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맞아 다시 야외운동에 나서는 사람이 늘고 있다.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으로 자전거만한 것도 없다. 하체 근육의 힘을 길러주는 대표적인 유산소운동인 자전거는 남녀노소에게 사랑받지만 엉덩이가 불편한 사람들은 맘 놓고 타지 못한다. 또 자전거를 오래 타면 치질이 심해지거나 없던 치질이 새로 생길까 걱정하는 경우도 많다. 남성이라면 전립선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자전거 전용도로를 골라 타고 앉는 자세에 유의하면 치질이나 전립선 걱정 없이 건강하게 자전거를 즐길 수 있다.
도심 출퇴근 라이딩은 증상 악화 주범… 울퉁불퉁한 노면보다는 자전거 전용도로 이용
자전거는 심폐기능과 지구력을 키우고 하체 근육을 단련시키는 효과적인 유산소운동이다. 하지만 자전거 타기가 모두에게 이로운 것은 아니다. 치질 증상이 있는 경우 자전거를 장시간 즐겨 타면 악화되기 쉽다.
손기정 일중한의원 원장은 “자전거를 탈 땐 엉덩이 부위가 자전거 안장과 맞닿아 타는 내내 압력을 받고 마찰이 생긴다”며 “항문에 심한 압박과 자극이 지속적으로 가해지면 항문 주변 정맥이 원활하게 혈액순환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전거를 장시간 타면 증상이 악화되거나 재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전거 타기는 전립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시간 자전거를 타면 회음부에 압박과 충격이 가해질 수 있어 전립선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혈액이 오래 정체돼 염증이 생기거나 조직이 파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립선염 등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장시간 같은 자세로 자전거를 타는 것이 더욱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도심에서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것은 치질이나 전립선에 문제가 있는 경우, 자칫하면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아닌 도심은 바닥이 울퉁불퉁해 엉덩이나 전립선에 가해지는 충격이나 마찰이 훨씬 크다. 또 장시간 라이딩은 그 자체로도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자전거를 포기할 수 없다면 타는 시간을 최소화해서 타야 한다. 왕복 2시간 이상 타는 것은 피하고 출퇴근길 중간에 한 번쯤은 쉬어주는 게 좋다. 자전거를 타는 장소도 중요하다. 노면이 평평하고 충격 흡수력이 있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둔덕을 지날 때는 엉덩이를 들어 충격을 피하고 중간에 한 번씩 페달을 힘차게 밟아 엉덩이를 살짝 들어 올려주면 압박을 최소화할 수 있다. 퇴근 후에는 반신욕이나 좌욕으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면 치질이나 전립선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운동과 치료 병행해야 효과적… 살짝 땀이 날 정도로만 유산소 운동해야
보통 항문 및 주변 조직에 생기는 질환을 총칭해 치질로 부른다. 일반적으로는 치핵을 가리켜 치질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치핵은 항문 주위 조직이 변성돼 항문관 주변에 덩어리를 이루는 질병이다. 심해지면 항문 밖으로 빠져나와서 만져진다. 주로 정맥 내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피가 고여 뭉치는 것이 원인이다. 치료와 더불어 적당한 운동이 병행돼야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다.
전립선질환 중에서도 전립선염은 치료가 까다로운 경우가 많다. 전립선염의 80~90%는 만성 비세균성 전립선염으로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치료가 쉽지 않고 재발 가능성도 높다. 다만 회음부의 지속적인 긴장이나 스트레스, 방광과 전립선 기능 이상 등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에는 증상을 완화시키는 대증요법이 주로 사용되고 꾸준하게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치질이나 전립선 환자는 꾸준한 치료와 함께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장운동을 돕는 유산소운동이 좋으며 걷기나 등산, 요가 등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피로를 느끼게 할 정도로 무리하는 것은 오히려 치료에 역효과를 가져온다. 걸을 때는 약간 빠른 걸음으로 걷고 몸에 살짝 땀이 날 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 요가가 부담스럽다면 가벼운 스트레칭 정도로 근육을 풀어주고 땀을 내는 것도 좋다.
재발 막는 꾸준한 치료가 중요… 치료 후에도 좌욕은 꾸준히 실시
치질이나 전립선염은 중간에 치료를 중단하면 증상이 재발되는 일이 많아 치료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신장이나 간, 위 등 관련된 장기 기능을 전반적으로 개선하고 면역기능을 키워주는 한약을 중심으로 치료한다. 이와 함께 좌욕을 병행하는 것이 좋고 치료 후에도 좌욕을 유지토록 한다. 장시간 앉아서 일하거나 습관적으로 다리를 꼬는 자세는 치질이나 전립선염의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적어도 2시간에 10분 정도는 스트레칭을 해주며 휴식을 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