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렌즈를 더욱 안전하고 오래 착용할 수 있도록 돕는 항균 나노코팅 기술이 개발됐다. 지용우 연세대 용인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팀(문채은 박사후연구원)은 최근 콘택트렌즈 표면에 적용하는 투명 나노코팅 기술을 개발하고 향상된 항균 성능과 내구성 및 비독성을 입증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임성갑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박나현·송윤성 기능성박막연구실 연구원, 이경균 나노종합기술원 박사의 공동 연구로 진행됐다.
콘택트렌즈를 장시간 착용하면 세균이 렌즈 표면에 쉽게 부착하고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이는 세균성 각막염과 같은 감염 위험을 크게 높이고 영구적인 시력 상실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항균 성능이 저하되거나 코팅 자체가 독성을 띠는 기존 항균 코팅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투명 나노코팅 기술을 개발하고자 했다.
연구에서는 장기적으로 화학적 안정성과 기계적 내구성을 갖춘 항균 및 비독성 공중합체 필름을 제작해 콘택트렌즈 표면에 직접 적용했다. 이 과정에서는 기상 고분자 증착 공정(initiated chemical vapor deposition, iCVD)을 사용해 기존 액상 코팅 방식의 비균일한 코팅 문제를 해결하고, 콘택트렌즈의 투명성을 효과적으로 유지했다.
이어 황색포도상구균,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 녹농균 등 세균성 각막염의 주요 원인균에 대한 항균 성능을 시험했다. 연구팀은 9주간 항균 성능이 유지되는지 살피고, 물리적 내구성도 검증했다.
연구 결과, 투명 나노코팅은 99% 이상의 항균 성능을 보였고 9주간 이를 유지했다. 코팅은 반복적인 세척 후에도 항균 성능을 잃지 않았으며, 콘택트렌즈의 투명성과 시력 교정 기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눈 건강에 해를 끼치지 않는 비독성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세척 시 항균 성능이 저하되는 기존 코팅 기술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과 같은 항생제 내성균에 대한 항균 성능을 입증하며 세균성 각막염 등 치명적 질환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용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콘택트렌즈 사용자의 안전성을 크게 향상할 수 있는 기술적 도약을 이뤘다”며 “향후 콘택트렌즈가 아닌 다른 의료기기나 분야에서 이 기술을 확장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관련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나노기술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인 ‘Small’(IF 13.0)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나노종합기술원(반도체공정기반 나노메디컬 디바이스 개발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딥사이언스 창업 활성화 지원사업),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