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로 된 앰플주사제를 개봉할 때 혼입되는 미세한 유리파편을 걸러낼 수 있는 주사기가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기술벤처기업인 쟈마트(사장 김근배)는 연세대 원주기독병원 의료기기개발촉진센터(센터장 김영호 의공학과 교수)와 공동으로 2년여간의 연구 끝에 국산 ‘필터니들 주사기’를 개발,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받는데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필터 니들 주사기는 주사침 내에 필터가 장착되어 있어 앰플을 부러뜨려 개봉할 때 발생하는 미세 유리파편들이 인체로 유입되지 않도록 걸러준다. 미세 유리파편은 주사액 주입 시 혈관에 흘러 들어가 정맥염을 유발하는 등 심각한 문제점이 보고된 바 있다. 특히 척수주사를 통해 주입된 유리조각은 척추를 타고 뇌까지 침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 용량별 유리앰플 개봉 시에 혼입되는 유리 파편수를 분석한 결과 작게는 30개, 최고 242개의 유리파편이 주사기 안에 혼입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기존 벡슨디킨손사 제품 등 외제 필터니들 주사기는 일반 주사기 가격(40원)에 비해 10배 이상 440원의 비싼 가격 때문에 국내 병원에서 널리 쓰이지 못하는 형편이었다. 외국산 필터니들의 경우 주사침과 주사기 본체 사이에 필터가 달려있어 주사액을 충전하면서 유리파편을 걸러내고, 다른 주사침으로 교환한 후 인체에 주사하는 방식이어서 사용이 번거로웠다.
이에 반해 이번에 국내에서 개발된 In-Out형 밸브 방식은 주사침 교환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편리한 방식을 채택했다. 유입밸브를 통해 주사액이 주사기로 충전되고 인체에 주사할 때에는 마이크로필터를 통해 걸러진 주사액이 별도의 경로인 사출밸브를 통해 배출된다. 본래 친환경 수납장 개발업체인 쟈마트는 이번 필터니들 주사기 개발을 계기로 의료기기 제조업 허가와 의료기기 품목허가 취득을 완료했으며 국내외 특허출원도 마친 상태다. 쟈마트는 이번 신기술 개발에서 보건복지부 HT(보건의료기술, Health Technology) 고속화사업의 지원과 주사침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화진메디컬의 협조를 받았다.
김근배 사장은 “앰플과 바이알 형태의 주사제를 체내에 주입할 때 쓰는 국내 주사기 소비량은 월 4000만~6000만개(연간 7억개) 수준”이라며 “이 중 약 절반이 앰플 주사제이기 때문에 새로운 필터니들 주사기의 시장성이 높고, 국산화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이번 주사기 개발을 계기로 기존 사업부서에 의료기기 사업본부를 신철했으며 기존 기술벤처에서 의료기기 제조업체로 거듭나게 됐다”며 “세계보건기구(WHO)가 유리파편 안전주사기 사용의 의무화를 권고하고 있고,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입법을 추진 중이어서 해외시장도 공략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