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제인은 우유 속에 들어있는 단백질로 물에 녹지 않는 특성 때문에 커피크리머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수산화나트륨으로 처리해 카제인나트륨으로 만들어 사용한다. 커피믹스 업계에서 카제인나트륨의 유해성 논란을 불러 일으켜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카제인(Casein)은 우유 속에 3%가량 함유돼 있는 단백질 중 약80%를 차지하는 주성분이다. 우유 속 카제인을 응고시키는 방법에 따라 첨가물을 넣지 않고 건조한 물에 녹지 않는 불용성(不溶性) 카제인, 젖산효소를 첨가해 얻은 레닛카제인(Rennet Casein), 산성물질을 첨가해 추출하는 산카제인(acid casein) 등이 있다. 카제인나트륨(Sodium Caseinate)은 유화성(emulsibility, 乳化性, 우유단백질이 물에 풀어지는 성질)을 높이기 위해 산카제인에 수산화나트륨을 첨가하는 공정을 통해 얻어진 화학적합성물이다.
레닛카제인은 유청(乳淸, milk serum, whey)에서 카제인을 분리하는데 쓰이는 레닛이라는 효소에 카제인을 첨가한 것이다. 유청은 젖을 가만히 놓아뒀을 때 가라앉지 않고 위에 고이는 노르스름한 물로 젖당을 중심으로 락토알부민, 면역글로불린이 포함된 락토글로불린, 무기질 등을 함유하고 있다. 유청의 상대 개념이 응유(凝乳, curd, curdled milk)로서 우유가 응고된 것이다. 레닛 효소는 생후 3~5주일 되는 송아지의 네 번째 위(胃)에서 추출한 pH 7.1의 응유 효소로 우유를 응고시켜 치즈를 만들 때 쓴다. 레닛의 대체효소로 식물성 효소(파파인, 피신 등)나 미생물 효소(뮤코 속 곰팡이인 Mucor pusillus, Mucor mehei, Enodthia paraitica 등의 효소)를 쓰는데 미생물효소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1990년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대장균에서 생산된 키모신(chymosin)을 치즈 제조에 사용하는 것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인가했다.
참고로 자연치즈는 미리 우유와 미리 배양해둔 유산균과 소위에서 추출한 천연효소인 레닛을 넣어 만든 천연식품이다. 이에 비해 모조치즈는 팜유 등 식물성 기름에 물, 유화제, 레닛카제인(응고제)를 넣어 자연치즈와 비슷한 식감이 나게 만든 가공식품에 불과하다. 우유나 천연효소(레닛)이 전혀 들어있지 않는 일종의 식물성 기름으로 저가의 치즈피자, 치즈돈가스, 치즈스틱을 만드는 데 활용되고 있다.
산카제인은 pH(수소이온농도)는 4.5~4.6이다. 우유에 식초, 과일산, 염산, 황산 등의 산(酸)이나 염화칼슘(CaCl₂)을 첨가해 산도를 조정할 때 응고되는 흰색의 침전물이다. 칼슘과 유청을 함께 얻을 수 있고, 물에는 잘 녹지 않으며, 가공치즈 등을 만든다.
카제인나트륨은 15~16%농도의 산카제인에 수산화나트륨(水酸化나트륨, sodium hydroxide, NaOH)과 같은 알칼리액을 첨가해 물에 잘 녹지 않는 산카제인의 유화성 또는 수용성을 높인 것이다. pH는 보통 6.6~7.0이다. 과량의 알칼리는 음식의 풍미를 저해하므로 과량의 수산화나트륨은 식품이 완성되기 전에 잘 중화 또는 제거시켜야 한다.
카제인나트륨은 식품첨가물 전문가위원회(JECFA)에서 1일 허용 섭취량을 설정하지 않을 만큼 안전성이 확인된 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FDA,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세계 여러 식품안전기관에서 안전한 단백질로 인정하고 있다. 아기들이 먹는 분유를 비롯해 요구르트, 각종 유제품등 다양한 식품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우유 대신 카제인나트륨를 넣으면 3% 정도의 단가 하락요인이 생기고 보관성 및 사용성도 좋아진다. 유화력이 풍부하기 때문에 커피크리머 이외에 분유, 모조치즈(imitation cheese), 햄․소시지의 점착도 높임, 제과․제빵, 마요네즈, 육류·수산가공식품, 냉동식품 등에 사용한다.
