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고령에서 발병한 알츠하이머 치매(만발성 치매)는 65세 이전에 발병한 치매(조발성 치매)에 비해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등 혈관질환이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노영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교수, 조재림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성준경 고려대 바이오의공학부 교수 공동연구팀은 조발성, 만발성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인지기능 저하 및 대뇌 위축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위험인자의 상대적 중요도를 분석한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 65세 이전에 발병하는 조발성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는 ‘타우 단백’이라는 알츠하이머병의 병리물질의 뇌 내 축적이 인지기능 저하에 대부분 기여했다.
반면 65세 이후에 발병하는 만발성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는 타우 단백, 아밀로이드 단백뿐만 아니라 미세출혈·열공경색과 같은 대뇌 소혈관질환, 고혈압·당뇨병·관상동맥질환·고지혈증 등과 뇌졸중 과거력 등 혈관위험인자의 상대적 중요도가 높게 나타났다.
이 같은 특성 차이는 뇌 자기공명영상으로 측정한 대뇌피질 두께 분석에서도 비슷하게 관찰됐다. 조발성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는 타우 축적이 대뇌피질 두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인자로 밝혀졌다.
만발성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는 대뇌피질 위축에서 타우 축적의 상대적 중요도가 떨어지는 반면 열공경색과 미세출혈이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로 밝혀졌다.
노영 교수는 “이번 연구로 알츠하이머병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만발성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기억력과 같은 인지기능과 신경세포의 퇴행을 나타내는 뇌의 피질 위축에 알츠하이머병의 병리 물질(타우, 베타아밀로이드)뿐만 아니라 혈관성 위험인자 및 뇌의 소혈관질환 상태가 고루 영향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며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혈관성 위험인자 관리가 더욱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IF=3.8) 최신호에 게재됐다.