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의료장비를 활용한 진단검사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복부 조영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진단’ 건수의 증가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3일 2007~2011년 최근 5년간 복부조영 CT 촬영검사 내역을 분석 결과 총 촬영 건수는 지난해 약 76만9000건, 금액은 1064억원 수준으로 전년에 비해 건수는 34%, 진단검사금액은 22.5%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진료비가 많이 지출되는 10대 진료항목 관련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에서 시행된 전체 CT 검사건수의 증가율이 최근 5년간 연평균 4.6% 늘어난데 비해 복부조영 CT 건수의 증가율은 매우 큰 것으로 분석됐다.
연간 적어도 한번 이상 복부조영 CT를 촬영한 환자 수는 지난해 약 62만명으로 나타났다. 복부조영 CT를 촬영한 환자 수 증가율은 지난해 대폭 급증했다. 2010년까지는 증가세가 11% 안팎이었으나 작년에는 30%를 넘어섰다. 성별로는 남성은 32.1%, 여성은 34.0%로 여성 환자의 증가세가 다소 높았다. 연령 구간별 건수 증가율도 0~19세 구간을 제외하고 30%이상으로 높았다. 성별 촬영건수는 지난 5년간 남녀 각각 50% 수준으로 대등했으나 지난해에는 남성의 촬영건수가 여성에 비해 1~2% 포인트 정도 높았다.
복부조영 CT 촬영으로 인해 발생한 검사비는 2007년 625억원이었으나 작년에는 1063억원으로 약 59%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전체의 63.8%인 670억원이 외래에서 발생했다. 전년 대비 검사비 금액 증가율은 22.5%로 입원 검사비는 19.5%인데 비해 외래 검사비는 25.0%로 더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복부조영 CT촬영 검사 금액 중 종합병원이 47% 전후로 가장 많이 차지했고, 다음으로는 상급종합병원(대학병원)에서 36% 정도였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전년 대비 34.1%로 크게 증가했다.
이같은 복부조영 CT촬영의 증가는 위암, 결장암, 급성충수염(맹장염) 등의 진단 건수가 크게 늘어난 때문으로 분석됐다. 위악성신생물은 2010년에 6만4460건의 검사가 이뤄졌으나 작년에는 8만3351건으로 무려 23.9% 급증했다. 결장악성신생물과 급성충수염은 각각 전년 대비 26.0%, 18.5%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박영택 심평원 정책분석팀 부연구위원은 “지난해 복부조영 CT촬영 검사 건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은 환자당 검사건수가 늘어난 게 아니라 절대적인 환자수 증가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정밀진단을 위해 고가 진단장비의 사용 필요성이 인정되나 신 진단검사 장비 도입이 증가하면 복부조영 CT촬영이 계속 늘어날 것이므로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을 위한 정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