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 연휴에는 수면과 식습관 등 생활리듬이 흐트러지기 쉽다. 장거리 운전에 교통체증까지 겹치면 온몸이 피곤하고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하기 마련이다. 기름진 음식을 과식하다보면 속이 거부룩하거나 체중이 불어 원상복귀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주부들은 명절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이처럼 명절 연휴는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요소가 많다. 연휴를 보다 즐겁고 현명하게 보내는 건강관리법을 송미연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비만체형클리닉 교수로부터 들어본다.
장거리운전·가사노동의 피로는 간단한 지압으로
장거리 운전으로 오랜 시간 앉아 있게 되면 다리가 쉽게 붓는다. 운전 중 1~2시간 마다 차에서 내려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간단한 체조·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운전 시 등받이는 바로 세우고 엉덩이는 뒤로 바짝 밀착시켜야 한다. 눈의 피로를 풀기 위해서는 눈 주위 경혈점 등을 지압하며 눈동자를 상하 좌우, 한바퀴씩 돌려준다. 지압은 어깨근육이 뭉쳤거나 과중한 가사노동으로 피로할 때 증상을 덜어준다. 비타민C가 풍부한 야채,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고 자극적인 음식과 과식은 피한다.
1. 견비통(肩臂痛 어깨와 윗팔의 통증)- 견정(肩井)
목의 근원부와 어깨 끝을 연결한 선상에서 한가운데 있는 급소가 견정이다. 어깨가 결리면 자연스럽게 이 급소를 눌러 준다. 어깨와 반대쪽 손의 중지를 견정에 대고 기분 좋은 느낌이 들 정도로 눌러준다.
2. 견비통- 궐음수(厥陰兪), 고황(膏肓)
견갑골의 불룩 올라온 곳에서 안쪽으로 약간 움푹 파인 곳에 있는 급소가 고황이다. 견비통을 빨리 해소해주는 효과가 있으므로 반대쪽 손의 중지를 사용해 세게 눌러준다. 혼자 힘으로도 지압이 가능한 부위다.
3. 비통(윗팔의 통증)- 곡원(曲垣)
어깨뼈의 위쪽 안쪽 모서리 부분이다. 뒷목에서 등줄기로 이어지는 어깨뼈의 안쪽 가장자리를 따라 마사지를 병행하면 목이나 어깨가 결리고 딱딱하게 굳어진 어깨를 편안하게 할 수 있다.
4. 목견비통- 천주(天柱)
머리 바로 아래, 목 뒤 근육에서 움푹 파인 곳 양옆에 있는 급소다. 근육이 머리로 연결되는 곳에 있기 때문에 누르면 통증이 있거나 기분 좋은 반응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곳에 자극을 가하면 뭉쳐있는 어깨와 목 근육이 완화되어 통증이 빨리 해소된다.
5. 요통- 지실(志室)
좌우 늑골의 끝을 연결한 선과 척추가 만나는 중앙에 서 바깥쪽으로 약 7~8 ㎝되는 곳에 있다. 엄지를 이곳에 대고 세게 눌러주면 요통 해소에 좋다.
6. 요통- 신수(腎兪)
급소 지실에서 안쪽으로 손가락 2마디 정도의 위치에 있는 급소가 신수다. 역시 요통을 해소해주는 급소로 자신이 직접 엄지로 눌러도 좋고 엎드린 상태에서 타인의 도움을 받아도 좋다.(5번그림참조)
7. 견비통- 노회(臑會)
어깨 뒤 뼈에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에서 손가락 3마디 만큼 내려간 부분이다. 시술자는 한 손으로 환자의 팔을 잡고 시행한다. 팔의 통증에 효과가 뛰어나다. 이 지압과 아울러 팔의 안쪽 부분을 위에서 아래까지 잡듯이 주무르면 더욱 효과적이다.
