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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혹서기 과도한 냉방기기 사용…두통·설사·근육통 등 ‘냉방병’ 유발
  • 홍은기 기자
  • 등록 2012-08-08 18:34:54
  • 수정 2012-08-10 15: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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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한 여름나기 위해 체온유지·환기·필터청소 등으로 예방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9월말까지 무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기상청이 예보하고 있어 여름철 건강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밤낮으로 그치지 않는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가정집은 물론 사무실, 식당, 자동차, 대중교통 등에서 선풍기, 에어컨을 장시간 사용하고 있어 추위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 온도가 높은 실외에 있다가 낮은 온도인 실내에서 갑자기 들어와 오래 있으면 우리 몸은 급격한 온도 차에 적응하지 못해 냉방병을 유발한다. 냉방병은 두통, 전신피로감, 소화불량, 설사, 근육통, 관절통, 뼈통증, 생리통 등 여러 신체적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혹서기에 폭염을 피하는 건강관리도 중요하지만 과도한 냉방기기의 사용도 피해야 한다. 건강한 여름을 나기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냉방병 예방요령과 증상에 대해 알아보자.

냉방병, 급격한 온도차와 바이러스 감염 등이 복합적 원인

냉방병(냉방증후군)은 한 가지 원인에 의해 일어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냉방기구 사용에 따라 실내와 외부의 온도가 5도 이상 차이가 나면 자율신경계에 기능 이상이 발생해 체온 유지나 위장 운동기능이 잘 조절되지 않는 건강상의 이상 반응을 일으킨다.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밀폐된 공간에 오랜 시간 있으면 인체가 실내공기에 포함된 여러 가지 유해물질과 병원균에 높은 농도로 지속적으로 노출돼 면역력이 떨어지고 세균이나 바이러스균에 의한 감염이 나타날 수 있다. 냉방병의 원인균중 하나인 레지오넬라(legionella)균은 에어컨 냉각수에서 자라다가 가동과 함께 세균이 공기 중에 퍼져 인체를 감염시키고 호흡기나 전신 증상을 일으킨다.

두통·소화불량·생리통·인후통·근육통 등 다양한 증상 유발

냉방병에 걸리면 두통, 피로감, 근육통, 어지러움, 메쓰꺼움, 집중력 저하 등 전신증상과 소화불량, 복부팽만감, 복통, 설사를 동반하는 위장증상이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다. 메스꺼움과 구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어깨, 팔다리가 무겁고 허리가 아픈가 하면 몸에 한기를 느끼고 식은땀을 흘리기도 한다. 여성의 경우 생리가 불규칙해지고 생리통이 심해지기도 한다.
레지오넬라균에 의한 감염은 기침, 인후통 등 호흡기증상과 근육통, 미열 등 전신증상을 일으킨다.냉방 기구를 장시간 사용하게 되면 냉방기의 제습기능으로 인해 습도가 저하되어 눈물, 콧물 등의 점막 자극증상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여름감기’와 헷갈리는 ‘냉방증후군’… 방치하면 폐렴 위험

냉방병은 레지오넬라균, 감기는 감기바이러스의 감염으로 인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감기는 목이 아프고, 열이 나고, 기침과 콧물이 나는 ‘호흡기증상’이 주된 반면 냉방병은 감기와 비슷한 재채기, 콧물, 두통 증상에서부터 손·발·얼굴 부음,피로감,권태감 등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냉방병으로 몸이 붓는 것은 냉방으로 주위 온도가 내려감에 따라 몸에서 발산되는 열을 막기 위해 혈관이 수축되는 것과 동시에 외부로 발산된 열만큼 몸에서는 또 열을 계속 생산하기 때문이다. 이로써 몸이 쉽게 붓고 피로를 느끼며, 졸리고, 권태감을 느끼게 된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소화불량이나 인후염이 생길 수 있다. 냉방병은 감기와 마찬가지로 호흡기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이럴 경우 호흡기 바이러스나 세균에 더 쉽게 감염될 수 있고 심하면 폐렴까지 생길 수 있다. 면역기능이 약한 아이, 여성, 고령자나 몸이 허약한 사람은 규칙적인 휴식과 운동으로 면역력을 유지 하는 것이 좋다.

