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에 흔히 처방되는 안지오텐신 Ⅱ 수용체 차단제(ARB: Angiotensin Ⅱ Receptor Blockers) 계열 약물 중 텔미사르탄(telmisartan, 제품명 미카르디스·프리토) 성분이 다른 ARB 약물에 비해 고칼륨혈증(hyperkalemia)의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박래웅 아주대 의대 의료정보학과 교수가 이끄는 공동연구팀(박인휘 신장내과, 신승수 호흡기내과, 임홍석 순환기내과, 이숙향 약학대 교수)은 지난 2004년부터 2010년까지 7년간 아주대병원 환자 6,992명의 처방을 분석한 결과, 텔미사르탄의 고칼륨혈증 빈도가 다른 ARB 약물에 비해 유의하게 낮음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약물간 비교를 위해 연령, 성별, 고칼륨혈증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보정했다. 고칼륨혈증과 관련 있는 요소는 기저 칼륨치, 심부전, 신부전, 당뇨유무, 병용투여약물(베타차단제, ACE 저해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이뇨제)의 유무다. 보정 전 텔미사르탄의 고칼륨혈증 발생 위험도는 0.54(95% 신뢰구간 0.41~0.71), 보정 후 고칼륨혈증 발생 위험도는 0.67(95% 신뢰구간 0.51~0.89)로 다른 ARB 약물 수치에 비해 낮았다.
입원 환자에서 ARB 전체에 대한 고칼륨혈증(혈청 K+>5.5mEq/L)의 발생율은 5.4%(1.8건/인년)였다. 약물별로 분석한 결과 텔미사르탄의 경우 4.2%(1.1건/인년)인 반면 다른 ARB 약물은 5.3~7.5%(1.7~2.5/인년)로 뚜렷한 차이를 나타냈다.
텔미사르탄 외 다른 ARB 계열에 포함된 약물별 분석결과는 올메살탄(제품명 올메텍) 5.3%(1.7건/인년), 칸데살탄(제품명 아타칸) 5.5%(2.1건/인년), 로잘탄(제품명 코자) 5.5%(1.8건/인년), 발잘탄(제품명 디오반) 5.9%(2.0건/인년), 이베살탄(제품명 아프로벨) 6.5% (2.1건/인년), 에프로살탄(제품명 테베텐) 7.5%(2.5건/인년) 등이었다.
박래웅 교수는 “ARB 계열 약물간 부작용 차이를 분석한 결과 약물별로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텔미사르탄을 제외한 타 약물들 간에는 통계적으로 두드러진 결과를 나타내지 않았다”며 “아주대병원 입원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므로, 외래환자나 다른 병원자료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올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결과는 미국 심혈관약물저널(American Journal of Cardiovascular Drugs) 1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