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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3400만명 에이즈 감염, 이 중 800만명만 치료받아
  • 홍은기 기자
  • 등록 2012-12-02 17:51:38
  • 수정 2021-06-29 01: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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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NAIDS “에이즈 더 이상 확산되지 않을 것” … 좋은 예방치료제 많이 나온 덕분

지난 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에이즈의 날’이다. 에이즈(AIDS·후천성 면역결핍증)는 발병하면 목숨을 잃게 되는 병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에이지를 예방·치료하는 약이 개발되면서 오랜 기간 생존할 수 있는 만성질환이 됐다. 국제연합 산하 에이즈 구호 전담기구인 UNAIDS는 최신 보고서에서 “지난 10년 동안 에이즈 사망자와 에이즈 환자 수가 크게 줄었다”며 “에이즈가 더 이상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보고서는 “막연한 예측이 아니라 현황 분석을 통해 판단한 실현 가능한 미래”라고 강조했다.

전세계 3400만명 HIV 감염, 지난해 250만명 신규 발생·170만명 사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에이즈 사망자는 2005년 230만명으로 정점에 도달했다가, 2010년 180만명, 2011년 170만명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에이즈 사망자의 75% 이상이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에 발생했고, 국제기구는 이 지역에서 에이즈 치료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펼쳐왔다.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Human Immunodeficiency Virus)의 감염 비율도 크게 줄었다. 2011년 HIV 신규 감염자 수는 2001년에 비해 20%가 준 250만명이었다. 신규 감염자가 가장 많이 줄어든 지역은 카리브해 연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로 25%가 감소됐다. 2011년 신규 어린이 감염자는 2009년에 비해 24% 떨어진 33만명이었다.


UNAIDS에 따르면 2011년 현재 세계 HIV감염자는 약 3400만명이다. 아시아는 동아시아, 남아시아, 동남아시아를 합쳐 총 500만명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은 2011년 현재 8544명이다.
치료제를 투여받는 환자도 크게 늘어 2011년 현재 800만명에 이른다. 2003년에 비해 20배가 증가한 수치다. UNAIDS는 치료 대상 환자 수를 2015년까지 1500만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국경 없는 의사회’의 마니카 발라세가람 박사는 “이 목표가 달성되면 사망률은 물론 감염률이 더 크게 준다”고 말했다.

성접촉 감염 확률 1%, 오염된 혈액수혈은 90%이지만 국내 환자의 99%는 문란한 성생활 때문

에이즈는 인체의 체액 내에서 존재하는 혈액과 체액을 통해 주로 전파된다. 일반적으로 혈액, 정액, 질분비물, 모유 등에 HIV의 농축도가 높아 이를 통해 감염될 확률이 높다. 같은 체액이지만 소변, 타액, 눈물 등은 농축도가 낮아 감염 확률이 매우 적다.

 
HIV 전파경로는 통상적으로 △오염된 주사바늘 공동 사용 △감염된 혈액 수혈 △성관계를 통한 체액의 직접 전달 △수직감염 △의료기관 종사자 등이다.

 
에이즈는 다른 성병을 가진 사람에서 더 잘 걸린다. 성병으로 성기에 통증이 있거나 상처가 생기고 물집이 잡히면 에이즈 유발 바이러스인 HIV가 침투하기 쉬워진다. 상처나 물집이 없더라도 성병으로 인해 성기 주위에 면역체계가 무너지면서 에이즈에 감염될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HIV 감염인과 한 번의 성접촉으로 감염될 확률은 0.1~1% 정도다. HIV 감염은 성정체성과 상관없이 HIV 감염인과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를 할 때 일어난다. 하지만 동성간 성관계시(항문성교) 항문주위의 혈관들이 파열되면 상처가 생기기 쉽고 이 상처를 통해 상대방에게 HIV가 들어가기 때문에 이성애자보다 HIV 감염 확률이 높을 수 있다.

 
HIV는 남성에서 여자로 전파되는 위험성이 여자에서 남자로 전파되는 것보다 8배가량 많다. 이는 남성 성기와 요도가 감염된 질의 점액에 노출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감염된 혈액으로 수혈을 받을 때 감염될 확률은 90%나 된다. 외국 사례에 따르면 수천명의 혈우병 환자들이 HIV에 오염된 냉동 혈장 수혈로 인해 에이즈가 발병했다. 미국 등지에서 마약류 등의 복용을 위해 주사기를 공동 사용하다 감염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성관계 자체의 낮은 감염 확률에도 불구하고 국내 감염자의 99%가 성관계에 의해 감염되고 있어 ‘감염자와의 성관계는 에이즈’라는 연상을 하게 된다. 확률은 낮지만 감염 가능성이 있는 만큼 성관계시에는 반드시 콘돔을 착용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산모가 출산 전·후로 아이를 감염시키는 수직감염도 상당수 존재한다. 수직감염은 자궁 내 감염, 출산 중 감염, 모유 수유에 의한 감염 등이 있다. 이 경우 감염될 확률은 25~30%로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약물치료를 받은 산모의 경우 수직감염 가능성은 5%로 감소한다.


HIV에 감염되면 인체의 면역세포들이 파괴돼 면역력이 떨어지고 각종 감염성 질환과 종양이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에이즈는 HIV가 혈액과 체액을 통해 전파돼 감염되는 최종 단계의 질환으로 에이즈로 이행되기 이전의 감염자는 겉보기에 정상인과 거의 동일하게 건강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외모만을 보고 HIV 감염여부를 알 수 없다. 에이즈는 감염 여부도 모르는 채 전염될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므로 미리 주의하고 의심되면 즉각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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