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 신약 전문기업 앱클론은 차세대 CAR-T 치료제 ‘네스페셀’(Nespessel, AT101)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을 받았다고 18일 밝혔다.

네스페셀(AT101)은 재발·불응성 혈액암 환자를 위한 환자맞춤형 치료제다. 환자의 T세포를 추출한 후 앱클론의 h1218 항체를 포함시키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암세포만 공격하도록 개조한 뒤, 이를 다시 환자에게 주입하는 방식이다.

네스페셀은 2상 임상시험 중간 분석 결과, 암세포가 일정 기준 이상 줄어든 환자 비율(객관적반응률)이 94%를 기록했다. 이는 현재 국내에서 사용 중인 기존 치료제의 객관적반응률 52% 대비 훨씬 높은 수치다.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진 완전 관해율도 68%로 기존 치료제 40% 대비 현저히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네스페셀은 앱클론만의 독자적 항체와 카티 기술을 통해 핵심적 차별화를 자져왔다. 기존 글로벌 카티 치료제들이 생쥐 유래 ‘FMC63’ 항체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앱클론은 자체 개발한 CD19 특이적 인간화 항체 ‘H1218’을 적용했다. H1218 항체 사용으로 약효 지속성이 향상되었고, 더 강력한 항암효과를 유발하여 글로벌 무대에서도 높은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 

식약처의 개발단계 희귀의약품 지정은 국내 환자 수 2만명 이하의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을 지원하는 제도로, 품목허가 유효기간이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나며, 허가 신청 시 자료제출 간소화 등 행정적 혜택을 누리게 된다. 개발 중인 신약에 대한 독점적인 자료 보호 기간이 기존 4~6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난다. 이러한 혜택을 통해 개발 효율성을 높이고, 시장 독점권을 확보하여 상업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된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카티 세포치료제 시장은 2023년 37.4억달러(약 5조원)를 기록했고, 2029년까지 연평균 약 40% 성장해 290억달러(약 39조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CD19 표적 치료제가 2023년 27.6억달러(약 3조7000억원)로 74%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2029년까지 220억달러(약 29조원)로 확장될 전망이다.

네스페셀 임상 개발은 국가신약개발재단(KDDF) 지원을 받아 진행하고 있다. 튀르키예에서는 바이오기업 TCT가 네스페셀 기술이전을 받아 현지 사업화를 위한 공정개발을 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종근당이 네스페셀 국내 상업화 우선권을 확보하고 신약공동 개발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다.

2025년 5월, 종근당은 앱클론에 약 120억원을 투자하며 지분 7.34%를 확보하고 2대 주주가 됐다. 단순한 재무적 투자를 넘어, 항체신약 공동 연구개발 및 CAR-T 치료제 상업화 등 폭넓은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였다.  

앱클론 관계자는 “네스페셀은 재발·불응성 혈액암 환자들에게 기존 3차 치료제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희망이 될 치료제이자 연간 약 39조원 카티시장에서 한국 바이오의 글로벌 위상을 높일 혁신의약품”이라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 지정과 더불어 신속심사 및 조건부 허가를 통해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앱클론은 고형암을 표적하는 스위처블 카티플랫폼 ‘zCAR-T’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미국 특허를 획득한 ‘HER2 어피바디 기반 스위처블 카티기술’은 필요시에만 카티 세포를 활성화할 수 있는 On/Off 스위치 기능과 다중 표적 공격이 가능한 차세대 플랫폼으로서, 기존 카티의 부작용 문제를 해결했다. 나아가 범용 표적과 고형암 진출이라는 차세대 트렌드에 맞는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