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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유, 어떻게 제대로 고를까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3-01-27 16:54:24
  • 수정 2016-02-20 20: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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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샐러드엔 올리브유, 볶음엔 콩기름, 튀김용엔 카놀라유

몸에 좋은 기름을 선택하려면 식용유에 대한 기초지식이 필요하다.

과거 식용유하면 콩기름(대두유)이나 옥수수기름을 으레 떠올렸지만 2000년대 초·중반을 기점으로 올리브유, 포도씨유, 카놀라유(채종유), 해바라기씨유 등이 등장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하지만 식용유 관련 정보는 너무나 많고 기사나 책자마다 주장하는 바가 제각각이어서 혼선을 빚고 있다. 식용유는 설탕, 소금, 조미료에 버금가는 중요한 식재료 중 하나다. 저렴하면서도 영양가 있고 안전한 식생활을 영위하는데 도움을 주는 식용유의 강자는 누구일까.

식용유는 크게 동물유와 식물유로 구별된다. 돈지 우지 등이 대표적 동물유다. 상온에서 고체 상태인 경우를 지(脂)로 분류하는데 체온 이하에서는 당연히 굳은 상태를 띠게 된다. 동물성 기름은 포화지방산이 대부분이어서 이처럼 고체 상태를 이룬다. 상온에서는 액체 상태를 유지하는 기름을 유(油)라 하는데 다양한 식용유 외에 참기름 들기름 등 식물성 기름이 이에 속한다.

현재 900㎖식용유 기준으로 콩기름은 3400원, 옥수수유는 4000원, 카놀라유는 6000원, 현미유는 8000원, 포도씨유는 6000~7000원, 올리브유은 7000~1만2000원 정도에 대략 구입이 가능하다. 콩기름과 올리브유는 대략 3배의 가격 차이가 나는데 그만큼 몸에 좋을까.

콩기름은 콩껍질을 분리(탈피)하고 가열·분쇄·압착해 만든다. 콩기름은 저렴하고 담백하고 향이 엷어 튀김, 볶음, 무침, 샐러드 등에 두루 사용된다. 하지만 무침, 샐러드(드레싱), 소스용으로는 적당하지 않은 편이다. 콩기름은 발연점이 210도로 높지 않은 편이어서 튀김 요리에는 적당하지 않다. 결국 볶음용으로 가장 추천될 만하다.
발연점(smoke point)이란 유지를 가열할 때 유지의 표면에서 푸른 연기(thin blue smoke)가 발생하는 온도로 이 때부터 음식이 본격적으로 타면 발암물질로 알려진 벤조피렌 생성량이 급격히 늘어난다. 질이 떨어지거나 여러번 사용한 기름일수록 발연점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보통 튀김 조리 온도는 160~180도이다. 튀김 재료를 끓는 기름에 떨어뜨렸을 때 바닥에 닿지 않고 기름 속 3분의 2 높이로 튀어오르는 때가 170도이다. 바닥에 닿았다가 튀어 올라오면 160도이다. 표면에서 바로 튀어 오르면 180도 이상이라고 보면 된다.

발연점은 참기름이 160도로 가장 낮고, 들기름 170도, 올리브유 170~190도(엑스트라버진급 180도, 퓨어 올리브유는 190도, 질이 낮을수록 산도와 발연점이 높아짐), 콩기름 210도, 옥수수기름 180~230도, 면실유 230도, 정제포도씨유는 230~240도, 카놀라유와 해바라기씨유는 250도, 홍화씨유 265도, 현미유 240~270도 등이다. 발연점이 180도 이하인 기름으로 튀김을 하면 음식 재료가 거의 타버려 발암물질(벤조피렌 등)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올리브유나 콩기름, 옥수수기름은 튀김용으로 적당하지 않은 편이며 카놀라유, 해바라기씨유가 추천된다.

옥수수기름은 옥수수 씨눈인 옥배아를 떼어낸 후 탈검화(섬유질 등 불순물 제거)해서 압착·정제한다. 식품회사는 옥수수 전분은 식품제조용으로, 옥수수 껍질은 사료용으로, 옥수수 씨눈은 기름용으로 활용한다. 옥수수 특유의 고소한 풍미가 나고 산화안정성이 다른 기름보다 우수해 상온에서 풍미가 좋다. 부침, 볶음, 샐러드 등 모른 요리에 활용된다. 가열 처리 후 보존성과 빛노출 안정성도 우수해 드레싱, 마요네즈 등의 조리용과 스낵, 과자, 수프, 유제품 등의 생산용으로 널리 쓰인다.

