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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적 예측보다 더 비만한 사람, 덜 비만한 사람보다 2형 당뇨병 위험 증가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11-07 11:14:49
  • 수정 2024-11-07 17: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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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병원 연구, 영국인에서 61%, 한국인 3배 증가
  • 유전체 기반 체질량지수(BMI)와 실측 BMI 간에 차이 … BMI 격차 클수록 인슐린저항성 상승

비만하지 않더라도 유전적으로 예측된 체질량지수(body-mass index, BMI)보다 실제로 측정된 체질량지수(BMI)가 높다면 당뇨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가 나왔다. 특히 영국 인구 중 유전적 예측보다 더 비만한 사람은 덜 비만한 사람보다 2형 당뇨병 위험이 61% 증가했고, 한국 인구에서는 이 위험이 3배 증가했다. 정상 체중이라도 생활습관 관리의 중요성을 간과해선 안 되며, 당뇨병 예방을 위해 개인의 유전적 비만도를 고려한 체중관리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곽수헌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이태민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순환기내과 교수팀은 45만여명의 국내외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전 BMI 및 실제 BMI의 차이에 따른 2형 당뇨병 위험을 분석한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성인 당뇨병(2형 당뇨병)은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분비능력 또는 기능이 떨어져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질환이다. 이 질환의 주요 위험인자는 비만으로,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당뇨병 유병률도 높아지고 있다. 비만한 정도는 체중(kg)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BMI로 평가한다.

   

그러나 BMI는 인구집단별로 편차가 있어서 BMI로 평가한 비만 수준으로 2형 당뇨병 위험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려웠다. 특히 유럽인에 비해 동아시아인은 BMI가 낮은 저체중 인구에서도 2형 당뇨병이 잘 발생하는 경향이 있었다.

   

연구팀은 비만에 따른 2형 당뇨병 위험을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 DNA 전장유전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타고난 비만 수준에 대한 예측치를 의미하는 ‘유전 BMI’를 산출했다. 이후 유전 BMI와 실제로 측정된 BMI의 차이가 2형당뇨병 위험과 연관이 있다고 가정하고, 영국 코호트(UK Biobank 38만3160명) 및 한국 코호트(KoGES 7만4233명)를 대상으로 이를 검증했다.

   

그 결과, 유전 BMI보다 실제 BMI가 클수록, 즉 유전적으로 예측한 것보다 실제로 더 비만할수록 2형 당뇨병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유전 BMI보다 실제 BMI가 작으면 2형 당뇨병 위험이 감소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두 BMI 차이에 따라 연구 대상을 1~5분위(1분위일수록 실제 BMI가 크고, 5분위일수록 유전 BMI가 큼)로 구분해 코호트별로 분석했다.

   

유전적 예측 대비 실제 BMI는 유럽 및 동아시아 인구에서 공통적으로 2형 당뇨병 위험과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었다. 영국 코호트에서 1분위군은 5분위군에 비해 2형 당뇨병 위험이 61% 높았다. 한국 코호트에서 약 3배 증가했으며, 여성의 경우 이 위험이 약 4배까지 증가해 연관성이 더욱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코호트만 분석한 결과, 유전 BMI보다 실제 BMI가 클수록 인슐린저항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슐린저항성이 높으면 체내 세포들이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에 잘 반응하지 않아 혈당이 쉽게 높아진다. 이는 유전적으로 예측된 것보다 비만한 사람에게서 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을 설명하는 하나의 기전이 될 수 있다.

 곽수헌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왼쪽), 이태민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순환기내과 교수

곽수헌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유전적으로 예측한 BMI와 실제로 측정한 BMI의 차이가 큰 것은 당뇨병 고위험군을 선별하는 지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들은 인슐린저항성을 낮추기 위한 생활습관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정밀의료의 일환으로 당뇨병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데 이 지표를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당뇨병 분야의 권위지 ‘당뇨병 관리’(Diabetes Care, IF=14.8)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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