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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폭염, 염증반응 활성…당뇨병·심근경색 사망률 상승
  • 홍은기 기자
  • 등록 2012-08-02 21:03:13
  • 수정 2012-08-10 09:3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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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혈관 순환 지장, 당뇨·심장병 환자 ‘주의’

여름철 높은 온도는 노약자와 만성질환자의 건강을 위협한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는 최근 370만명을 대상으로 여름기온과 사망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 기온이 평균치보다 1도 높을 때 심근경색증과 당뇨병 사망위험도가 약10% 상승한다고 밝혔다. 폭염에 노출되면 몸 안에서 염증 반응이 강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폭염에 수 시간 노출된 경우 핏속의 염증수치(C-Reactive Protein, CRP)와 심장부담 지수수치(B-type Natriuretic Peptide, BNP)가 약6% 증가한다. 이들 수치가 올라가면 피가 끈적거리고 심혈관 순환에 부하가 걸려 심장병이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던 사람은 조금만 무리해도 관련 증상이 순식간에 악화할 수 있다.
폭염이 심혈관계에 주는 부담은 갑작스러운 갈증을 느끼게 하고 혈액 순환을 더디게 만들어 다량의 소금을 한꺼번에 섭취한 것과 같다. 일반적으로 체온이 올라가면 굵은 땀을 내고 피부 혈관을 확장시켜 체온을 떨어트린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체온조절 능력이 쇠퇴하고 체중 대비 체내 수분 함유량도 적어 체내 심부 체온이 0.3도만 올라가도 생리적 신진대사 효소 활동이 둔해져 정신이 쉽게 혼미해진다.
심장병을 앓는 환자에게도 여름철 무더위는 독과 같다. 폭염에 노출되면 체온조절 중추는 말초혈관으로 가는 혈액량을 늘려 상대적으로 심장으로 돌아오는 정맥피를 감소시키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심장은 더 빨리 뛰어 무리를 준다. 이로 인해 여름철 열사병이나 일사병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따라서 햇볕이 강한 시간대에는 무리한 활동을 멈추고 물놀이 등을 할 때 수시로 몸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스트레스에 예민한 심장병 환자는 휴가철 이동하는 사이사이에 휴식을 취하고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충분하게 쉬어야 한다. 여행 시 심장질환 치료제 니트로글리세린(nitroglycerin) 등 복용약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 열로 인한 심장발작은 위급상황이기 때문에 열이 심하면 모든 활동을 멈추는 것이 좋다.
여름철에는 혈당이 20~30㎎/㎗ 정도 높아지고, 운동량이 부족한 사람은 50~60㎎/㎗까지 올라간다. 빙과류, 탄산음료, 과일 등의 섭취가 늘면 당분이 지나치게 흡수돼 혈당치가 더욱 높아진다. 식중독이나 설사로 인한 탈수도 혈당을 상승시킨다. 이렇게 되면 심근경색증을 유발할 위험이 커지는데 당뇨병이 있는 경우 남자는 정상인보다 2~3배, 여자는 6배나 높다.
여름에는 당뇨병 환자의 부주의와 면밀하지 못한 혈당관리로 인해 동맥경화증으로 돌연사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응급상황에 대한 지식 습득과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고 일반적인 식사요법, 운동요법, 약물요법, 혈당관리 등을 철저히 실천해야 한다. 다양한 영양소로 적절한 열량을 섭취하고 입맛이 없더라도 식사는 거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가급적 장시간 햇볕에 노출되는 것을 피한다. 당뇨병 환자가 무더위를 이기겠다고 고집 부리는 것은 좋지 않다. 높은 온도는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키고 수분과 전해질의 공급을 방해해 선풍기나 에어컨 등을 적절히 이용하는게 낫다. 다만 냉방시설을 장시간 사용하는 것은 생체리듬이 깨지기 쉬우므로 주의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바람직하지만 갈증을 느끼기 전 수분을 공급해 탈수를 막아야 한다. 당분이 많은 과일이나 스포츠음료보다 시원한 냉수나 보리차를 자주 마셔주는 것이 좋다. 휴가철 바다나 산에서는 반드시 양말을 신어 발을 보호해야 한다. 당뇨환자는 감각신경이 둔해져 상처를 입고 피가 나도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자칫 상처에 괴사가 일어나 발을 절단해야 하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
조경환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무더운 여름에 노약자나 만성 질환자들은 실신할 가능성이 높고 낙상이나 사고 위험에 빠지기 쉽다”며 “갈증을 느끼기 전 찬물을 지속적으로 조금씩 먹어서 체온을 떨어트리고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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