현미유(미강유)도 배아(쌀눈)와 미강(쌀겨)를 원료로 기름을 추출·정제한 만든다. 콩, 옥수수배아, 현미 등은 단순히 눌러짜는 압착 방법만으로는 많은 양의 기름을 얻기 어렵기 때문에 가열, 분쇄, 화학처리(탈색·탈취·탈산·탈검화 등)를 거치므로 영양분이 많이 파괴된다.
유전자변형식품(GMO)을 재료로 사용하지 않는 국산 기름이다. 항산화효과가 있는 감마오리자놀 성분이 함유돼 있다. 우리 입맛에 친숙한 쌀의 고소한 풍미를 가지고 있어 한식 요리에 특히 잘 어울린다. 발연점이 240~270도로 높아 전이나 꼬치 등 부침요리를 할 때 고소함을 더한다. 부드럽고 감칠맛이 있는 게 특징이다. 튀김, 볶음, 구이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참기름은 고소한 맛과 향으로 한식 요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기름이다. 고온 조리보다는 맛을 더하는 조미용으로 음식에 직접 사용한다. 주로 나물 등의 무침요리에 사용한다. 하지만 ‘무조건 많이 넣으면 맛있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적당한 양만 사용해야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을 살릴 수 있다. 볶음, 조림, 구이에서는 불을 끈 뒤 마지막에 써야 맛과 향이 날아가지 않는다. 참기름은 고를 때 특히 주의해야 한다. 좋은 재료를 이용해 제대로 만든 참기름일수록 황금빛이 감도는 맑은 갈색이다. 색이 너무 진하면 깨를 오래 볶은 경우다. 병 바닥에 검은 찌꺼기가 많은 것도 피한다.
참기름은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몸에 좋지만 많이 먹으면 나쁘다. 과잉의 불포화지방산은 체외는 물론 체내에서도 산패(과산화반응)될 위험이 있어 오히려 세포에 독성을 끼치고 혈관을 노화시킬 수 있다. 오래 많이 먹었을 때 동물실험에서 오히려 암 발생을 촉진하고 면역기능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혈중 중성지방이 증가하고 콜레스테롤 담석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들기름은 아마인유와 함께 세계가 인정한 슈퍼오일로 꼽힌다. 일본에서는 들기름을 영양제처럼 복용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들기름은 오메가3 지방산(주로 리놀렌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60% 이상으로 가장 높다. 암 발생률을 낮추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 들깨에 들어 있는 로즈마리산은 항산화, 항염증, 항암 작용을 한다. 알파 리놀렌산은 오메가3 지방산인 EPA(혈액순환개선)와 DHA(두뇌활동촉진)를 합성한다. 들기름을 꾸준히 복용해 아토피 증상이 좋아졌다는 소규모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들기름은 갓 짜낸 생 기름의 효능이 가장 좋다. 들기름(리놀렌산)은 공기 중에서 산패되기 쉬우므로 시원한 곳에 보관하고 조금씩 구입해 먹는 게 좋다. 산패가 되면 냄새가 나고 맛과 빛깔이 변하며 리놀렌산이 급격히 줄어든다. 산패를 일으키는 주범은 빛과 열과 금속성이다. 금속용기를 쓰면 안 되고 빛이 통하지 않게 보관한다. 또 들기름과 참기름을 8:2 비율로 섞어 쓰면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다.
과거 매일 아침마다 들기름에 계란 노른자를 섞어 먹어 목청을 좋게 하고 스태미너를 올린다는 식이요법이 유행이었다. 들기름 한 숟갈이면 필요량을 초과하는 과량이어서 바람직하지 않다. 참기름과 마찬가지로 체내에 들어가 과산화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계란 노른자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높이므로 한 숟갈의 들기름과 같이 매일 먹으면 심장병을 초래할 위험이 생긴다.

