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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사각지대’ 소장질환 정확히 보려면 ‘캡슐내시경’ ‘이중풍선 소장내시경’이 해답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6-01-14 12: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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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론병 30%는 소장에서만 발생 … 진단 늦어지룻록 합병증 위험 커져
  • 대장용종 절제 후 위험도에 따라 추적 내시경 검사 이뤄져야

수년간 원인을 알 수 없는 어지러움과 복통으로 고생해온 30대 A씨는 여러 병원을 찾았지만 좀처럼 해답을 얻지 못했다. 위·대장내시경과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에서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빈혈이 의심돼 철분제 처방만 반복됐다. 증상은 계속됐고 일상생활에도 불편이 커졌다.

 

결국 대학병원을 찾은 A씨는 소장 캡슐내시경 검사를 받았고, 소장 깊은 부위에서 종주성 궤양 병변이 발견됐다. 이후 보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시행한 이중 풍선 소장내시경 검사에서 장이 좁아지는 협착 소견이 확인됐고, 최종적으로 크론병 진단을 받았다. 이후 생물학적제제 치료를 시작하면서 A씨의 증상은 빠르게 호전됐고, 현재는 출혈 없이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크론병은 소장과 대장 어디에서든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특히 전체 환자의 약 30%는 소장에만 병변이 발생하지만, 일반적인 위·대장내시경으로는 소장을 충분히 확인하기 어려워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홍섭 부산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크론병은 초기 증상이 모호해 단순 복통이나 빈혈로 오인되기 쉽다”며 “진단이 늦어질수록 협착, 출혈, 누공 같은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장은 오랫동안 ‘진단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었지만, 최근에는 캡슐내시경과 이중 풍선 소장내시경의 도입으로 조기 진단과 치료가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캡슐내시경은 환자가 알약 크기의 카메라를 삼켜 소장 전체를 관찰하는 검사로, 비교적 부담이 적고 조기 병변 발견에 유용하다. 그러나 조직검사나 치료는 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는 검사법이 바로 ‘이중 풍선 소장내시경’이다. 이는 내시경과 오버튜브(보조관, 내시경 스코프 위에 덧씌우는 튜브 형태)에 각각 풍선을 장착해 소장을 단계적으로 당기며 깊숙이 진입하는 방식으로 △소장 병변의 조직검사 △소장 궤양 및 출혈 내시경적 지혈 △소장 협착 풍선 확장술 △캡슐내시경을 비롯한 소장 이물질 제거 등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시행할 수 있다.

 

원인 불명의 복통이나 빈혈, 어지러움 환자 중 상당수는 소장 병변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CT,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검사로 소장을 평가할 수 있지만, 직접 병변을 관찰하고 조직검사와 치료까지 가능한 검사는 소장내시경이 유일하다.

 

그동안 이중 풍선 소장내시경은 서울·수도권 의료기관에서 주로 시행돼, 부산·울산·경남 지역 환자들은 치료를 위해 원정 진료를 떠나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부산백병원 염증성장질환 클리닉은 최근 이중 풍선 소장내시경을 본격 도입해 진단이 어려운 소장 질환 환자들에게 적극 시행하고 있다.

 

이홍섭 교수는 “캡슐내시경이 진단의 시작이라면, 이중 풍선 소장내시경은 치료를 완성하는 검사”라며 “최근에는 캡슐내시경으로 병변 위치를 먼저 파악한 뒤, 소장내시경으로 정밀 치료를 시행하는 단계적 접근 전략이 표준으로 자리 잡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원인을 추정하는 데 그쳤던 소장 질환을 이제는 직접 보고 치료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대장내시경에서 용종 발견됐다면 걱정보다는 오히려 ‘안심’ … 드물지 않고 40대부터 급증

 

대장내시경 검사 후 ‘용종이 있다’라는 말을 들으면 덜컥 겁부터 나기 마련이다. 혹시 암으로 발전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대부분의 대장용종은 조기에 발견하면 내시경 시술로 제거할 수 있어 대장암으로 진행될 위험이 낮다. 오히려 대장암이 되기 전에 미리 발견하여 치료한 것으로, 걱정보다는 안심하는 편이 맞다. 

 

대장은 소장에서 이어지는 소화기관의 마지막 부분으로, 수분을 흡수하고 대변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대장의 점막 일부가 뭉뚝한 사슴뿔처럼 돌출되는 것을 ‘용종’이라 한다. 대장용종은 생각보다 흔하게 발생하며, 특히 40대 이후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 명확한 원인은 없으나 가족력이나 유전, 식습관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장용종은 선종성 용종, 과형성 용종, 염증성 용종 등 다양하며 모든 용종이 위험한 것은 아니다. 이 중 ‘선종성 용종(adenoma)’은 시간이 지나면 악성 종양, 즉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어 발견 즉시 제거해야 한다. 하지만 선종성 용종이 발견됐다고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작은 선종이 조기 대장암으로 진행하기까지는 평균 5~10년이 걸리므로, 대장내시경 중 발견하여 제거하면 90% 이상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장용종은 내시경 검사를 통해 가장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발견 후 바로 제거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장암 예방의 가장 효과적인 검사라고 할 수 있다. 항문을 통해 대장에 내시경을 삽입해 용종을 관찰하고 필요시 절제술로 제거한다. 용종의 크기에 따라 방법이 조금 다르다. 5mm 미만의 작은 용종은 뜯어내거나 태워서 없애고, 5mm 이상의 용종은 올가미 모양의 기구를 이용해 절제한다.

