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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바르고 해도 아쉬운 탈모치료제의 효과
  • 홍은기 기자
  • 등록 2012-07-20 23:12:48
  • 수정 2017-09-27 18: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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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약품·의약외품·화장품인지 구별하고 적응증 상세 내용 살펴보고 써야

유전적 요인 외에 심한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로 탈모를 앓고 있는 환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탈모치료제 개발 및 판매에 열을 올리는 제약사들은 저마다 각종 임상시험을 통해 발모제의 탈모방지 효과가 80∼90%에 이르고 발모촉진 효과가 70∼80%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환자들이 체감하는 효과는 제약사들이 주장하는 비율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남성형 탈모는 대머리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 20대나 30대부터 모발이 점차 가늘어지며 진행되는데 35세가 넘어 대머리가 제법 진행된 상태에서는 발모제의 효과를 보기 어렵다. 또 탈모치료제는 탈모가 시작된 지 불과 몇 년 이내인 환자에게서만 효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제조사들은 성모(成毛)가 아닌 솜털(軟毛)까지 포함한 과장된 발모율로 고객들을 현혹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시판중인 탈모치료제는 일반의약품, 전문의약품, 의약외품, 화장품 등이 있다. 현재 효과가 공식 인증된 남성형 탈모치료제로는 바르는 미녹시딜과 먹는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 등 3가지 뿐이다. 나머지는 머리털이 빠지지 않게 하거나 잘 자라게 하는 효과에 그치는 제품이다. 제품별 특징과 장단점에 대해 알아본다.

두피의 혈류를 촉진해 모발성장을 돕는 미녹시딜

바르는 탈모치료제 의약품 중 유일한 제품이 미녹시딜(Minoxidil) 제제다. 미국식품의약국(FDA)가 1979년 발모제 성분으로 시판을 허가한 미녹시딜은 원래 고혈압 환자의 혈압강하제로 개발됐지만 임상시험 과정에서 이 약을 복용한 환자의 얼굴 털이 눈이 띌 정도로 자라는 것이 눈에 띄어 발모제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미녹시딜은 두피 모낭 주위의 혈류를 개선시켜 영양을 공급한다. 모낭 상피와 말초혈관에 작용해 피부의 혈류를 증가시켜 모발 성장을 촉진한다. 모발이 종모와 솜털의 중간 크기인 50∼60㎛쯤 됐을 때 미녹시딜을 탈모 정도에 따라 6개월~4년 동안 바르면 탈모를 막을 수 있다.
탈모 마이녹실.jpg

미녹시딜을 주성분으로 하는 바르는 발모제의 대표적인 제품은 현대약품의 ‘마이녹실액’(사진)이다. 1988년 국내 최초로 바르는 발모제 ‘마이녹실’을 출시한 현대약품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액제 외에 겔 형태의 제품과 엘멘톨 성분이 함유된 쿨타입 제품을 내놓아 마케팅을 차별화하고 있다. 보다 빠른 탈모치료 효과를 보이는 ‘마이녹실5%액’, 탈모 초기 또는 남성형 탈모증을 가진 여성을 위한 ‘마이녹실3%액’, 여름철 시원한 청량감을 주는 ‘마이녹실플러스(쿨타입)5%액’, 흡수성·편리성·경제성에서 장점을 지닌 겔 형태의 ‘마이녹실겔’ 등으로 연 120억원 규모의 바르는 발모제 시장에서 지난해 1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며 약 80% 점유율로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마이녹실 이외에 미녹시딜의 바르는 발모제로는 한미약품 ‘목시딜액’, 동아제약 ‘카필러스액’ 등이 나와 있다. 하지만 현대약품의 마이녹실 제품 시리즈와 비교해 지명도나 소비자들의 인식이 떨어져 큰 매출은 올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목시딜액은 지난해 9억6000만원, 카필러스액은 5억1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현대약품 관계자는 “마이녹실 5%및 3% 제품이 주력 품목이고 편리한 겔 형태 제품과 청량감을 주는 쿨타입 제품 등도 소비자 반응이 좋아 다른 회사와 제품 구색에서 차별화된다”며 “주성분인 미녹시딜을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고급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효과 면에서도 우위에 있음을 자부한다”고 말했다.
미녹시딜은 두피의 혈류를 촉진해 모발의 생장기를 늘리고 작아진 모낭을 커지게 한다.치료 시작 후 2∼8주 지나면 일시적인 탈모가 일어나지만 치료를 지속하면 자연스럽게 모발이 건강해진다. 탈모치료 동안피부과의 박동재 원장은 “탈모 초기 환자에게 바르는 미녹시딜과 먹는 피나스테리드를 같이 사용하는 방법을 많이 추천한다”고 말했다.

