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개 대학병원이 참여한 다기관 연구 결과, 국내 전립선암 수술건수가 2006년 212건에서 2011년 1007건으로 최근 6년간 약 5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비뇨기과학회(회장 한상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와 대한비뇨기종양학회(회장 안한종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서울아산병원, 삼성의료원(삼성서울병원 및 강북삼성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연세의료원(세브란스병원 및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전립선암 수술을 받은 총 4176명의 환자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연구자료(K-CaP)에 따르면 전립선암 수술을 받은 환자 중 전립선특이항원(PSA, prostate specific antigen) 수치가 10이상(고위험군)인 비율이 약 28.5%로 조사됐다. 일반적으로 PSA 수치가 0~4ng/㎖이면 정상 수치, 4~10ng/㎖이면 그레이존, 10ng/㎖ 이상이면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또 전립선암 악성도를 평가하는 글리슨 점수(Gleason Score, 전립선암 특유의 조직분화도 분류. 2~4 저악성도, 5~7 중간 악성도, 8이상일 경우 높은 악성도로 평가)도 중간 악성도(7점 이상) 이상을 보인 환자가 54% 이상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2기 이상의 높은 병기로 나타난 환자가 전체의 약 5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술 후 재발의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PSA 10ng/㎖ 이상) 환자도 34.3%로 서구에 비해 높았다. 특히 전립선암 고위험군의 환자는 2006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해 여전히 국내 전립선암은 서구에 비해 더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됨을 시사했다.
한편 안한종 서울아산병원 교수팀이 2000~2011년에 검진을 통해 전립선암으로 진단된 환자와 증상을 느껴 병원을 찾아 전립선암으로 진단된 환자를 PSA, 글리슨 점수, 병기, 위험군의 변화 추이를 비교 분석한 결과 검진을 통해 진단된 환자군은 증상으로 내원한 환자군에 비해 PSA 수치가 낮고 글리슨 점수도 낮은 추세를 보였으나 또한 낮은 추세를 보였다.
특히 전립선암 진단 당시의 PSA 수치는 2000년의 경우 증상이 있어 내원한 환자 군이 29.4ng/㎖로, 검진을 통해 진단된 환자의 9.6ng/ml에 비해 약 3배 이상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후 전립선암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면서 2009~2011 년에는 검진을 통해 진단된 환자군이 8.3ng/ml, 증상이 있어 내원한 환자군이 5.9ng/ml로 큰 차이가 없었다. 두 환자군 모두 조기에 발견되는 경향을 보였다는 의미다.
하지만 전립선암의 병기의 경우, 국소전립선암(초기암)으로 진단된 비율은 검진을 통해 전립선암으로 진단된 환자군(2000~2002년 87.5%, 2003~2005년 90.7%, 2006~2008년 93.7%, 2009~2011년 87.1%)이 증상이 있어 내원한 환자군(2000~2002년 57.8%, 2003~2005년 66%, 2006~2008년 77.5%, 2009~2011년 66.9%)에 비해 지속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전립선암 분화도 및 재발 위험도가 높은 고위험군의 비율은 이와 반대 양상을 보여 전립선암 검진이 전립선암의 조기발견과 치료에 있어 유용한 요소임을 입증했다.
안한종 대한비뇨기종양학회장은 “검진을 통해 전립선암으로 진단된 환자군이, 증상이 있어 내원한 환자에 비해 병기와 고위험군의 비율이 낮게 나타난 것은 전립선암특이항원검사의 실효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결과”라며 “학회 차원에서 장기간 진행한 블루리본 캠페인을 통해 향상된 남성들의 인식과 무료 검진률이 최근 긍정적으로 변화된 전립선암의 양상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PSA 검진은 남성 전립선암 판별을 위한 중요한 검사인만큼, 55세 이상의 남성은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기를 권고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상원 대한비뇨기과학회장은 “대한민국이 고령화 사회에 접어듦에 따라, 유병률이 급증하고 사회적 손실도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최근 들어 국내에서 조기 전립선암 발견율이 높아지고 있으나, 여전히 서구에 비해서는 부족한 수준으로 더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학회는 국가의 정책적 뒷받침을 유도하기 위해 전립선암의 조기발견과 적극적인 치료환경 조성을 위해 매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비뇨기과학회는 2004년부터 전립선암에 대한 조기검진 의식 향상을 위해 ‘블루리본 캠페인’을 꾸준히 진행해왔으며, 전립선암 국가암 조기검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암 검진사업에 전립선암이 추가될 경우 전립선암 환자들의 사망률이 낮아짐은 물론 치료비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