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의 1일 1회 복용하는 ‘GLP-1 작용제’ 당뇨병치료제인 ‘릭시세나타이드’(Lixisenatide)가 ‘위(胃) 내용 배출(Gastric Emptying)속도’를 유의하게 지연시켜 식후혈당(PPG)을 낮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당화혈색소(HbA1c) 수치 조절이 어려운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릭시세나타이드를 병용할 경우 당화혈색소가 용이하게 조절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사노피는 독일 베를린에서 최근 열린 ‘제48회 유럽당뇨병학회’(Europe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Diabetes, EASD)에서 이같은 연구결과를 처음으로 공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연구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릭시세나타이드를 병용하는 치료군 19명과 위약을 투여하는 22명 등 두 그룹으로 나눠 28일간 무작위·이중맹검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결과 1일 1회 최종 용량 20㎍(5μg에서 4일마다 2.5μg씩 추가해 20μg까지 용량조절)의 릭시세나타이드를 아침에 최대 2개의 경구용 혈당강하제와 함께 복용한 환자군이 위약 복용군에 비해 위 내용 배출 속도가 유의하게 늦춰졌다. 위에서 장으로 음식물이 통과하는 시간이 길어지므로 식후에 혈당이 급상승하는 것을 피할 수 있다는 논리다. 릭시세나타이드 병용군은 혈당 수치를 떨어뜨리는 약물동력학적 효과도 하루 종일 지속됐다. 치료 28일째에 식후혈당은 아침·점심·저녁식사 후 모두 줄었다.
마이클 호로위츠 호주 로얄애들레이드병원 교수는 “위(胃) 내용 배출 속도는 정상인과 당뇨병 환자 모두에서 식후혈당의 주요 결정인자로, GLP-1 호르몬에 의해 조절된다”며 “이번 연구에서 릭시세나타이드가 배출속도를 지속적으로 감소시켜 식후혈당 수치를 유의하게 낮추는 것으로 입증돼 기저인슐린의 공복혈당(FPG) 강하효과를 가장 잘 보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제2형 당뇨병 환자가 목표 당화혈색소(HbA1c) 수치에 도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당화혈색소 수치 조절이 어려운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릭시세나타이드를 병용할 경우 우수한 혈당조절효과를 나타남을 입증하는 임상 3상 연구인 ‘GetGoal’ 연구결과도 함께 발표됐다.
기저인슐린 및 경구용 혈당강하제를 투여하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GLP-1작용제인 릭시세나타이드를 1일 1회 병용 투여할 경우 당화혈색소 수치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릭시세나타이드 환자군에서 나타난 흔한 이상반응은 일시적이고 경미한 메스꺼움과 구토였다. 기존 치료와 유사하거나 제한적으로 늘어난 수준의 저혈당 이상반응 발생률을 보였다.
이번 두 연구는 각각 인슐린 요법을 처음 시작했거나(12주 이내), 이미 인슐린 요법을 시행한(평균 3.1년) 성인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피에르 샹슬(Pierre Chancel) 사노피 당뇨사업부 수석부사장은 “이번 연구는 미국당뇨병학회(ADA)와 유럽당뇨병학회에서 릭시세타이드와 기저인슐린의 병용요법이 식후혈당 및 당화혈색소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입증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식후혈당과 공복혈당이 모두 내려가 혈당을 효과적으로 조절한다는 근거를 임상적으로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유럽의약청(EMA)은 지난해 11월 릭시세나타이드의 시판승인신청서(NDA)를 접수했고, 오는 12월 미국내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용어설명 GLP-1 작용제
혈당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 호르몬인 GLP-1(glucagon-like peptide-1,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과 유사한 작용을 할 수 있도록 개발된 치료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