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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이 유전자 변질 때문이라는데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2-07-26 17:19:33
  • 수정 2013-04-19 11: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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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만의 숨겨진 원인과 대처법 … 항산화제, 크롬 복용하면 다이어트에 도움

노출의 계절인 여름을 맞아 다이어트에 열중인 사람이 많다. 현대사회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떠오르는 ‘무거워진 지구’. 비만이 만병의 근원으로 대두된지 이미 오래고, 먹을 것이 풍부해지고 신체활동을 늘릴 방법이 없는 생활환경을 개선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애를 써도 ‘비만 초과 사회’를 개선하기 힘들 전망이다. 미국 듀크대 의대 에릭 핀켈슈타인 교수는 이대로 가면 2030년에 미국 인구의 42%가 비만에 빠지고 이에 따른 치료 및 사회적 비용도 20년간 660조원이 더 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도 상황이 녹록치 않다.
비만은 그저 뚱뚱해서 답답해보인다는 외면적인 문제에 그치지 않고 성인병과 우울증 등 신체·정신 건강 전반에 걸쳐 이루 헤아릴 수 없는 피해를 끼치므로 비상등을 켜야 한다. 강재헌 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비만한 사람 100명중 50명이 자기 체중을 10㎏ 감량하는데 성공하지만 1년 뒤에도 이를 꾸준히 유지하는 사람은 10명 남짓에 불과하다”며 “유전자 변질, 장내세균, 정신건강, 운동부족 등 비만 해소를 방해하고 심화시키는 다양한 요인에 대해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만이 유전자의 변질 때문이라고?

우선 유전자의 변질이다. 유전자가 변하면 세포의 기능이 떨어지고 비만이 초래될 수 있다. 유전자가 좋지 않은 방향으로 변하면 비만과는 상관없어 보이는 놀라운 병적 변화들이 나타난다는 게 잇따라 밝혀지고 있다. 비만하면 인체의 세포 재생능력도 떨어져 간세포의 경우 비만한 사람들에 비해 재생력이 현저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연구돼 있다.
비만한 사람에서는 당뇨병, 고혈압, 동맥경화증을 유발하는 수많은 종류의 유전자가 변질된다는 사실도 여러 연구에서 밝혀진 바 있다. 면역체계를 유지하는 백혈구 가운데 T-임파구를 만드는 유전자의 세포 재생능력이 저하되면 암세포를 죽이는 기능이 약하돼 암 발생률이 높아질 수 있다. 비만으로 정상세포의 재생능력이 떨어진데다 면역기능 저하로 암세포를 제어할 수 없으면 암이 기승을 부릴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체중조절에 관여하는 유전자 가운데 가장 많이 알려진 게 렙틴(leptin)유전자다. 이 유전자가 만드는 렙틴이라는 생체조절물질은 지방의 연소를 촉진하고 식욕을 억제해 비만을 억누르고 혈당을 떨어뜨리는 작용을 한다. 아디포넥틴(adiponectin) 유전자가 생산하는 아디포넥틴은 지방세포에서 방출되는 호르몬으로 당뇨병 동맥경화증 비만 등의 예방에 중요한 기능을 한다.염증을 차단하는 성질을 지녀 혈관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아주고 콜레스테롤과 혈당을 조절한다. 아디포넥틴이 결핍되면 비만, 인슐린 저항성(인슐린이 분비되나 수용체에서 효과적으로 작용하지 않음), 당뇨병, 동맥경화증 등 대사증후군이 나타난다. 비만한 사람에서는 이런 유전자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지 않음이 여러 연구논문에서 밝혀졌다. 렙틴 유전자 또는 렙틴수용체 유전자에 결함이 있으면 지방세포 속에 지방이 과잉 축적돼 비만 상태가 된다.