8. 눈의 피로- 예풍(蘙風)
귓불의 뒤에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이 예풍 경혈이다. 손끝으로 귓불의 뒤를 반복해 누른다. 목 아래의 기사(氣舍) 경혈 주변까지 근육을 따라 가볍게 문지른다.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는 적정열량 섭취해야
당뇨병이나 고혈압, 심장 및 신장질환, 간질환 등 만성질환자들은 명절이 질환 관리의 고비가 된다. 고지방, 고열량 음식을 많이 섭취하게 되기 때문이다. 식사요법이나 운동요법을 잘 실천하던 사람들도 명절을 보내면서 리듬을 잃기 십상이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명절 기간 중에 당 섭취를 철저히 절제해야 한다. 과일의 1회 적정 섭취량은 50㎉로 사과나 배의 3분의 1쪽, 귤 1개 정도다.
배탈, 설사도 조심해야 한다. 심한 설사와 탈수로 인한 저혈당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명절 음식은 대부분 고지방, 고단백, 고열량식이어서 자칫 과도한 영양 섭취로 몸의 균형을 깨뜨리기 쉽다. 만둣국은 470∼600㎉, 잡채는 150∼230㎉, 갈비찜 한 토막은 100~140㎉, 전 1쪽은 110㎉, 식혜는 120㎉의 열량을 갖고 있다. 또 기름을 넣어 조리한 나물 1인분도 140㎉나 된다. 성인 남성의 하루 권장 열량은 2400∼2500㎉, 여성은 1800∼2000㎉인 점을 감안하면 적정 열량을 지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는 과식하면 소금 섭취가 늘어나 증상이 더 악화할 수 있다. 당이 많은 식혜, 밥이나 떡처럼 탄수화물이 다량 함유된 음식, 콜레스테롤이 많은 고기류 등은 특별히 신경을 써서 먹어야 한다. 협심증이나 심부전, 역류성식도염, 심한 간경화, 만성폐질환, 통풍 환자 등도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연휴에도 평소 생활습관을 유지하도록
연휴에는 보통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거나, 평소보다 과식·과음을 하기 쉽다. 평소에 체중관리를 하는 경우에도 이때 만큼은 자칫 소홀해지기 쉽다. 단 3일간의 연휴라고 해서 방심하기 쉽지만 3일간의 연휴에 생긴 뱃살을 빼는 데에는 30일의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3일간 깨진 생체리듬을 바로 잡는 데에도 배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기름진 명절음식들은 대부분 고칼로리 음식들이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조심할 필요가 있다.
과음 후에는 칡뿌리 달인물로 숙취 해결
오랜만에 친지와 고향 친구들을 만나면 자신도 모르게 과음하기 일쑤다. 과음 후 쓰린 속을 달래는 데는 칡이 좋다. 8g 정도를 물에 넣고 팔팔 끓이다가 은근한 불로 3시간 정도 달여 먹으면 된다.
녹두는 원래 해독작용이 강하므로 두드러기나 알레르기 외에 숙취해소에도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달여 마셔도 좋지만 칡이나 한약재와 달리 통째로 먹기 수월해 녹두죽을 끓여먹거나 밥에 섞어 지어 먹어도 된다.
체할 때에는 위장관운동촉진제도 좋지만 굶는 것도 바람직
이질균이나 살모넬라균 포도상구균 등에 오염된 물과 음식을 먹어 설사가 날 때 설사를 멈추게 하는 지사제(止瀉劑)를 복용하면 오히려 균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치료가 지연된다. 대신에 물과 이온음료 등을 충분히 마셔 수분을 보충하면서 균을 빼주는 게 몸에 좋다. 상한 음식을 먹어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탈수가 되지 않도록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함부로 지사제를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항생제나 지사제는 큰 효과가 없을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음식을 먹기 전에 먼저 음식이 상했는지를 확인하고 이상하면 과감히 버린다. 2~3일 정도 설사를 하면 특별한 치료 없이도 증세가 호전되는데 탈수를 막기 위해 충분한 물을 섭취해야 한다. 설사에는 감과 곶감, 위장을 보호하는 마늘이 좋다. 갑작스럽게 설사가 일어나면 마늘 5~6쪽을 끓인 물을 꿀과 함께 타먹는다. 소화불량에는 귤껍질을 끓인 물이 좋다. 귤껍질을 1시간 반 정도 끓여 차처럼 마신다. 체할 때에는 위 운동을 강화시키는 소화제를 먹어도 좋지만, 하루 정도 먹지 않고 위를 비우는 게 오히려 바람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