면실유는 목화씨를 압착해 짠 기름으로 발연점이 230도로 높아 튀김에 많이 사용된다. 뇌종양 및 전립선암 억제에 효과가 있다고 연구된 바 있다. 미국 텍사스메디컬센터에서 연구해본 결과 면실유에 비타민E가 풍부하고 자연적으로 콜레스테롤을 낮추어주는 효과가 있어서 면실유를 복용하면 심장병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수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면실에는 고시폴(gossypol)이라는 유독 단백질 성분이 들어 있다. 동물에게 심부전이나 용혈성 빈혈을 초래한다. 고시폴은 가열하면 독성이 소실되긴 하지만 그 함량을 줄이려는 품종 개발이 시도되고 있다. 결국 공업용 식품 제조가 아니면 추천되지 않는다.

홍화씨유는 홍화씨가 관절에 좋다고 해서 인기다. 홍화(紅花)는 흔히 ‘잇꽃’이라 불리는 국화과의 두해살이풀. 꽃은 부인병, 통경, 복통 등의 약재로 쓰이고, 열매에서 추출한 홍화씨유는 리놀산이 풍부해 콜레스테롤 과다에 의한 동맥경화증의 예방과 치료에 좋다고 한다. 일부 다이어트 프로그램에서는 홍화씨유를 그냥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 통증완화 효과가 있어 스포츠 마사지용 오일로도 활용된다. 일반 식용유처럼 모든 음식에 두루 활용할 수 있다. 칼륨 칼슘 마그네슘이 풍부하다. 발연점이 265도로 높아 튀김용으로 적합하다. 식용유이면서 약으로 쓰기도 하는 기름이다.

올리브기름은 스페인에서 가장 많이 생산한다. 올리브나무(감람나무)에서 수확한 올리브 열매를 세척해 32도 이하를 유지하며 압착해 기름을 짜낸다. 열매에는 30~70%의 기름이 함유돼 있다. 처음 짜낸 최상급의 올리브유를  ‘엑스트라버진(Extra Virgin)’이라 한다. 이후 더 오래 짜면 더 탁하고 질이 떨어지는 파인 버진(Fine Virgin), 세미 파인 버진(Semi Fine Virgin) 등급의 올리브유가 된다. 등급별로 산도는 엑스트라 버진이 1%미만, 파인 버진은 산도 1.5%미만, 세미 파인 버진은 산도 3% 미만이다. 산도는 기름의 산화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제조과정에서 공기에 노출된 유리지방산이 산화될 때 높아진다.
퓨어(Pure 또는 Pure fine) 올리브유는 정제한 올리브유(비압착, 용매추출)와 버진 올리브유(순수 압착)를 적당량 혼합한 것으로 산도가 3.3%를 넘는다. 엑스트라 버진급의 올리브유는 발연점이 180도이지만 퓨어 올리브유(혼합 올리브유)는 190도인데다 가격이 저렴해 튀김이나 볶음요리에는 퓨어 올리브유가 더 적합하다.
고순도 올리브유(엑스트라 버진)의 지질 성분은 모유 성분과 유사해 인체에 거의 100% 흡수되므로 날기름으로 먹어도 좋다. 샐러드나 각종 소스, 무침에 이용하면 안성맞춤이다. 고급 올리브유는 순수 압착유라 영양분이 풍부하다. 그러나 정제 올리브유나 혼합 올리브유처럼 정제 과정이 가미된 제품도 많기 때문에 일반인이 라벨만 보고 품질을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포도씨유는 포도씨만 추출해 탈색하고 용매를 투여해 기름을 추출한 뒤 정제·여과한다. 포도씨유는 수율이 낮다. 포도 500㎏을 따면 40㎏의 포도씨를 얻을 수 있고 여기서 1%가 조금 넘는 500㎖ 정도의 포도씨를 얻을 수 있다.
주산지는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다. 담백한 오일로서 기름 특유의 느끼한 냄새가 없다. 향이 거의 없고 물처럼 묽기 때문에 담백한 동양식 샐러드 소스로 적당하다. 조리 후에도 음식 고유의 맛이 살아 있다. 산패가 느리고 조리시 음식에 적게 흡수돼 오래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이런 특성 때문에 비빔밥을 먹거나 빵이나 식재료를 찍어 먹는 소스로는 부적합하다.
포도씨유는 발연점이 230~240도로 높아 고온에서 조리해도 음식이 타거나 잘 눌어붙지 않으며 튀김 시에도 연기가 잘 나지 않는다. 그러나 포도씨유가 발연점이 높긴 하지만 열에 약한 오메가6 지방산인 리놀산(linoleic acid)이 많아 고열 조리에 적당하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포도씨유는 대부분 화학적으로 추출하는데 제조 과정에서 화학용매제의 영향으로 발연점만 높아졌기 때문에 포도씨유로 튀김을 하면 예상과 달리 음식이 쉽게 타고 튀김이 잘 안된다는 설명이다.

