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경희대병원 연구팀이 고추에서 추출한 캡사이신 한방 외용제가 목통증을 완화하는 효과를 입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병원 웰니스센터 센터장 송미연 교수와 조재흥·김고운 교수 연구팀은 고추(한약명 고초, 苦椒)에서 추출한 매운맛을 내는 성분 캡사이신(Capsaicin) 외용제가 경추근막통 관련 통증과 우울증을 개선하는 효과를 입증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3개월 이상 만성적인 목 통증을 보인 경추근막통증 환자 남녀 57명을 대상으로 30명에게는 견정혈(어깨 가장 위 부분의 혈, 肩井穴)에 고초 추출물 외용제를, 대조군인 27명에게는 고초 추출물 성분이 없는 외용제를 사용해 비교했다. 4주간 치료 전·후의 환자 통증, 기능장애지수, 우울지수, 삶의 질 등의 지표를 평가했다.
경추근막통은 목 주변 근육들의 근막 발통점(통증 유발의 원인, trigger point)에 의해 발생되는 목의 통증이다. 3개월 이상 만성적인 목 통증이 지속되고 다른 검사로도 병명이 밝혀지지 않거나, 과거 목 부위의 부상·심하게 삐끗한 경험이 있다면 경추근막통을 의심해야 한다.
연구팀이 고초 추출물 외용제의 치료 효과와 안정성을 비교한 결과, 추출물 외용제를 사용한 환자군과 성분이 없는 외용제를 사용한 환자군 모두에서 유의하게 통증이 감소했다. 고초 추출물 외용제 그룹의 치료 효과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통증뿐만 아니라 우울 증상이 호전돼 삶의 질 개선에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송미연 센터장은 “고초 추출물을 이용한 한방 외용제가 만성적인 목통증의 원인이 되는 경추근막통증의 다양한 신체적 증상과 심리 상태에도 영향을 미쳐 삶의 질을 개선시킨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혈 부위에 적용되는 자극이 통증 감소에 중요한 영향을 주고 침이나 추나요법을 통한 지속적인 자극도 통증을 감소시키는 데 영향을 준다”며 “앞으로 효율적인 목 치료 대안으로 다양한 한방 치료법을 적용할 수 있고, 근골격계 통증 환자에 대한 약물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효과가 검증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존의 먹는 한약에서 향후 다양한 한약재 제형 개발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강동경희대병원과 지난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미국 스탠포드대병원 웰니스센터와 공동으로 수행했다. 이번 연구를 시작으로 활발한 연구 교류를 펼칠 예정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PAIN MEDICINE’지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