 

제거된 용종은 조직검사를 통해 종류와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평가하며, 이후 결과에 따라 추적검사 주기가 달라진다. 위험도가 낮고 용종이 완전히 절제된 경우에는 3년에서 5년 후 검사를 권한다. 단, 용종이 완전히 제거된 것을 확인할 수 없거나 개수가 여러 개인 경우, 혹은 크기가 1cm 이상이면 환자에 따라 더 짧은 기간 안에 검사를 받아야 한다.

 

용종 절제 환자 중 새로운 용종이 생기거나 암 발생 위험 높으면 ‘추적내시경’ 필요

 

하지만 절제 후에도 새로운 용종이 생기거나 암이 발생할 위험은 존재한다. 위험도에 따라 적절한 추적 관찰이 필수적이다. 

 

권용수 부천세종병원 소화기내과 과장은 14일 “추적내시경은 단순히 다시 검사하는 것을 넘어 처음 시행한 ‘기준 내시경’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위험도를 평가하고 관리하는 맞춤형 예방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용종 절제 환자에게 일률적인 추적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처음 시행 받은 기준 내시경 검사의 질적 수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 장 정결이 불량하거나 미숙한 검사로 인해 부적절한 수준의 내시경이 시행된다면, 용종이나 조기암을 놓칠 가능성이 커져 결과적으로 대장암 유병률이 높아질 수 있다. 양질의 장 정결과 숙련된 전문의에게 정밀한 검사를 받았다면, 이후 추적 필요성은 위험도 평가에 따라 결정된다.

 

예컨대 10㎜ 미만의 샘종이 1~2개만 있는 경우는 저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용종이 없는 일반 인구와 비교해도 암 위험도 차이가 없는 만큼, 이 경우 3년 이내 조기검사보다 5~10년 뒤 검사가 예방 측면에서 실익이 크다. 환자의 나이, 기저질환 등 전신 상태에 따른 합병증 여부도 검사 여부를 결정하는 데 요소로 작용한다.

 

검사를 너무 자주 시행하는 것도 금물이다. 권 과장은 “고령자의 경우 장 정결 과정에서의 탈수, 진정제 과민 반응, 침습적 검사로 인한 장 천공 및 출혈 등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 특히 초고령자는 전신 기능이나 심폐 기능의 악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며 “과도하게 빈번한 검사는 의학적 근거도 부족한 만큼 지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추적내시경 검사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은 위험도다. 위험도가 높음에도 검사를 받지 않거나 시기를 놓치면 자칫 이전 검사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거나 불완전하게 절제된 병변이 진행성 암으로 악화될 수 있다.

 

권 과장은 “실제 진료 현장에서 추가 절제가 필요하다는 설명을 들었음에도 검사를 미루다 뒤늦게 진행된 암 상태로 찾아오는 환자를 만날 때가 있다”며 “매우 안타까운 상황으로, 적기 검사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된다”고 조언했다. 

 

양질의 기준 내시경 검사를 받았다는 전제하에 추적내시경 검사 시기를 결정하는 요소는 △용종의 크기 △용종의 개수 △조직학적 특징 △절제 상태 등이다.

 

구체적으로 △용종의 크기가 10㎜ 이상이거나 개수가 3~5개 이상인 경우 △조직학적 특징에 따라 대롱융모·융모샘종(융모 모양의 비정상적인 증식이 특징적), 전통톱니샘종(Traditional Serrated Adenoma, TSA, 대장 점막에 발생하는 톱니 모양의 용종)이 발견되거나 고도 이형성증을 동반한 경우 △조직학적 이형성을 동반한 목 없는 톱니 병변 등이 확인될 때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주의 깊은 추적이 필요하다.

 

여기에 더해 용종이 완전히 절제되지 못했거나, 20㎜ 이상의 큰 용종을 분할 절제한 경우라면 더욱 세심하게 추적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  문정락 강동경희대병원(왼쪽부터), 이홍섭 인제대 부산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권용수 부천세종병원 소화기내과 과장대장내시경 자체는 안전하고 가장 효과적인 검사다. 하지만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는 장을 깨끗하게 비우는 장 정결 과정이 필수적인데, 많은 환자가 이 과정을 가장 힘들어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알약 형태 등 다양한 장 정결제가 도입돼 환자들의 부담이 크게 줄었다. 안전한 시술을 위해서 시술 전에는 반드시 의료진에게 복용 중인 약제를 알려야 하며, 특히 아스피린 등의 항혈소판제제나 항응고제 등을 복용 중이라면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여 시술 3~5일 전에 약제를 중단해야 한다.

 

보건복지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50세 이상 성인은 5~10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문정락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최근 40대 이하에서도 용종이 발견되는 경우가 늘고 있으므로 가족력이 있거나 불규칙한 식습관, 음주나 흡연을 하는 경우에는 더 이른 나이에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며 “용종 예방을 위해서는 기름진 음식보다는 채소·과일·통곡물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고, 금연과 절주, 규칙적인 운동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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