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도요법이 오히려 삶의 질과 정서적 기능 감소 … 심리적 고통 가중
윤영호 서울대암병원 암통합케어센터 교수
말기암환자 42%가 보완대체요법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완대체요법이 말기암환자의 생존율 향상과 관련이 없으며 오히려 환자의 삶의 질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 체계적인 임상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윤영호 서울대암병원 암통합케어센터 교수팀은 2005년 7월부터 2006년 10월까지 국립암센터와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전국 12개 병원에서 말기암으로 판정받은 481명을 대상으로 보완대체요법을 받고 있는지 조사한 결과 42%인 202명의 환자가 보완대체요법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 환자들은 생물학적요법(84.2%)을 가장 많이 받았고, 다음으로 심신요법(18.3%), 대체요법(12.9%) 순이었다.
연구팀은 보완대체요법을 받는 환자군(202명)과 받지 않는 군(279명)으로 나눈 후 이들의 생존율을 비교 분석한 결과 전자는 평균 76일, 후자는 평균 67일 생존한 것으로 나타나 두 그룹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또 한 달 동안 암환자들의 삶의 질을 조사했더니 보완대체요법을 받은 군이 받지 않는 환자에 비해 임상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보완대체요법을 받지 않는 환자에서는 한 달 동안 인지기능은 1.3점 악화, 피로도는 1.0점 개선된 반면 받은 환자에서는 인지기능은 11.6점, 피로도는 9.9점 각각 악화되었다. 삶의 질이 가장 낮은 경우를 0점, 가장 높은 경우를 100점으로 변환해 비교한 결과다.
보완대체요법을 받지 않은 환자는 불면증이 4.8점 개선된 반면 받은 환자에서는 오히려 16.1점 악화됐다. 심신요법을 받지 않은 환자는 전반적의 삶의 질이 3점 개선된 반면, 받은 환자는 17.9점 악화되었다. 특히 기도요법은 전반적 삶의 질과 정서적 기능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들은 보완의료를 이용하는 환자들이 더 심한 수준의 심리적 고통을 겪는다는 단서가 될 뿐 아니라 이로 인해 오히려 삶의 질이 감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윤영호 교수는 “보완대체요법이 말기암환자에서는 기대처럼 생존율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 못했다”며 “삶의 질에 오히려 해가 되는 일부 보완대체요법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말기암환자에게는 보완대체요법보다는 가능한 빠른 시기에 완화의료를 통해 전인적인 돌봄을 우선 제공해야 한다”며 “임상시험을 통해 암환자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입증된 침치료나 인삼은 말기암환자에서 효과에 대한 근거가 여전히 명확하지 않아 체계적인 임상연구를 신속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결과는 암 분야의 권위있는 학술지인 ‘종양학연보(Annals of Oncology)’ 2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