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는 세계 두번째로 자체 개발해 국내 출시한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고 18일 밝혔다. 희귀의약품이란 1983년 미국에서 제정된 희귀의약품법에 따라 환자 수 20만명 이하에 해당되는 질환의 치료제를 말한다. 희귀약으로 지정되면 임상시험 시 최대 50%의 세금감면 및 신속심사와 허가비용 감면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
이 회사는 “이번 희귀의약품 지정으로 미국 현지에서의 임상과 품목허가가 더 효율적이고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며 “엄격한 기준에 따른 FDA의 희귀의약품 지정은 유럽과 중국에서의 허가등록에서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녹십자는 올해 안에 FDA에 임상시험계획승인(IND)을 신청할 계획이며, 향후 글로벌 파트너링을 통해 유럽과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개발도 추진한다는 목표다.
허은철 녹십자 CTO 부사장은 “헌터라제의 글로벌 진출은 세계 전역에서 고통받고 있는 헌터증후군 환자들에게 보다 효과적이고 안정적인 치료 환경을 제공할 것”이며 “글로벌 니치버스터로 육성해 향후 50% 이상의 세계시장을 점유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현재 헌터증후군 치료제의 세계시장 규모는 현재 약 5000억원에 이르고 연간 11%씩 성장하고 있으며 수년 내 약 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선천성 대사이상질환인 뮤코다당증의 일종인 헌터증후군은 저신장, 운동성 저하, 지능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심할 경우 15세 전후에 조기 사망하는 희귀 유전질환이다. 남아 10만~15만명 중 1명의 비율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전세계에서 약 2000명, 국내에서 70여 명, 미국에서 500여 명 정도가 치료를 받고 있다.
녹십자는 헌터라제 외에 세계에서 세번째로 3세대 유전자재조합 혈우병A 치료제인 ‘그린진 에프’의 제품화에 성공했고 현재 ‘파브리병’ 치료제도 개발하는 등 지속적으로 희귀의약품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약 12만명 당 1명 꼴로 나타나는 파브리병은 ‘알파-갈락토시다아제A’라는 효소 부족으로 인해 당지질이 혈관과 눈에 축적돼 조직과 기능에 손상을 주는 희귀 유전질환이다.
녹십자는 보건복지부의 신약개발지원사업을 통해 2009년부터 3년간 헌터라제의 임상과 대규모 생산공정 확립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