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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표적치료제 한계 극복할 새로운 내성기전 규명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2-08-16 15:05:25
  • 수정 2012-08-22 17:4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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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아산병원 폐암센터, 콜롬비아대학·UC샌프란시스코 공동연구 … ‘네이처 제네틱스’ 게재

폐암 표적치료제 복용으로 생기는 내성의 원인이 국내 폐암연구팀에 의해 새롭게 밝혀져 내성 문제를 최소화한 암 표적치료제 개발이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표적치료제란 정상세포는 그대로 두고 암세포만을 공격하는 항암치료제로 암 치료에 획기적인 진전을 가져왔지만 약에 대한 내성이 쉽게 생기는 한계점을 갖고 있다. 내성이 생기는 중요한 기전 중 하나는 치료제가 암세포 증식 신호를 차단하면 스스로 다른 신호경로를 찾아내 세포증식을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이런 우회 경로에 대한 꾸준한 연구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알려진 것이 많지 않았다.

이재철 서울아산병원 폐암센터 종양내과 교수(사진)팀은 콜롬비아대, UC샌프란시스코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AXL‘이라는 인산화효소수용체가 폐암 표적치료제에 대한 내성발생과 연관이 있다는 새로운 기전을 밝혀냈다고 16일 밝혔다.
AXL은 인산화효소수용체의 한 종류로 세포의 외벽에서 외부 신호를 받아 세포의 증식과 분화, 소멸, 암 생성 등에 관여하는 매우 중요한 단백질군이다.
연구 대상이 된 표적항암제는 폐암의 바이오마커(생체지표)인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세포내에 자극을 전달하는 중요한 단백질 수용체) 표적치료제인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레사’와 로슈의 ‘타쎄바’로 주로 비소세포성폐암 환자에게 쓰인다.
그동안 폐암 표적치료제의 내성기전으로 ‘T790M’과 ‘MET’ 두 종류가 확인됐지만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내성 기전이 많이 있어 이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었다.

표적치료제로 암세포 증식 신호 차단시 스스로 ‘우회로’ 찾아 내성 생기는 과정에 ‘AXL’ 활성화 관여 확인

이번 연구에서 이 교수팀은 ‘AXL’ 유전자를 변형시킨 암세포와 동물실험을 통해 ‘AXL’이 내성을 일으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한 후 비소성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이를 입증했다. 실제 비소세포성폐암을 앓는 43~80세 환자 총35명을 대상으로 대표적인 폐암 표적치료제인 ‘이레사’와 ‘타쎄바’를 투여한 후 내성이 생긴 환자들의 조직에서 ‘AXL’의 활동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내성 전후를 비교해 본 결과 총 35명의 내성 보유 환자군에서 7명의 환자(20%)가 ‘AXL’ 양성반응을 보였고 그 중 2명의 환자가 기존에 내성기전으로 밝혀진 ‘T790M’에도 함께 내성반응을 보여 결국 ‘AXL’이 내성의 또 다른 원인임을 밝혀냈다.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세포내에 자극을 전달하는 중요한 단백질 수용체인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에 돌연변이가 생기게 되면 ‘티로신키나제(tyrosine kinase)’가 비정상적으로 과활성화되고, 이상신호를 전달해 암이 발생하며 빠르게 증식하게 된다. 최근 흡연을 하지 않는 여성 환자에서 생기는 폐암이 점차 늘어나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데 EGFR의 돌연변이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용 중인 폐암 표적치료제는 바로 EGFR의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하고 있어 이러한 표적을 지닌 환자에서는 높은 치료 반응을 보여 주고 있다.
하지만 처음에 반응이 좋더라도 대부분의 환자에서는 평균 1년 정도가 지나면 내성이 발생해 병이 다시 악화되기 때문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매우 중요한 연구과제로 떠올랐다.이런 측면에서 새로운 내성 원인을 찾아낸 이번 연구는 그동안 절반 정도 밖에 밝혀지지 않았던 내성기전 영역을 확대시키면서 의료·제약업계의 숙원인 내성문제 해결에 한걸음 전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상위 서울아산병원 폐암센터 교수는 “이번 공동연구를 통해 밝혀진 내성기전인 ‘AXL’과 기존의 ‘EGFR’ 신호를 동시에 차단하는 치료제를 개발하면 암을 더욱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며 “현재 서울아산병원은 ‘AXL’과 관련된 표적치료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 학술지 중 하나인 ‘네이처 제네틱스’ 최근호에 게재되었다.

☞ 용어설명

상피성장인자수용체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EFGR)
세포내에 자극을 전달하는 중요한 단백질 수용체이다. 상피성장인자수용체는 상피 성장 인자를 인지하여 티로신 카이나제를 통해 세포 내 여러 신호전달 스위치 역할을 한다. 티로신 카이나제는 외부에서 신호를 받으면 구조 변화를 통해 서로를 인산화시킴으로서 세포내 신호를 전달한다. 상피성장인자수용체의 발현은 세포 증식, 세포자멸사의 억제, 혈관 생성, 그리고 전이와 같은 암 발생과 연관된 여러 가지 세포 과정들과 연관되어 있다.

티로신 카이나제 (tyrosine kinase)
암세포의 성장, 분화에는 신호 전달 경로와 관련한 효소가 작용하는데 인산화 효소인 티로신 카이나제(tyrosine kinase)가 중요한 매개 효소이다. 우리 몸 안에 단백질세포는 기본적으로 티로신 카이나제로 인산화되어 세포 내 신호전달, 성장, 분열, 사멸을 조절하게 되는데 마치 ‘스위치’처럼 이 신호를 ‘켰다’ ‘껐다’ 하게 된다. 그런데 인산화 과정에서 인산화효소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신호가 켜진 상태로 남아 과도한 세포증식으로 암이 발생하게 된다.

서울아산병원 폐암센터 이재철 교수.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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