카놀라유는 유채꽃씨에서 원유를 추출해 정제 후 여과한다. 유채꽃씨에서 짠 채종유는 과거에 윤활유나 조명용(호롱불)으로 많이 썼다. 에루카산 또는 에루신산(erucic acid)이라 불리는 성분이 동맥경화나 심장질환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1970년대 중반 캐나다에서 종자개량이 성공하면서 에루카산을 거의 없앨 수 있다. 그래서 캐나다(Canada)에서 만든 새로운 품종의 기름(oil)이란 의미에서 ‘카놀라(Canola)’란 이름이 붙었다.
카놀라가 국내서는 콩기름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지만 실상 캐나다에서는 매우 저렴한 기름이다. 고급 식용유 선물세트에 카놀라를 끼워넣어 카놀라유가 고급유라는 인식을 심은 것에 불과하다. 더욱이 카놀라유를 만드는 유채작물의 20%이상이 유전자변형작물(GMO)이기 때문에 유해성 논란이 남아 있다. 다만 식용유는 기름을 이용하는 것이고, GMO 작물 중 유해성을 띨 가능성이 있는 것은 단백질 성분이기 때문에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 견해가 있다.
채종유는 고유의 맛과 향이 없고 담백하기 때문에 샐러드용으로 많이 쓴다. 일반적인 튀김이나 볶음, 무침 요리에도 무난하다. 발연점이 250도로 높아 튀김에 적당하며 튀김요리(특히 돈가스, 군만두, 새우튀김)는 오랫동안 바삭바삭한 기운을 유지한다. 채종유는 에루신산의 영향으로 소장벽을 두껍게 하며 이 때문에 소화·흡수 속도가 느리다. 낮은 온도에서도 잘 응결되지 않고 빛에 잘 영향받지 않는 성질을 갖추고 있다.

해바라기씨유도 카놀라유처럼 씨를 압착해서 기름을 얻는다. 발연점이 250도 정도로 높아 튀김요리에 적당하다. 고유의 향이 있어 무침이나 샐러드 요리에도 좋다. 빵을 만들 때 버터 대신 해바라기씨유로 반죽하기도 한다. 해바라기씨유는 기존 팜유에 비해 2배 정도 비싸지만 몸에 해로운 포화지방산이 팜유의 4분의 1 정도이고, 올리브유에 비해서는 저렴하기 때문에 스낵이나 치킨 제조에 사용이 점차 늘고 있다.

아마씨유는 고대부터 약효가 알려져 ‘태양의 에너지를 가진 성스러운 기름’으로 불렸다. 들기름과 마찬가지로 오메가3 지방산이 58%나 함유돼 콜레스테롤 및 지방 성분을 억제 혹은 감소시켜 관상동맥의 혈액순환을 활성화시키므로 심장질환과 암 예방에 큰 효과가 있다. 우려낸 물을 환부에 바르면서 아마씨를 복용하면 아토피성 피부질환에 뛰어난 효과를 볼 수 있다. 전신홍반성낭창(루푸스, lupus) 등의 예방 및 치료, 기미·주근깨 등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질환 치료, 여성 갱년기 초기 안면홍조 현상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부침·볶음 요리에는 재료의 향을 그대로 살려주는 콩기름과 현미유, 옥수수유, 카놀라유가 무난하다. 이들은 발연점이 높아 쉽게 타지 않고, 구수하고 깔끔한 맛을 낸다. 높은 온도에서 튀김 요리를 할 때는 카놀라유, 해바라기씨유 등이 튀김 요리에 사용하면 좋다. 이들 기름에는 천연 항산화제인 비타민E가 들어 있어 산패가 덜 되므로 보관이 편리하다.
고기 양념장을 만들 때는 참기름이 좋지만, 지나치게 높은 온도에서 가열할 경우 벤조피렌 같은 발암물질이 생성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나물이나 샐러드에는 참기름이나 들기름, 올리브유가 좋다. 특히 들기름은 베타카로틴(항산화성분)의 흡수를 도와 몸에 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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