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2세의 이모 환자는 등산 중 넘어진 뒤 무릎에 통증을 느껴 G병원에서 진료한 결과 연골결손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직장생활로 인해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김 씨는 시술이 간단하고 며칠간의 입원으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골수유래 줄기세포 연골재생치료를 받았다. 이 시술은 보험적용이 안 된다고 해서 전액 환자 본인부담으로 치료했다. 치료 후 환자는 빠르게 회복했고 만족스러운 치료결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몇 개월 후 G병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믿을 수 없는 통보를 받았다. 환자 이 씨가 부담한 병원비를 모두 돌려주라는 내용이었다. 비록 골수유래 줄기세포 치료가 신의료기술 인증을 받아 비급여로 시술할 수 있지만 급여제한 범위인 15~50세 범위를 벗어난 52세이기 때문에 비급여를 인정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골수로부터 치료용 줄기세포를 채취하는 과정

현재 무릎연골 손상 치료에는 미세천공술, 자가연골세포배양이식술 등과 신의료기술인 골수유래 줄기세포치료 등이 쓰이고 있다. 이들 치료법은 적응증 대상 나이제한이 15~50세로 묶여 있다.
미세천공술은 손상범위가 1㎠ 이하인 경우 연골 아래 뼈의 일부분에 구멍을 내어 출혈과 흉터를 유발시킨 후 반흔조직(흉터)이 재생되는 과정에서 뼈와 연골이 함께 재생성되는 원리를 이용한 치료법이다.
자가연골세포배양이식술은 연골결손 부위가 4㎠ 이상으로 넓은 경우 더 많은 연골세포가 필요하기 때문에 자신의 정상 연골조직을 소량 떼어내 체외에서 배양한 뒤 손상부위에 이식하는 치료다.

이와 관련, 줄기세포치료를 시행한 G병원의 김 모 의사는 “50세와 52세는 의학적으로 큰 나이차가 아닌데 이런 이유로 50세 이상을 줄기세포 치료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세천공술이나 연골배양이식술의 경우 나이가 들수록 자체적인 연골재생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50세 이하로 나이제한을 뒀지만 줄기세포는 나이가 들어도 상당한 세포재생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이런 제한은 완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모 의사는 “꼭 필요한 시술로서 환자가 전액 본인부담으로 치료를 하겠다고 동의했을 경우에는 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연골결손의 경우 비교적 젊은 사람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게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노령의 환자들도 적용대상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현재 15~50세의 적용 대상 범위도 연골결손 등급(grade)가 3~4기인 경우에만 시술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등급이 2기일 때 시술을 할 경우 효과가 더욱 좋고 회복도 빠르므로 악화될 때까지 기다렸다 시술해야 하는 지금의 등급제한도 더 완화돼 조기치료가 이뤄지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김 모 의사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