피나스테리드, 남성호르몬 작용 모발성장 촉진…MSD ‘프로페시아’ 먹는 발모제 시장 점령

먹는 발모제 성분으로는 1997년 FDA의 승인을 받은 피나스테리드(finasteride)가 주로 처방된다. 피나스테리드는 원래 전립선비대증 치료를 위해 개발됐지만 연구과정 중 남성호르몬에 작용해 모발성장 촉진 효과가 밝혀지면서 탈모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이런 특성을 이용해 미국 머크(MSD)는 먹는 발모제 ‘프로페시아’를 개발했다.
대부분의 남성형 탈모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체내 2형 5-알파 환원효소(5-α reductase)에 의해 탈모를 유발하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ihydro testosterone, DHT)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프로페시아는 이를 효과적으로 차단함으로써 탈모를 막는다. 남성 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프로페시아를 복용한 환자의 90% 이상에서 탈모가 멈췄고,70% 이상에서는 다시 머리카락이 자라는 효과가 나타났다.
피나스테리드가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 사용될 때 함유량은 5㎎이지만 남성형 탈모증치료제로 사용될 때는 한 알당 1㎎이 들어간다. 피나스테리드는 기본적으로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장기간 복용하면 불가피하게 남성에겐 성욕감퇴, 발기부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 또 여성이 복용하면 태아에 선천적인 기형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피나스테리드는 기본적으로 정수리 탈모에 큰 효과가 있고 머리카락이 축소되는 것을 막거나 얇아진 모발을 다시 굵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 일반적으로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투약 후 6개월에서 1년 정도가 소요된다. 단기간 복용하거나 복용을 중지하면 탈모가 다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탈모증이 치료됐다는 느낌이 들기 전까지는 복용을 중단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앞머리와 정수리의 탈모가 동시에 진행된 환자의 경우 피나스테리드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이런 경우에는 피나스테리드를 복용하면서 모발이식을 받는 게 좋다. 
프로페시아정은 피나스테리드의 오리지널 의약품으로 연간 600억원대의 전체 탈모치료제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돼 지난해 24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했다. 프로페시아의 매출을 뒤쫓는 카피약인 한미약품 ‘피나테드정’가 약 33억원, JW중외신약의 ‘모나드정’가 약 24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무려 7~9배가 넘는 큰 격차다. 이밖에 대웅제약의 ‘베아리모정’, 동아제약 ‘알로시아정’, 한올바이오파마 ‘헤어그로정’, 동구제약 ‘알로펙정’, 동화약품 ‘헤어페시아정’ 등의 연매출은 지난해 10억원에 미치지 못해 먹는 발모제 시장에서 프로페시아의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MSD 관계자는 “피나스테리드 성분 탈모치료제는 비급여 의약품으로 환자는 약값보다도 효과에 신경쓰기 때문에 주로 오리지널 제품인 프로페시아를 많이 선호한다”며 “카피 제품이 프로페시아 가격의 절반 이하임에도 불구하고 오리지널 대 카피의 대결구도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두타스테리드 성분 탈모치료제 ‘아보다트 연질캡슐’(dutasteride)은 피나스테리드와 같은 5-알파 환원효소억제제다. 피나스테리드가 2형 효소만 억제하는데 비해 두타스테리드는 1형과 2형 모두를 억제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은 대머리 치료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편이어서 아직 시판승인 절차를 하지 않았으나 국내서는 2009년 3상 임상연구가 완료돼 같은 해 남성형 탈모치료제로서 승인 받았다. 한국인 대상 남성형 탈모 임상시험을 통해 모발수가 증가하는 유익한 효과가 입증된 제품이다. 피험자 사진 평가, 시험자 사진평가, 전문가 사진 평가 전부에서 유의하게 탈모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GSK는 글로벌 차원에서 동남아에서 시판허가 및 마케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피나스테리드는 탈모증 개선효과가 1㎎이나 4㎎이나 별다른 차이가 없어 부작용이 적은 1㎎을 투여한 반면 두타스테리드는 약효가 용량과 비례해 최적의 용량인 0.5㎎를 투여한다. 전립선비대증 및 탈모증 개선에 공히 1일 1회 0.5㎎을 복용한다. 5-알파 환원효소억제제 계열 탈모치료제의 부작용으로 알려져 있는 남성 성기능평가척도(Sexual Function Inventory) 또한 위약군(Placebo)과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아 내약성도 우수하다. GSK는 동아제약과 공동으로 지난해말부터 탈모증치료제로서 아보다트 마케팅에 시동을 걸었다.

