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사진가이며 시인이었던 고(故) 마리오 쟈코멜리(Mario Giacomelli, 1925~2000)의 창조적인 작품세계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한미사진미술관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쟈코멜리의 국내 첫 회고전 ‘하얀색을 기다리는 검은색(The Black Is Waiting For The White)’를 내년 2월 24일까지 석 달간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마리오 쟈코멜리는 생전에 빛과 어둠이 만들어내는 조형성을 바탕으로 흑백(黑白) 대비가 두드러진 작품을 주로 남겼다. 대표작으로는 가톨릭신학교를 드나들며 사진작업을 하던 시절의 ‘나에게는 얼굴을 쓰다듬을 손이 없다’와 검은색 의상만 입는 이탈리아 전통마을을 소재로 한 ‘스카노(Scanno)’ 연작 등이 있다.
한미사진미술관은 밀라노 소재 사진전문기관인 포르마(Fondazione FORMA per la Fotografia) 등과 공동으로 이번 전시를 기획했으며, 전시기간 동안 쟈코멜리의 사진 활동 전반을 아우르는 대표작 220여 점과 생전의 출판물 및 소장품 등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전시 첫 날인 24일 열린 행사에는 송영숙 한미사진미술관 관장과 알레산드라 마우 포르마 관장, 배기동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회장, 세르지오 메르쿠리 주한 이탈리아 대사, 강운구 사진작가(쟈코멜리 도록 서문 필자) 등이 참석했다.
송 관장은 “흑백 대비를 통해 자유롭고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펼친 쟈코멜리는 사진사(史)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개관 10주년을 맞아 쟈코멜리의 국내 첫 회고전을 개최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한미사진미술관은 한미약품의 공익재단인 가현문화재단(구 한미문화예술재단)이 2004년 설립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된 국내 최초의 사진 전문 미술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