카제인나트륨을 만들 때 첨가하는 수산화나트륨은 과거 ‘양잿물’이라고 불리던 비누를 만들 때 쓰이는 물질이다. 대표적인 강염기성 물질로 부식성이 강하다. 가성소다(苛性소다, caustic soda)로도 불리는데 가성이란 부식성을 뜻한다. 가성소다는 동식물의 조직을 강력하게 침식하기 때문에 눈이나 피부에 닿지 않도록 취급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극약이어서 마셨을 때는 사망할 수도 있다. 물과 반응할 때 높은 열이 발생하므로 주의해야 하며 수용액은 강한 알칼리성이 있다. 금·백금·규산 등을 침식하므로 은·니켈 등의 용기에 담아 취급해야 한다.
커피에 타먹는 식물성 커피크리머는 야자열매에서 추출한 식물성 유지(팜유)를 주원료로 카제인나트륨 등을 일부 첨가해 제조한다. 동물성인 우유를 주원료로 하지 않으므로 식물성이라고 한다. 비유제품(non-dairy)라고도 부른다. 식물성 커피크리머는 트랜스지방은 없으나 인공화학 합성물질이라 건강에 좋지 않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우유나 카제인나트륨이나 어차피 카제인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마찬가지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우유단백질이란 천연물질과 식물성 기름에 맹독성 물질(수산화나트륨)을 기반으로 추출한 카제인나트륨을 배합한 가공식품이 물질의 화학적 특성은 같아도 인체에 미치는 영향까지 같다고는 할 수 없다.
카제인과 카제인나트륨은 엄연히 다르다. 카제인나트륨이 우유에도 들어있다는 것은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카제인나트륨은 우유의 천연 카제인 단백질을 물에 잘 녹게 하기 위해서 산성 물질과 수산화나트륨이라는 화학약품을 사용해 만든 가공식품이다.
카제인 대 카제인나트륨과 같은 공방은 다시마맛이 나는 화학조미료인 모노소듐글루타민산(Mono Sodium Glutamate, MSG)과 다시마와 식물성 향신료 등으로 만든 천연조미료 간의 공방과 유사한 양상이다. MSG 옹호론자들은 MSG는 국제적으로 안전성이 인정돼 식품에 사용해도 몸에 나쁘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과연 천연과 똑같은 향미와 안전성을 가졌는지는 검증할 길이 없다.
세계보건기구는 MSG의 유해성 논란과 관련, 일상적인 MSG 섭취 후 나타나는 메슥거림과 현기증(신경계 과다흥분으로 인한 신경세포 독성)이 2시간 이내에 사라지는 일시적인 반응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FDA나 한국 식약청도 일상적인 섭취 수준이라면 MSG를 평생 먹어도 무해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몇시간 안에 없어지는 증세라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오히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수십 년간 MSG를 먹어온 부모에서 태어난 아이가 아토피로 고생한다고 호소하는 사례가 적잖은 것을 보면 MSG와 기타 화학적 식품첨가물이 안심하고 먹기에는 석연찮은 점이 있다.
사카린도 마찬가지다. 암과의 연관성이 없다는 발표에 설탕을 대신해서 안심하고 사용할 사람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카제인나트륨, MSG등이 몸에 해롭지 않다고 하지만 몸에 나쁘지 않다는 유의성 있는 증거 또한 없다. 미국 FDA나 WHO의 주장이 로비가 합법이어서 기업을 대변하는 악법도 만들 수 있는 미국의 법체계와 대기업의 거대자본에 자유로울 수 없는 일부 연구자들의 친기업적인 연구관점에 의한 연구결과인지 재삼 따져 봐야한다.
카제인나트륨도 마찬가지다.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해도 좋다고도 할 수 없다. 화학적 첨가물은 가급적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기왕이면 몸에 좋은 것을 먹어야 한다. 웰빙 열풍이 고조되가는 요즘 경제력이 있는 사람은 당연히 천연물질과 화학적 합성물질 중 전자를 택할 것이다. 카제인나트륨, MSG, 사카린 등의 유해성 논란으로 덕을 보는 업체는 ‘노이즈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공포감을 조장한다고 비난만 할 게 아니라 좀 더 좋은 것을 먹고 싶어하는 소비자의 웰빙욕구를 충족하고. 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한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