하루종일 에어컨 바람에 뼈·근육·관절·인대·허리에도 통증

신체 기능이 여름기온에 맞게 적응된 상태에서 지나치게 차가운 환경이 지속됐을 때는 ‘뼈 냉방병’이 발생한다. 에어컨을 사용하는 실내에 오래 있으면 건조한 냉기가 뼈 속 깊이 파고들어 말초혈관이 급속히 수축되면서 혈액순환 이상이 발생하고 관절이 뻣뻣하게 굳는 경직현상이 나타난다. 관절 주변 근육이 위축되고 뼈와 뼈 사이의 마찰을 줄여주는 윤활유 역할을 하는 관절액이 굳기 때문이다.
냉기가 몸에 직접적으로 닿으면 몸의 근육이 경직되고 밸런스가 깨지는데 경직돼 있는 근육과 혈관이 냉방시설에 노출되는 상황이 반복될수록 관절통증이 심해진다. 이런 증상은 근육과 뼈가 약한 여성일수록, 나이가 많을수록 조심해야 한다. 뼈와 인대, 관절, 디스크가 퇴행하면서 실내외 또는 냉방 여부에 따른 큰 온도 차에 의해 통증에도 민감해지기 때문이다.
여우진 바른세상병원 원장(정형외과)은 “잠잘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냉방기기의 바람이 얼굴에 닿지 않게 하기 위해 몸통으로 바람을 맞는데 이럴 경우 밤새도록 근육과 장기가 쉬지 못하고 몸의 근육이 경직되고 밸런스가 깨져 깊은 수면을 취하기 어렵고 근육과 혈관이 다음날 낮 시간에도 고스란히 냉방시설에 노출되는 상황이 반복돼 관절통증이 심해진다”고 말했다. 열대야로 인해 지속적으로 밤잠을 설칠 때에도 통증억제호르몬(엔도르핀) 분비가 떨어져 평소보다 통증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과도한 냉방과 목소리 과용이 ‘목소리 냉방병’ 부른다

냉방기기에 성대가 장시간 노출되면 목이 건조하고 붓는 ‘목소리 냉방병’이 일어날 수 있다. 2차적으로 세균에 감염되면 목에 무언가 낀 듯한 이물감으로 잔기침이 나고 목소리가 변해 말할 때 목에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더욱이 밤낮으로 계속되는 무더위에 24시간 냉방하고 런던올림픽 열기에 목소리가 쉴 정도로 성대를 혹사시켜가며 응원 목소리를 높이면 목소리 냉방병을 호소하는 이가 늘기 마련이다.
성대는 V자 모양의 한 쌍의 근육으로 돼있는데 성대 점막은 항상 촉촉한 상태를 유지해야 건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성대가 건조하면 세균에 쉽게 감염되고, 건조한 상태의 성대를 무리하게 진동시켜 소리를 내다보면 성대가 붓거나 성대에 굳은살(결절)이 생길 수도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피곤하고 목이 까칠하며 잔기침에 말하기조차 어려운 목소리 냉방병은 적절한 환기, 습도 조절, 철저한 에어컨필터 관리를 통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실내·외 온도 차 5도 이내로 줄여야…실내 습도는 50% 안팎 유지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체온유지’가 가장 중요하다. 냉방기기에 하루 종일 노출되는 경우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실내에서도 가벼운 가디건 등을 걸치는 게 좋다. 에어컨이나 선풍기의 바람이 몸에 직접적으로 향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평소 요통이나 관절통이 있으면 그 부위에 복대나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도 요령이다. 귀가해서는 이열치열(以熱治熱) 효과를 노려 어깨나 허리 등 통증이 주로 나타나는 부위에 반신욕이나 온찜질을 해주어 관절 혈액순환을 도와야 한다.

