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하이주 신시내티의 리브테라퓨틱스(LIB Therapeutics)가 개발한 3세대 PCSK9 억제제 계열 콜레스테롤 저하제 ‘레로콜’(Lerochol, 성분명 레로달시벱-리가, lerodalcibep-liga)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지난 12일자로 시판 승인을 받았다.
사전충전 자동주사기로 투여하는 레로콜은 이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HeFH) 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에서 LDL-C를 줄이는 용도로 운동 및 식이요법과 병행하도록 허가됐다.
1개월에 1회 자가 투여하며 실온에서 3개월까지 안정성을 유지하므로 냉장이 불필요한 게 장점이다. 기존 PCSK9 억제제인 암젠의 ‘레파타’(성분명 에볼로쿠맙, Evolocumab)와 사노피의 ‘프랄런트’(알리로쿠맙, Alirocumab)는 환자에 따라 2~4주에 1회 투여하며 냉장보관해야 하며 실온에서 반감기가 매우 짧은 단점이 있었다.
임상시험 결과 52주차에 심혈관질환(CVD)이 있거나 CVD 위험이 매우 높은 환자의 60% 이상에서 LDL-C 감소가 유지됐다. LDL-C 수치가 더 높은 HeFH 환자에 대해서는 50% 이상에서 지속적인 LDL-C 감소 효과가 유지됐다. 52주(본임상), 72주(공개연장시험)의 장기 연장연구에서 내약성이 우수했으며, 치료와 관련된 심각한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레로콜은 비상장 바이오기업인 리브테라퓨틱스의 첫 번째 승인 제품이다. 리브는 2015년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으로부터 자산을 인수해 설립됐다. 내년 2분기에 사전충전된 주사기 형태의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며, 내년 안에 보다 개선된 자동 주입 방식의 사전충전 주사기를 선보일 계획이다. 
리브 창업자 겸 CEO 겸 최고과학책임자인 에반 스타인(Evan Stein) 박사는 “가이드라인에서 권장하는 낮은 LDL-C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추가적인 LDL-C 감소가 필요한 수백만 명의 환자들에게 효과적이고 환자 친화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하겠다는 사명으로 회사를 설립했다”며 “레로콜은 특히 심혈관질환 환자와 유전적으로 고콜레스테롤혈증을 가진 수백만 명의 환자를 포함하여 새로운 낮은 LDL-C 목표치를 달성하고 유지하기 위해 평생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위해 개발됐다”고 강조했다.
레로콜은 유럽의약품청(EMA)에서 허가 심사를 받고 있으며, 2026년 6월에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여러나라에서 추가적인 승인신청 제출을 검토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약 200명 중 1명꼴로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FH)을 앓고 있다. 이 질환은 선천적으로 LDL-C 수치가 심각하게 높은 유전질환으로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 PCSK9 억제제는 LDL-C 수치를 낮추는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방법이지만, 높은 약값과 접근성 문제로 인해 널리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레파타와 프랄런트는 나온 지 10년이 됐지만 작년 매출이 각각 22억달러와 7억6500만달러로 기대에 못 미쳤다. 이에 비해 노바티스의 PCSK9 타깃 siRNA 치료제인 ‘렉비오’(Leqvio, inclisiran)의 경우 작년 매출 7억5400만달러로 상대적으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렉비오는 PCSK9 관련 mRNA를 표적으로 삼아 이를 분해함으로써 PCSK9 단백질 생성을 차단하는 독특한 기전으로, 단순히 PCSK9 표적에 결합해 LDL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LDL 수용체의 분해를 막고, 결국 LDL 수용체 수를 늘려 혈중 LDL-C를 제거하는 기전을 가진 레파타나 프랄런트와는 차원이 다르다.
미국 머크(MSD)는 PCSK9 억제제인 엔리시타이드(enlicitide) 경구약을 개발 중이다. 2건의 3상 임상시험에서 기존 주사제와 유사한 LDL-C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엔리시타이드가 경구 투여, 상온 보관,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라는 장점을 고려할 때 기존 주사형 생물학적제제에 비해 상당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