맥주효모에서 추출한 ‘약용효모’ … 탈모 확산 방지에 효과, 안전성 높아 장기 복용 가능

최근 맥주효모에서 추출한 성분인 약용효모를 넣은 탈모 개선 의약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약용효모는 1960년대 독일의 한 맥주공장 노동자들이 맥주효모를 규칙적으로 섭취해 풍성한 모발과 건강한 손톱·발톱을 가진 것을 착안, 발모제로 개발됐다.
최근 출시된 제품은 약용효모에 모발·손톱·발톱을 구성하거나 생성을 촉진하는 케라틴, 티아민질산염, 판토텐산칼슘, L-시스틴, 파라아미노벤조산 등 총 6가지 성분이 배합한 일반의약품이다. 2003년 국내에 처음 들어온 ‘판토가캡슐’(후파르마가 독일제품 수입)을 비롯해 동국제약의 ‘판시딜캡슐’, 현대약품의 ‘마이녹실 S 캡슐’, 동아제약의 ‘카필러스 캡슐’ 등이 있다. 판토가가 지난해 13억원, 마이녹실S캡슐이 9억5000만원, 판시딜캡슐이 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대약품과 동아제약은 바르는 미녹시딜 제제와 먹는 약용효모제제의 브랜드네임을 갖게 해 인지도를 유지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하지만 약용효모 등 먹는 일반약 제제는 적응증이 확산성 탈모의 완화, 손상된 모발 개선, 감염성이 아닌 손톱·발톱의 발육부진 회복이다. 머리가 빠지는 것을 느슨하게 나마 막아준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원리상 모발을 구성하고 양모(養毛)를 돕는 성분이 혈액을 통해 모발 관련 조직세포에 필수영양소를 공급함으로써 탈모 증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소화기관을 통해 흡수된 영양성분이 얼마나 모낭으로 갈지는 장담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판시딜캡슐 등은 대부분 천연성분이거나 인체 영양성분으로 안전하다.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도 복용이 가능할 정도로 안전성을 확보했다. 장기간 복용해도 부작용이 거의 없다. 바르거나 뿌릴 필요 없이 물과 함께 1일 3~4회, 한번에 1캡슐씩 3개월 이상 복용하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바로 구입할 수 있어 편리하다.

‘닥터모’‘모발력’ 등 의약외품, 탈모방지·양모기능 … ‘난다모’‘댕기머리’ 등 화장품, 세정기능

미녹시딜성분 이외의 액제 탈모 개선제는 대부분 화장품(샴푸)이고 일부가 의약외품에 속한다. 태평양제약의 ‘닥터모’, CJ라이온의 ‘모발력’, LG생활건강의 ‘모앤모아’등 의약외품은 탈모예방 효과에 대한 기능성과 안전성이 어느 정도 인정된 제품이다. 의약품에 비해 신뢰도면이나 효과 등에서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이들 의약외품은 모발과 두피를 깨끗이 세정해 모근을 튼튼하게 유지시킨다. 이른바 ‘발모촉진 에너지’를 생성시킨다고 홍보하는 제품도 있으나 의약학적 기전 설명이 부족하다.
이밖에 난다모생활건강의 ‘난다모’나 두리화장품의 ‘댕기머리’, LG생활건강 ‘리엔’, 아모레퍼시픽 ‘려(呂)’ 등은 세정기능이 있는 화장품으로 같이 일정기준 심의를 받지 않고도 신고에 의한 제조·판매가 가능하다. 이 제품들은 화장품법에 의거해 효능·효과와 표시성분에 대한 제한이 있어 의약부외품과 달리 탈모방지나 양모효과에 대한 광고가 금지된다.
최근 인터넷을 통해 탈모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면 성형외과, 한방병원 등의 홈페이지와 개인블로그에서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제품들이 발모제, 탈모방지제라고 광고하는 경우가 많다. 탈모 환자 중 일부가 인터넷쇼핑을 통해 의사의 처방전 없이 전문약인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발모제나 효과가 불분명한 수입발모제를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 표시사항 등이 불분명한 발모제는 더 심각한 탈모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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