장내 세균 종류에 따라 비만을 좌지우지

뚱뚱한 사람이 많이 가지고 있는 악성지방세포는 독소와 스트레스에 의해서 생성된다. 악성지방세포가 가진 유전자를 ‘비만유전자’라 하는데 체중감량에 성공한 사람 중 97%가 2~3년 후에 다시 살이 찌는 원인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장내세균이 어떤 종류로 구성돼 있는지에 따라서도 비만이 좌우된다. 장내세균은 98%가량이 피르미큐테스문(Firmicutes門:Clostridium,Eubacterium,Fusobacterium,Lactobacillus,Streptococcus 등)과 박테로이데테스문(Bacteroidetes門:Bacteroides 등)에 속한다.그런데 미국 워싱턴대의 제프리 고든 박사는 2006년에 비만한 사람은 피르미큐테스문 세균의 비중이 90%이상이고 박테로이데테스문 세균은 3%선에 불과하다는 내용을 세계적 과학잡지인 ‘네이처’에 발표했다.피르미큐테스문 세균이 소화가 잘 안되는 음식을 잘게 분해,소장에서 흡수되기 쉬운 당과 지방산으로 변화시키므로 비만을 조장한다고 설명했다.반면 비만 환자가 1년 동안 저지방 저탄수화물 음식을 먹으면 체중이 줄고 박테로이데테스문 세균이 20%선(정상체중인 사람은 30%선)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따라서 아무리 운동과 다이어트를 해도 체중이 줄지 않고 물만 먹어도 살찐다는 사람은 장내세균의 종류를 검사해볼만 하다.

음식중독증’ … 비만은 정신질환, 다이어트하면 금단증상 있어

비만은 정신질환이기도 하다.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과 교수는 “음식에 대한 갈망이 지나쳐 일종의 ‘음식중독증’으로 봐야 한다”며 “약물중독과 마찬가지로 약물을 끊을 때 나타나는 금단증상처럼 다이어트를 하면 불쾌감이나 부정적인 스트레스를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약물중독자의 뇌는 ‘넘치면 비우고 모자라면 채우는’ 자율적인 보상기전이 고장났는데 비만한 사람도 유사하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비만한 사람은 지방을 태워 열로 발생시키는 갈색지방세포가 적고 지방을 저장하는 흰색지방세포가 상대적으로 많다. 평소 운동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지방을 섭취하고 노화가 진행된 탓이다.꾸준히 운동해야 하는 이유다. 지방세포도 암세포와 마찬가지로 신생혈관을 만들어내 자기세력을 넓혀간다.

다이어트를 위한 고차원 영양 레시피

비만을 유전자 변질의 관점에서 보면 유전자가 깨지지 않도록 보호하는 게 필요하다. 권용욱 에이지클리닉 원장은 “안토시아닌, 비타민C,E 등의 항산화제로 유해활성산소에 의해 세포핵내 DNA가 손상되는 것을 막으면 노화방지는 물론 간접적으로 비만을 개선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토시아닌 연구에 몰두해 온 대산 천연물과학폴란드 바르샤바의대 마렉 나루세비츠 교수(심혈관내과)는 “강력한 항산화성분인 안토시아닌은 갈색지방세포의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비만세포의 신생혈관 생성을 억제해 비만 및 대사증후군 개선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안토시아닌은 아로니아베리(블랙초크베리)·블루베리·복분자 등 베리류와 가지,적포도,체리,퍼플콘(스페인 원산 보랏빛 옥수수) 등에 풍부하다.
비만을 유발하는 장내세균의 분포를 개선하기 위해 기능성 유산균이 도움이 된다. 비만 또는 대사증후군을 보이는 사람은 인슐린 감수성이 떨어지므로 희소 미네랄인 크롬을 복용하는 게 추천된다. 섬유질은 지방의 체외배출을 돕고 동맥경화를 개선하며 유산균의 좋은 먹이가 되므로 하루에 210g의 채소나 과일 섭취가 권장된다.210g은 작은 접시로 7개 분량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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