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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의사 25% “스트레스·의료소송 때문에 분만 안해”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2-08-28 22:17:15
  • 수정 2012-10-18 14: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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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부인과학회 근무환경 설문조사 결과, 30~40대부터 분만기피

산부인과 전문의 4분의 1 정도가 과도한 스트레스와 의료소송의 위험성 등을 이유로 분만을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지난 6월1일~8월15일 산부인과 전문의 559명(남 331명·여 228명)을 대상으로 ‘분만관련 근무 환경’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조사 대상의 4분의 1 정도가 분만을 아예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여자 산부인과 의사는 처음부터 아예 분만업무를 하지 않았던 경우(7.9%)가 남자 의사(2.7%)의 약 3배에 달했다. 분만을 하다가 그만 둔 경우도 여자(26.3%)가 남자(20.5%) 보다 높았다.
연령층이 낮을수록 분만을 하지 않는 비율은 늘어났다. 40대 산부인과 의사의 경우, 전문의 취득 후 아예 분만을 하지 않았던 경우가 1.6%였던 반면 30대에서는 10.2%로 나타났다. 대체적으로 연령이 높을수록 야간 당직으로 인한 육체적·정신적 노동의 부담 때문에 분만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에는 연령층이 낮은 30~40대에서부터 분만을 기피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분만을 하지 않는 이유로 여자 전문의 60%는 강한 육체·정신적 스트레스를 꼽았고, 병원 운영 적자 등 경제적 문제(13%), 의료사고로 인한 난동이나 폭력적 진료방해(3%), 의료소송 발생(2%)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설문조사는 은퇴 연령, 무과실 보상 시행 후 분만업무 지속여부, 분만취약지 근무 의사 등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40대 산부인과 의사들의 은퇴 희망 연령은 54.4세, 30대는 46.1세였다. 이는 성별로도 차이가 나 남자는 55.9세, 여자는 46.2세로 나타났다.
내년 4월 시행예정인 “무과실 보상제도가 시행돼도 계속 분만을 하겠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103명의 산부인과 전문의가 분만을 그만두겠다고 대답하였으며, 51%는 고민 중이라고 응답했다.남자는 분만을 그만두겠다고 대답한 경우가 22.8%를 차지했고 여자는 30%로 다소 높았다.
학회는 “강한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 및 의료소송의 위험성 등이 분만 기피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특히 젊고, 여자일수록 보호자의 난동 및 협박 등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육아의 부담 등을 이유로 분만을 기피하고 분만의사로서도 조기 은퇴를 계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결과는 최근 수 년간 우리나라 산부인과 전공의 지원자의 80~90%가 여의사인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분만 담당 산부인과 의사의 수의 급격한 감소를 야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나라 산부인과 전공의 지원율은 2006년 이후 ‘7년 연속 미달’로 정원의 약 60~70%만이 충원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지원자 가운데 중도 포기자가 많아 연도별 산부인과 전문의 배출 수는 2000년~2004년 240~270명선에서 최근 100명 미만으로 감소했다. 올해 배출된 신규 산부인과 전문의는 90명이다.
또 최근 수년간 증가한 산부인과 의원의 폐업이나 분만 포기로 인한 분만실 폐쇄 현상은 이미 국가적인 분만시스템의 붕괴를 초래하고 있다. 전국의 시군 지역의 20%가 분만병원이 없는 소위 ‘분만취약지’다. 최근 정부가 시도하고 있는 분만취약지 지원사업의 의도는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실제로 분만을 담당할 산부인과 전문의 및 관련 인력과 시설이 충분하지 않는 한 사업의 효과는 미지수인 형편이다. 더욱이 불가항력적인 분만사고까지도 의료진이 책임을 분담하라는 의료분쟁조정법의 시행이 내년 4월 예정돼 있어서 분만을 바라보는 산부인과 의사들의 시선은 더욱 암울해지고 있다.

산부인과 의사들이 분만을 꺼리는 이유
1. 보호자의 난동 및 협박
2. 육아 부담
3. 분만의사로서의 스트레스
4. 분만병원 운영의 경제적 어려움
5. 응급상황 대처능력 및 백업 시스템(back up system) 부재
6. 의료소송 당할 위험성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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