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로슈는 지난 12일 ‘아바스틴’이 1차 치료를 받은 전이성 대장암 환자의 2차 치료요법으로 유럽의약품국(EMA, European Medicine Agency)의 승인을 취득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승인의 기반이 된 TML(ML18147) 연구는 전이성 대장암 환자의 1차 및 2차 치료에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 bevacizumab)을 지속적으로 사용했을 때의 치료효과를 평가한 3상 임상시험이다.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유럽 의약품감독국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 Committee for Medicinal Products for Human Use)는 지난달 16일 1차 치료 후 질병이 진행된 전이성 대장암 환자의 2차 치료 요법으로 아바스틴을 표준 화학요법과 병용 투여하는 것에 대해 승인했다.
TML연구는 지난 6월 제48회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회의 총회에서 처음 발표됐다. 이 연구 결과 아바스틴으로 1차 치료를 받은 전이성 대장암 환자의 2차 표준 화학요법에 아바스틴을 병용 투여했을 때, 화학요법을 단독으로 치료 받은 환자와 비교해 생존기간이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았을 때의 생존기간을 0으로 봤을 때 단독화학요법은 9.8개월 가량, 아바스틴으로 2차 투여할 경우엔 11.2개월 가량 생존기간이 늘어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로슈 최고의학책임자(CMO) 겸 글로벌제품 개발부 대표인 할 배런 박사는 “이번 유럽 내 승인은 기존의 전이성 대장암 치료방식의 변화를 가져오고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시한 점에서 매우 뜻 깊은 일”이라고 밝혔다.
아바스틴은 이번 승인을 통해 전이성 대장암 환자의 1차 및 2차 치료제로 모두 승인된 유일한 생물학적제제가 됐다. 국내에서는 2005년 전이성 대장암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이 약은 다양한 진행성 종양의 치료에 사용 가능한 현존하는 유일한 신생혈관생성억제 치료제로 유럽에서는 대장암·진행성 유방암·비소세포 폐암·신장암·난소암 치료제로, 미국에서는 대장암·비소세포폐암·신장암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일본에서는 진행성 대장암·비소세포 폐암·유방암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또 미국 및 30여 개국 이상에서 교모세포종(뇌종양의 한 종류) 치료제로 인정받았다.
대장암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발병하는 암 중 하나로 해마다 120만명 이상이 대장암 판정을 받고 있다. 또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 중 하나로 연간 사망자 수가 60만명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대장암 발생률은 지난해 전체 암 발생률 중 3위를 차지했고, 전체 암 종류 중 두 번째로 사망률 증가세가 가장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