳤다.
갈더마코리아는 지난해 652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76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문약, 에스테틱(필러 보톡스 등), 일반약 등이 3대 3대 4의 비율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글로벌 법인은 2011년 약 2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국법인도 그동안 대형마트와 온라인마켓을 통해 전체 매출 대비 일반약의 비중을 40%에 근접하게 맞춰왔으나 이번 조직개편에 따른 OTC사업부 출범에 기해 이 비중을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박흥범 갈더마코리아 대표는 “이번에 새롭게 시작하는 일반의약품 사업부 비즈니스는 향후 갈더마코리아의 주요한 성장동력”이라며 “피부 전문 약국으로 바람을 일으켜 피부질환 OTC 전문 메이커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갈더마코리아는 1981년 네슬레와 로레알이 동일 지분으로 합작 설립한 피부전문 제약기업으로, 지난 15년간 한국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갈더마그룹의 세계 10대 전략적 관심 법인으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