냉방병으로 인한 두통, 감기, 근육통과 같은 통증에는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 단일성분의 해열진통제를 복용하는 게 좋다. 아이가 냉방병에 걸리게 되면 심하게 보채거나 잡아당기는 행동을 보이며 심해지면 고열, 배탈, 설사 등과 같은 증상과 함께 탈수 증세를 보이게 된다. 또, 감기에 걸리면 대부분 열이 나는데 열감기는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나중에 심장이나 콩팥에까지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감기 증상을 보이며 열이 많이 날 때는 바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은 “냉방병이나 감기로 인해 아이에게 열이 심하게 날 때는 열성경기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우선 아기 열 내리는 방법으로 어린이용 해열제를 복용시키고, 탈수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소아청소년과를 찾아가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미리 어린이용 해열제를 상비약으로 준비해두는 게 좋다. 간혹 공복에 아이에게 약을 먹이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애만 태우며 해열제 복용을 늦추는 엄마들이 있는데, 아세트아미노펜 단일성분의 해열진통제는 야간을 포함한 공복에 투여해도 괜찮다. 어린이용 해열제는 연령이 아닌 아이 몸무게에 따라 용량을 맞춰 먹인다. 열이 내려가지 않는다고 곧바로 다른 해열제를 복용시키면 과다복용의 위험이 있으므로 6시간 정도의 간격을 두고 먹여야 한다.
최민규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어린 아이가 찬바람을 많이 쏘이면 몸의 조절 기능이 떨어져 냉방병에 걸리기 쉬울 뿐 아니라, 호흡기내에서 불순물을 걸러내는 섬모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유아 열감기에 걸리기도 쉽다”며 “다만 크게 보면 폭염기에는 더위에 아이를 노출시키기 보다는 에어컨을 사용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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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을 가동해 시원해진 실내와 더운 바깥을 자주 왕복하면 냉방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야외와 실내의 온도 차이가 5도를 넘지 않도록 한다. 냉방기기는 1~2시간에 한 번씩 작동을 멈추고 환기시켜 실내공기를 쾌적하게 한다. 가능하면 맞바람이 통하도록 문을 열어 실내공기를 외부 공기와 완전히 맞바꾸는 게 좋다.
냉방기기로 건조해진 실내 습도를 젖은 수건이나 잎이 넓을 식물을 실내에 배치해 습도를 40~60%정도로 유지하면 냉방병을 예방할 수 있다. 에어컨필터 관리만으로도 냉방병 예방이 가능하다. 에어컨을 작동 전 10분 정도 송풍기능을 사용해 에어컨 내부의 물기를 말리고, 필터는 먼지·곰팡이·세균의 노출이 쉽기 때문에 1~2주일에 1번 정도 물로 깨끗이 씻어 말린다. 이때 부드러운 솔로 안팎을 꼼꼼히 닦아야 필터에 달라붙은 먼지가 완전히 제거된다.

성대 보호를 위해 성대가 에어컨이나 선풍기 등의 바람이 직접 쐬지 않도록 한다. 비염이나 축농증 때문에 코가 막혀 입으로 숨을 쉴 때가 많다면 잠 잘 때 주의한다. 목소리에 이상이 느껴지면 목은 물론 몸도 2~3일 정도 휴식을 취하고 그래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주형로 하나이비인후과병원 두경부클리닉 박사는 “한밤부터 새벽까지 이어지는 올림픽 응원에서 술이나 기름진 음식 대신 생수와 과일로 야식을 대신하는 게 좋다”며 “술이나 기름진 음식은 성대를 건조하게 하고 목소리를 크게 내게 만들어 성대가 쉽게 피로해진다”고 말했다. 성대 점막이 촉촉하게 유지되도록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고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을 많이 먹어 성대의 피로회복을 돕는 게 좋다.자기 전에는 연한 소금물로 목을 헹구는 가글링을 하는 것도 좋다.
아침에 일어나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면 후두 마사지로 성대 근육을 풀어준다. 후두마사지는 목을 뒤로 젖힌 상태에서 흔히 목젖이라고 부르는 갑상연골 좌우에서 2~3㎝ 위 부위를 엄지와 검지로 살짝 눌러 아래위로 쓸어내리거나 작은 원을 그리듯 마사지하는 것이다. 한 번에 5~10분 정도 한다. 후두마사지를 하면 성대근육이 이완돼 목소리가 안정되고 또렷해진다.

통증억제 호르몬인 엔도르핀 생성을 위해 충분한 수면도 중요하다. 잠들기 전에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 잠자리에 들면 관절 통증도 예방하고 숙면에도 도움이 된다. 잠잘 때 목을 보호하기 위해 6~8㎝정도의 낮은 베개를 사용하고 다리가 심장보다 높게 위치하면 혈액순환이 좋아져 통증과 피로를 줄일 수 있다.
여우진 원장은 “냉방 관절통이 발생했을 때 대부분 휴식이나 따뜻한 찜질만 정성스럽게 해도 쉽게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지만 평소 척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골다공증 등 만성 근골격계 질환이 있는 경우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드물게는 수술까지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한번 생긴 통증이 1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심해지면 꼭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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