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사는 직장인 이혜진 씨(45·여)는 얼마 전 스키장에 다녀온 뒤 허리 통증이 시작됐다. 하지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방치했다. 그러다 집안의 가구배치를 바꾸던 중, 허리에 통증이 극심해져 병원을 찾았더니 급성 허리디스크라는 진단이 나왔다.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들어 한파가 지속되고 급작스레 떨어진 기온과 함께 겨울철에 항상 찾아오는 불청객 중 하나가 허리통증이다. 낮은 기온으로 척추주변의 근육과 인대에 혈액순환 장애가 생기고 수축·경직된다. 근육과 인대가 굳으면서 척추를 압박하면 사소한 충돌과 낙상에도 다치기 쉽다. 떨어진 기온으로 척추추간판(디스크)에 영양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도 허리가 약해지는 이유가 된다. 이 때 갑자기 디스크가 빠져 나오는 급성 허리디스크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평소 요통을 앓던 환자는 약해진 허리로 인해 겨울철에는 증상이 더욱 심해지고, 가벼운 충격에도 급성디스크가 유발될 수 있다. 만약 허리를 삐끗하여 허리염좌가 발생하게 되었을 때 3~4일 안정을 취하고 기본 처치를 한다면 회복을 기대할 수 있으나, 방치하면 급성허리디스크로 진행될 수 있다.
허리디스크의 발병은 초기의 허리통증을 무시하는 데에서 시작된다. 빠른 시간 내에 치료를 했다면 디스크를 불러오지 않았을 상황인데도, 시기를 놓쳐 허리디스크를 초래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허리디스크는 추간판이 돌출돼서 요통과 신경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척추 관련 통증은 다른 관절 및 근골격계와 달리 젊은 시절부터 나타나기 때문에 세대간에 걸쳐 방심할 수 없는 질환이다. 하지만 단순 X-레이 검사만으로 간단히 확인할 수 있기 가능하기 때문에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허리디스크라는 진단을 받으면 수술해야 한다고 생각해 지레 겁먹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이런 수술조차도 최근에 나온 ‘내시경 레이저 디스크 절제술’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
내시경 레이저 디스크 절제술은 전신마취가 아닌 국소마취로 이뤄져 수술에 대한 공포감을 낮춰주고, 체력이 약한 고령의 환자도 검사결과에 따라 수술이 가능하다. 또 수술 후 통증과 재발 위험이 낮아 다른 수술에 비해 안전하다. 입원과 회복기간이 짧고 성공률이 95%이상으로 높다는 장점이 있다.
이 수술은 약 0.7㎝의 관을 환부에 삽입한 다음, 레이저로 디스크를 제거한다. 수술 시 메스를 대신해 레이저를 사용하므로 피부를 적게 절개하고, 흉터가 거의 없으며, 인접한 근육·인대·뼈 등을 제거하지 않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추간판 탈출증상이 심하거나, 신경이 굳었거나, 내시경의 접근이 어렵거나, 척추관협착증일 경우에는 시술이 부적합하다.
대구우리병원의 배준호 원장은 “내시경 레이저 디스크 절제술은 원리는 간단하지만 척추부위에 대한 접근과 시술에서 고도의 숙련성과 기술을 요하기 때문에 이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며 “신경외과나 정형외과 외에 내과와 재활의학과와 같이 협진이 가능한 병원인지, 문제가 생겼을 때 언제나 방문할 수 있도록 응급실이 구비된 전문병원인지도 고려해서 시술할 병원을 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