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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 내려다 결국 수술” … 하이힐의 그림자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3-02-21 10:31:38
  • 수정 2013-02-24 16:4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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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지외반증 수술 환자 85%가 여성 … 절골술로 근본 치료

발은 하루에 약 700여톤(몸무게 70㎏, 1만보 기준)의 무게를 지탱한다고 알려져 있다. 사람은 평생을 살며 통상 지구를 네 바퀴 반 가량 걷는다고 한다. 발은 우리 신체 부위 중 크기가 작은 편에 속하지만 이처럼 담당하고 있는 역할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런 발의 중대함을 간과하며 산다. 각선미를 살리기 위해, 키가 커 보이게 하기 위해 하이힐 등을 무리하게 착용하면서 발을 괴롭힌다. 중요한 신체 부분 중 하나인 발이 제대로 대우받지 못 한 채 고통받고 있는 것이다.

미용적인 부분만 강조하며 발을 계속 혹사시킬 경우 ‘무지외반증’ 등 족부질환에 걸릴 수 있다. 무지외반증이란 엄지발가락의 뿌리 부분이 바깥쪽으로 휘어지는 증상을 말한다. 특히 하이힐은 여성들의 발 건강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하이힐을 신으면 체중이 모두 앞쪽으로 쏠리게 된다. 때문에 발가락 쪽에 매우 큰 하중이 가해져 변형을 일으키게 된다. 연세사랑병원의 경우 2008년 1~5월 무지외반증 등으로 수술받은 116명 중 98명(85%)이 여성이었다. 이 중 대다수가 하이힐을 즐겨 착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호진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진료부장은 “무지외반증은 가족력이나 평발 등 유전적인 요인도 작용하지만 대개는 하이힐처럼 발에 압박을 주는 신발을 착용함으로써 후천적으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무지외반증에 걸렸을 경우 초기에는 엄지발가락 안쪽이 빨갛게 변하며 돌출된다. 이후 엄지발가락에 극심한 통증이 느껴지고 걷는 기능 수행마저 어렵게 된다.
무지외반증 환자들은 초기 증상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병을 키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무지외반증이 의심되면 일찌감치 병원을 찾아 조기에 진단하는 게 중요하다. 무지외반증은 다른 질환보다도 수술적인 치료가 우선이 된다.

초기에는 볼이 넓은 신발 및 보조기로 수술 시기를 늦출 수 있으나 근본적인 치료에 도움을 주진 않는다. 과거 무지외반증 환자들은 재발에 대한 두려움으로 수술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았다. 무지외반증으로 인해 튀어나온 부분만 절제함으로써 근본적인 치료가 이뤄지지 않았던 탓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변형된 엄지발가락 뼈를 부러뜨려 내외측으로 치우진 발가락뼈를 반대방향으로 돌려서 각을 교정하는 절골술이 시행되면서 이같은 불만이 줄어들고 있다.

이호진 진료부장은 “절골술이 널리 시행됨에 따라 수술 후 무지외반증 재발 가능성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며 “발목 아래만을 마취하는 국소마취로도 수술이 가능해 회복도 비교적 빠른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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