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약이나 진통제 성분이 함유된 무허가 한약제제를 판매한 한의사가 적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간질약 성분 ‘카르바마제핀’(carbamazepine)과 진통제 성분 ‘디클로페낙’(Diclofena) 성분이 함유된 무허가 의약품 ‘제통완’ 등 18종 한약제제를 제조해 판매한 서울 서초구 소재 예담한의원(부설 예담공동탕전) 원장 김 모씨(50)를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과 약사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적발과정에서 김 원장에게 원료를 공급해온 황 모씨(72)와 김 모씨(51)도 함께 입건됐다. 

조사결과 김 원장은 2010년 1월~2012년 9월 자신이 운영하는 예담공동탕전에서 카르바마제핀과 디클로페낙이 함유된 제통완 등 18종 한약제제 총 275만9100개(99만1440캡슐, 176만7660환)를 제조했다. 공동탕전은 다른 한의원의 요청으로 탕제나 환 등 한약 제제를 대신 만들어 공급하는 업체를 말한다. 이들 제품을 전국에 있는 한의원을 통해 각종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에게 ‘천연한약재로 만든 속효성 한방 진통 치료제’인 것처럼 광고해 시가 6억7000만원 상당을 유통시켰다. 

검사결과 카르바마제핀과 디클로페낙 성분이 모두 함유된 제품은 제통완과 제독완 등 2종으로 한 캡슐당 카르바마제핀 1.89~33.5㎎, 디클로페낙 3.08~9.32㎎이 검출됐다. 카르바마제핀 성분만 검출된 제품은 회생독감완 등 15종으로 1캡슐당 0.15~6.52㎎이 함유됐고, 디클로페낙 성분만 함유한 성장완은 1캡슐당 2.19㎎이 검출됐다. 

식약청 관계자는 “간질치료제 성분 등이 함유된 한약을 장기간 복용할 경우 알레르기성 피부반응과 위장관계 질환 등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무허가 의약품을 판매한 해당 한의원 부설 공동탕전을 관할 행정기관에 처분 요청할 것”이라며 “한의원에 보관 중인 제품들은 모두 봉함·봉인 조치하고 회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