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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이식 대기기간 ‘탈감작치료법’으로 줄여
  • 홍은기 기자
  • 등록 2012-12-06 17:57:21
  • 수정 2012-12-20 15:3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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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규리 장기이식센터장, “탈감작치료 가이드라인 제정해야”
신장이식 대기 환자 중 이식장기를 공격하는 교차반응항체(PRA)가 높은 환자들에게 ‘탈감작치료법’을 실시하면 신장이식 대기기간이 짧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는 2001~2010년 신장이식대기환자 1231명을 분석한 결과 신장이식 대기기간이 7년 이상인 환자 159명 중 약30%가 교차반응항체 수치가 50% 이상으로 신장을 이식받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6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교차반응항체 수치가 50% 이상이 되면 이식전 교차반응에서 양성이 나올 확률이 높아 신장이식을 받기 힘들다. 
신장이식은 혈액투석이나 복막투석에 비해 삶의 질, 합병증, 사망률 등의 지표에서 월등히 우월해 말기신부전 환자에게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하지만 말기신부전 환자는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뇌사 장기공여자는 부족해 이식을 받기까지 평균 4.7년을 기다리고, 환자가 과거 잦은 수혈과 장기이식을 경험했다면 혈액 내 교차반응항체가 높아져 대기기간이 길어진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탈감작치료’은 체내 교차반응항체의 양을 줄이고 항체를 생성하는 세포를 없애기 위해 면역글로불린(immunoglobulin), 혈장교환술 및 리툭시맙(rituximab), 볼테조밉(bortezomib) 등을 투여하는 치료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약 4주간의 준비과정이 필요하지만 장기이식의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 국내 일부 병원에서만 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탈감작치료를 하고 있다. 2010년부터 시작된 이 치료법으로 지난해에만 3명의 환자가 신장을 이식받아 새 생명을 얻었다. 현재까지 총 8명의 환자가 성공적인 탈감작치료를 받았다. 
혈액투석환자인 박성한 씨(41)는 1998년 아버지로부터 신장을 이식받았지만 상태가 악화돼 2003년부터 혈액투석을 시작했다. 새로운 신장을 이식받기 위해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에 이식대기자로 등록했지만 교차반응항체가 생겨 이식이 번번이 좌절됐었다. 7년 넘게 기다린 박 씨는 2011년 11월 1일 서울대병원에서 교차반응항체를 제거하는 탈감작치료를 받고 두 달 후 항체가 없어졌다는 최종검사결과를 받은 후 신장이식에 성공했다. 
안규리 신장이식센터장은 “신장이식 대기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의료기관에서 이들에 대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부차원에서 많은 의료기관이 탈감작치료를 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정한다면 교차반응항체 수치가 높아 이식받지 못한 환자의 신장이식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기준 국내 신장이식 대기 환자는 1만1700명에 달한다. 

박성한 씨(오른쪽)가 양재석 장기이식센터 교수와 외래진료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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